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간 글쓰기의 마지막날.
올해 6월부터 시작된 21일간 매일 글쓰기.
11월도 벌써 21일이네요.
1년도 빠르지만 한 달은 거의 뭐 순삭입니다.^^
매일 다이어리 쓴 걸로 한 달을 돌아보면
하루하루 빼곡하게 살아내고 있는 나의 삶이
이게 맞는 건가? 할 때도 많이 있습니다.
사실하기 싫고 귀찮은 일들이 너무 많은데
그것들을 이겨내고 하루를 채워나가는 것이
참 힘들고 외로운 나와의 싸움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삶을 사랑하기에
그 힘들고 귀찮은 일들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밖에 없는 동기가 생기는 것 같아요.
하루쯤은 아니 여러 날은
조금 덜 타이트하게 저를 내버려 두는(?) 선물 같은
하루를 가집니다.
육아와 살림과 자기 계발.
지금 제가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인데
사실 셋다 그렇게 썩 잘하진 않는 것 같아요.
예전엔 내가 책임을 가진 이 일들을
누구보다 열심히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 저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는 시절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할 수 록
모든 것이 효율성이 떨어지고,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가 더 힘들어지는 것이죠.
예를 들어
책을 읽고 있는데 할 일이 생각나 그걸 하다가
다시 아이들이 오는 시간이 되면
결국 책도 온전히 집중을 못하고
내 할 일도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는 상태로
며칠을 보내는 것입니다.
뒤엉킨 하루하루 속에서
아, 이게 아닌데...라고
나를 객관화하는 시간을 가지지 않으면
감정의 골이 깊은 곳으로 내려가 우울감이 찾아오지요.
난 뭐 하나라도 제대로 해내는 게 없는 사람인가 보다...라고
자책하며 말이죠.
요즘도 그런 자괴감의 감정들이
불쑥불쑥 올라온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삶을 살아가는 과정의 한 부분이라 생각이 들지만
당사자는 세상 누구보다 괴롭고, 힘든 시간을 지나가고 있는 중이죠.
그 경험들을 몇 번 지내고 나니
그런 시간들이 의미는 있지만 결코 나에게 이로운 감정을 주진 않는 것 같아
어떻게 하면 자책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하고 생각해 보았어요.
그래서 찾은 아주 작은 나만의 정답은
그냥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버려 두는 거예요.
아침에 늦잠을 잘 수도 있는 사람이고,
밥 하기 싫어 배달을 시킬 수도 있는 것이고,
화가 날 땐 아이들에게 화를 낼 수도 있고,
신랑에게 기분 나쁠 땐 서로 할 말은 하며 사는 것이고,
싫은 건 싫다고 이야기하며
솔직한 내 모습을 그대로 그냥 두는 것이죠.
난 신도 아니고,
요정도 아니고,
마법사도 아니고,
그냥 사람이니까요.^^
실수를 할 수 있고
하루 종일 늘어지게 뒹굴 거릴 수도 있고
멍~때리며 머리를 비울 수도 있고
매일 매달 매년 같은 생활 속에 무언가 특별한 결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
그걸 알아채고,
인정하고,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기까지
나의 수많은 시간들을 나에게 온신경을 집중하는 것에 써왔어요.
지금도 물론,
완벽하지 않은 상태랍니다.
수일의 연습시간을 지내고 나니
이제는 조금 덜 나를 닦달하고
나만의 강한 기준을 만들지 않고
조금은 유연하게 살아가고 생각하는 힘이 생기고 있어요.
본능적으로 내가 원래 하던 생각대로 돌아가려고 하는 순간순간들을
알아채고, 다시 긍정회로를 돌리기까지 많은 에너지가 들긴 하지만
점점 더 나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더 디테일하게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이런 수고로움 들은 오히려 반갑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어쩌면 제가 이렇게 많은 생각들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유가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그러는 것일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의 시선에서 보는 완벽한 부모의 모습의 나.
뭐든 열심히 해낼 것 같은 나의 모습을 기대하는 타인의 시선.
모든 이들의 기대에 책임감을 느끼고
해내려는 저의 생각들이 저를 움직이게 하기 때문에
피로하고, 한 번씩 번아웃이 오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저는 더~더~더~ 내려놓아야 할 것 같아요.
나의 꿈과 이상.
그리고 지금 나의 현실사이의
괴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습!
아마 평생 연습하고 수정하고 받아들이며 살아가게 될 것 같네요.
시간이 지날 수 록 점점 더 내 안에서 그 해답을 찾아낼 거라 확신이 들어요.
여러분도 여러분의 내면의 소리에 잘 귀 기울이는 시간을 꼭! 가지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