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금요일, 10월 3일부터 9일까지 이어지는 추석 연휴.
직장인이라면 당연히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세며 기다릴 것이다.
회사에 가지 않아도 되는 긴 휴식은, 달력만 봐도 기분이 들뜨기 마련이다.
하지만 직장을 그만둔 나는 달랐다.
오히려 이 긴 연휴가 부담으로 다가왔다.
아이와 일주일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이 꼬리를 물었기 때문이다.
남편은 야근 근무로 인해 연휴 동안 친정과 시댁을 오갈 수 없었다.
덕분에 제사를 지낼 일은 없었지만,
아이 어린이집도 문을 닫는다.
결국 유은이는 하루 종일 나와 함께 있어야 했다.
주말 하루만 함께 있어도 체력이 고갈되는데,
일주일은 또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술래잡기, 색칠놀이, 퍼즐, 이불로 그네 태우기…
내가 짜낼 수 있는 놀이 프로그램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나는 키즈노트 앱을 열어
할인 특가로 뜨는 테마파크들을 기웃거렸다.
몇달 전에는 월미도 뽀로로 테마파크 연간 회원권까지 끊었다.
주말마다 그곳에서 반나절을 보내며
잠시나마 안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휴 동안 남편 없이 홀로 아이를 봐야 한다는 사실이
점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결국 친정 엄마와 동생을 따라 외갓집에 함께 가기로 했다.
조카들과 또래인 유은이가 그곳에서 신나게 놀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면서.
물론, 10명 넘는 친척이 화장실 하나를 공유하는 풍경을
벌써부터 상상하니 살짝 긴장도 된다.
그래도 아이가 즐겁게 뛰노는 모습을 위해,
아침 9시 ITX에 몸을 싣기로 했다.
외갓집에 다녀온 뒤 남은 이틀 중 하루는
서울랜드 오후 자유이용권을 예매해
남편과 함께 다녀올 계획이다.
결국 이번 추석 연휴의 중심은, 나 자신이 아니라
아이를 위한 일정이었다.
엄마의 행복은 아이의 웃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긴 연휴가 아직은 부담스럽다.
그러나 그 시간들이 훗날 우리 가족의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 생각하면,
이제는 조금 미소가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