바이오하자드의 근본적 가치를 다시금 채택하다
나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많은 영화들을
보면서 느낀점이 한가지 있다. 속편이 1편을 이긴
영화는 정말로 적었다. 터미네이터, 다크나이트,
그리고 대부. 이 영화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영화는
항상 내 기준에선 1편보다는 재미와 신선함은 덜했고
많은 영화들은 1편의 재미의 반도 못따라간다.
이런 재미의 절감은 1편과 그리 멀지 않고 개봉한
2편에서도 성립한다. 그런데 시리즈를 무려 14년 동안
6편을 찍었음에도 재미가 크게 안떨어지고 항상
어떻게든 재미는 있었던 영화 시리즈가 바로 그 유명한
<레지던트 이블>시리즈였다. 이 영화는 바이오하자드
게임의 세계관을 일부 차용해서 자기들 뜻대로 섞어서
만든 그런 영화인데 주인공인 밀라요보비치의
열연이나 또 화끈하고 임팩트있는 액션들로 인해
꽤나 재미있는 영화 시리즈이다.
물론 게임인 바이오하자드와는 많이 다른 세계관이고
시리즈 막판에는 무슨 초능력자 싸움이 되어버려서
변질되었지만 또 그게 이상하게 재미가 없다는 말은
아니었다. 또다른 재미였다. 살짝 햄버거만 평생 먹다가
서브웨이에 가서 샌드위치라는 걸 처음으로 맛본 느낌
이랄까. 그런 느낌인 것 같다. 그렇지만 시리즈를
보다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바로 게임인 바이오하자드,
영화인 레지던트이블 둘다 공포에서 시작했으면서
둘 다 수익성을 이유로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해는 간다만 나같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생존의
쫄깃함이지 게임이든 영화든 좀비를 상대로 무쌍찍는
것을 원하진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영화는 마지막까지
액션중심의 성향을 고수하며 끝났고 남은건 게임이다.
그래도, 게임에서는 나의 바람대로 다시 공포라는 초심
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하고 있다. 어느때보다도 강하게.
공포의, 공포에 의한, 공포를 위한 게임
게임의 세계관은 우선 황폐화된 라쿤시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라쿤시티는 과거 좀비가 되는 바이러스인
T-바이러스를 연구하던 회사, 엄브렐라의 연구소가
밑에 있었던 도시로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된
이후로는 도시 전역이 바이러스에 노출, 모두들 좀비가
되었고 이사태를 은폐하기 위해 미국정부가 열압력
폭격을 시행함으로써 완전히 황폐화 되버린 곳이다.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라쿤시티의 모습은
색깔하나 찾아볼 수 없이 황폐화되어 어둑한 모습이다.
게임은 이 거대한 황무지인 라쿤시티에서도 과거
바이오하자드2의 배경이었던 라쿤시티 경찰서,
과거 그녀의 어머니가 목숨을 잃었던 폐허가 된 호텔,
그녀가 침대에 묶인 채 깨어나고 이를 탈출하게 되는
의문의 장소 등등 상당히 많은 양의 장소들이 보인다.
과거 바이오하자드 시리즈가 한 장소를 지상, 지하,
비밀장소까지 싹싹 자세하게 다룬것과는 달리 이번
게임은 여러 장소를 다루면서 스케일적으로도 크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최신 신작들도 여러
장소를 다뤘지만 라쿤시티 시내를 전체적으로 크게
보여주는 것, 트레일러인데도 게이머들이 추측하기론
4~5개의 장소나 보인다는 것을 고려하면 최근 전작들
상대로 비교해도 스케일이 크게 커진거 같다.
다음으로 게임의 주인공은 그레이스 애쉬크로프트로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큰 상처를 가져 과거 전작의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남주, 여주인공과는 달리 내향적
이고 또 어딘가 부족해보이는 허점을 가진 모습을
보인다. 근데 여기서 조금 의아했던 내용이 그녀의
어머니가 바로 알리사 애쉬크로프트라는 것이다.
이게 왜 의아하냐면 알리사 애쉬크로프트라는 사람은
바이오하자드 중 아웃브레이크라는 출시된지 20년도
넘은 온라인 게임의 인물이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조사하면서 처음 알게된 정도로 잘 알려지지도
않은 작품이다. 근데 이 내용을 굳이 가지고 온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냥
별거아닌 떡밥이라기엔 주인공에 직결되는 내용이고,
뚫어지게 보기엔 이을 떡밥이 뭔지 도통 보이질 않는다.
(물론 게임을 안해봐서 떡밥이 안보일거 같기는 하다.)
이 내용은 아마 출시가 되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설명했듯이 주인공의 프로필은 꽤나 신선하고
또 지금 입장에서는 매우 미스테리한 모습을 보여준다.
플레이어는 이 미스테리한 주인공으로 공포스러운
장소들을 탐험할 것이다. 근데 여기서 게임이 공포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트리거가 작동한다. 바로
그레이스가 겁이 많은 성격으로 묘사된다는 것이다.
전작들의 캐릭터는 좀비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농담
하면서 줘패고 발차기하는 등 대범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지만 그레이스는 겁이 많은 성격으로 묘사되니
플레이어가 캐릭터에 의지할 수 없게되고 이는 곧
공포라는 감정으로 직결되는 것이다. 하지만 개발사는
나중에는 그레이스도 점점 공포를 극복하면서 전작의
인물들처럼 조금씩 대범해진다니 또 나중에 되서는
여느때의 좀비게임처럼 좀비 학살할 것이니까
너무 걱정은 안하셔도 된다.(하다보면 익숙해진다.)
그리고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가장 공포에 효과적이라
생각되는 것이 바로 맵 디자인이다. 맵은 매우 어두워서
그레이스는 라이터를 주워서 켜야 주변을 겨우겨우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맵은 정말 어둡다.
그렇게 플레이어는 걸어다니다 문뜩 깨달아버린다.
바로 누군가 자신을 항상 쫓아다니고 있다는 것을.
바이오하자드 2편의 타이런트, 3편의 네메시스와
같이 요번 신작에서도 플레이어의 뒤를 항상 졸졸
따라다니고 천장, 바닥, 옆등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추격자가 있다. 플레이어는 이 추격자와 공포의 추격전,
전투, 점프스퀘어(갑툭튀)등을 버텨내야 할것이다.
만약에 실패하면, 당신도 그 끝은 대강 짐작 갈거다.
이 추격자는 매우 거대하고 크리피한 모습을 가져
겁먹는 그레이스와 함께 플레이어도 공포에 완전히
푹 적셔진 퐁듀와 같게 될 것이다.
바이오하자드라는 게임에 관하여
게임에 관해서 낙관하는 것도 문제긴 하지만 나는
이 게임을 크게 기대하고 또 크게 완성도가 높다고
믿는다. 일단 액션보다는 공포가 인기 없는건 지당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시리즈 역사상 가장 강하게 공포를
부각시킨다는 것은 그만큼 전체적인 게임의 완성도,
내러티브적 요소에 크게 자신감이 있다는 걸로 비춰
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또 밑의 사진처럼 머리에
라이터를 비춘 모습이 저렇게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디테일을 가지고 있다는 점으로 보아서도 개발완성도
는 매우 높아보인다. 또 나는 바이오하자드4보다는
바하2, 그보다는 원작의 공포를 강조한 분위기가 좋고
또 나뿐만이 아닌 정말 많은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신작은 올드
바하(바이오하자드)팬들에게 전하는 멋진 팬레터,
말로만 하던 감성을 자극하는 립서비스의 현실화일
것이다. 그럼 이제 다시금, 그리고 제일 공포스러워진
바이오하자드(레지던트 이블)9를 우리 함께 모두
2026년 2월 27일까지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