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눈을 맞출 수 있는 시간, 그게 나의 부

by 지로 Giro

요즘은 모두가 바쁘다.
바쁘게 살아야 하는 시대다.
회의가 밀려 있고, 메일은 쌓여 있고,
해야 할 일은 매일같이 끝이 없다.

나도 그랬다.
성과를 내야 하고, 인정받아야 하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자 일하는 사회인이니까.
나 하나쯤은 좀 덜 자고, 좀 덜 쉬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딸아이가 내 옆에 조용히 앉아 블록을 쌓다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엄마는 요즘 나랑 잘 안 놀아.”

그 말이 가슴 깊이 박혔다.
곧바로 옆에 앉아 블록을 함께 맞추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웃었지만,
나는 알았다.
그 아이는 벌써,
기다리는 법을 배워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돈으로, 명예로, 물건으로 부를 말한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진짜 부는, 아이와 눈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라는 걸.

내가 부러운 사람은, 명품 가방을 든 사람이 아니다.
아이 손을 잡고 천천히 걸을 수 있는 사람,
하루에 한 번쯤은 아이의 얘기를 천천히 들어줄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다.

그 시간은 작고 보잘것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전부다.
그 시간이 쌓여 아이는 사람을 믿게 되고,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게 된다.

나는 선택했다.
조금 덜 벌더라도, 조금 덜 바쁘더라도
아이의 지금을 놓치지 않기로.

이 선택이 언제나 쉽지는 않다.
때로는 불안하고, 때로는 후회가 밀려온다.
하지만 아이가 내 옆에서 환하게 웃는 그 순간,
나는 확신한다.

나는 지금,
돈이 아닌 시간을 키우고 있는 부모라고.
그 시간이 언젠가,
아이 마음 어딘가에서
따뜻한 불빛처럼 반짝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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