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좋은 집 아닌 '돈 버는 자산', 기준은 무엇인가

1. 부동산 투자의 본질

by 도진

우리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마다 부동산이라는 거대한 질문 앞에 선다. 그 안에는 주거의 안정, 가족의 꿈, 그리고 노후의 평화까지, 삶의 모든 희망이 얽혀있다. 그래서 부동산을 선택하는 일은 늘 감정의 영역이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넓은 마당", "따뜻한 느낌의 벽난로"... 이런 '감성적인 집'의 기준이 때로는 우리를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자산'이라는 냉정한 본질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하지만 냉철한 CEO는 사업을 선택할 때 감성에 휘둘리지 않는다. 오직 수익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본다. 우리의 부동산도 이제 '가족의 삶을 담는 그릇'인 동시에, '인생의 포트폴리오를 지탱할 사업체'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돈을 버는 자산은 감성적인 미사여구로 포장되지 않는다. 그것은 Creation, Operation, Relation, Enabling이라는 네 가지 축으로 구성된 CORE 프레임워크 속에 철저히 분석되고 관리된다. 이것이 바로 부동산을 단순한 투자가 아닌, 종합적인 '사업 경영'으로 바라보는 CEO의 관점이다.



엔비디아의 통찰: 무형의 '생태계'를 확보하라


최근 자본 시장의 지도를 바꾼 엔비디아의 사례는 '돈 버는 자산'의 기준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보여준다. CEO 젠슨 황은 GPU 칩 자체를 기업의 핵심(CORE)으로 보지 않았다.


그의 통찰은 칩이라는 '하드웨어(물리적 건물)'를 넘어섰다. 진정한 CORE는 그 칩을 통해 만들어지는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개발자 네트워크라는 '무형의 가치', 즉 '생태계'에 있다고 보았다. 경쟁사들이 더 빠르고 저렴한 칩을 만들 때, 엔비디아는 이미 독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며 '시간'이라는 비가역적 우위를 선점했다.


이 교훈은 우리의 자산 분석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눈에 보이는 아파트의 외벽이나 마감재보다, 그 집이 품고 있는 '가치 창출 능력'이라는 무형의 CORE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의 부동산을 단순한 집이 아닌, 경영 전략이 필요한 하나의 사업체로 바라볼 때, 비로소 '돈 버는 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다.



CORE 프레임워크: 자산 경영을 위한 네 가지 전략 축


CORE의 네 가지 축은 부동산이라는 사업을 '독점적 포지셔닝'부터 '미래 성장 전략'까지 전방위적으로 분석하는 기준이다.


1. Creation (창조): 독점적 우위 확보

부동산이 가진 가장 근본적인 경쟁 우위다. 압도적인 입지나 희소한 건축 가치처럼, 경쟁 자산이 돈이나 시간으로도 복제할 수 없는 고유한 매력을 갖추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이는 '이 사업이 시장에서 왜 유일무이한가?'에 대한 답이다.


2. Operation (운영): 효율적인 수익 시스템

자산의 경영 효율성이다. 편리한 주차, 효율적인 관리, 안전한 시스템처럼, 사용자에게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거주 경험을 제공하는 능력이다. 기업이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통해 수익성을 지키듯, 운영의 질은 자산의 가치를 지키는 보루가 된다.


3. Relation (관계): 네트워크 시너지 확장

외부 인프라와의 연결성을 통해 가치를 증폭시키는 힘이다. 직주근접, 학군, 몰세권처럼, 주변의 핵심 네트워크와 얼마나 강력하게 엮여있는가이다. CEO가 협력 네트워크를 확장하여 시장 지배력을 높이듯, 이 관계의 질이 자산의 시장 프리미엄을 결정한다.


4. Enabling (잠재): 미래 성장 엔진 장착

미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이다. 교통망 확충, 재건축 계획처럼, 향후 물리적 변화를 통해 가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잠재력이다. 이는 기업의 신사업 투자와 같아서, 현재 가치에 만족하지 않고 확률 높은 미래에 베팅할 근거를 찾는다.

a9e521a1-2c61-4a8c-b4e3-7d0ce7c093e9.jpg


균형 잡힌 시각: CEO의 자산 경영


돈을 버는 자산은 이 네 가지 CORE 축이 균형 있게 맞물려 돌아갈 때 탄생한다. 우리는 C와 R이 명확히 정해져 쉽게 바꿀 수 없는 '입지 가치'를 결정하고, O와 E가 우리의 노력과 환경 변화에 따라 변동될 수 있는 '경영 가치'를 결정함을 이해한다.


이 중에서도 C(Creation)와 R(Relation)은 마치 사업의 '숙명적 포지셔닝'과 같다. 이 두 축이 튼튼해야만, 어떤 정책의 파도와 금리의 출렁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영원한 가치'를 만들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이 '숙명적 포지셔닝'을 깊이 파헤쳐야 한다. 다음 장에서는 이 중 C(Creation)와 R(Relation)의 결합을 통해 '영원히 탐나는 자산'의 해자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지, CEO의 통찰로 분석해 본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1화정책과 시장, 왜 여기에 흔들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