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하며 나에게 찾아온 변화 중 하나는 의외로 몸무게 4kg 증가였다.
직장에 다닐 때는 아침에 아이를 등원시키고,
토스트 한 장을 대충 먹거나 아예 굶고 출근하는 날이 많았다.
저녁 또한 간단히 때우는 경우가 많아 체중이 쉽게 늘지 않았다.
다이어트를 의식했다기보다는,
잠을 더 자거나 밀린 일을 처리하느라 ‘먹는 일’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퇴사 후 집에 홀로 남는 시간이 길어지자 상황이 달라졌다.
오전에는 운동을 하고, 점심 무렵이면 ‘뭘 해 먹을까’ 고민하며 유튜브 영상을 따라 요리를 시작했다.
드라마 속 달고나, 수제비가 맛있어 보이면 바로 재료를 사 와 부랴부랴 만들어 먹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체중계에 올라 확인한 숫자는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건강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식습관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운동은 아파트 GX룸에서 요가와 필라테스를 주 4일, 아침·저녁 번갈아 1시간씩 꾸준히 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역시 먹는 습관이었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다시 17시간 금식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저녁 8시 이후부터 다음 날 오후 1시까지는 물만 마시며 버티고, 이후 점심을 먹는 방식이다.
20대 공무원 수험 시절이 끝나고, 군포역에서 안양역까지 하루 3시간씩 걸으며 8kg을 뺀 경험도 있다.
하지만 결혼 이후부터는 그 방식이 통하지 않았다.
결국 방법은 단순하다.
야식을 줄이고, 단 음식을 절제하며, 배고프지 않으면 먹지 않는 습관을 만드는 것.
브런치에 이렇게 글로 남기니, 꼭 지켜야 할 것 같은 부담과 동시에 작은 안도감도 든다.
사실 살이 찐 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행복하고 여유로웠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만큼 나태해지고 게을러진 것도 사실이다.
조금 더 나를 단단히 조이고, 활력과 건강을 되찾기 위해 이렇게 기록한다.
퇴사 후의 여유가 나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이제는 건강한 균형을 찾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