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한듀리는 이꼬!! 시작된 간식 투어

대표적인 펫스토어 뿌시기

by 한들눈나 이수현
눈나! 쇼핑은 신중한 고개!
한듀리는 제일 큰 걸로 고를 거개!


우리 여행의 목적이 시작되었다.

바로 간식 투어!


여행 전 구글에서 펫스토어들을 찾아보았다. 올려진 사진에는 바구니에 간식이 그득그득했다. 내 간식도 아닌데 내 맘이 두근두근했다. 대표적인 펫스토어들 중 우리 동선에서 가장 좋아 보이는 곳들을 골랐다. 숙소 선정 시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펫파크와 펫스토어의 접근성이었다. 한국에서부터 구글뷰를 보며 미리 캐나다를 걸었다. 그러다 구글뷰에서 산책하는 보더콜리를 발견하고는 '우리가 캐나다에 갔을 때, 이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 기대해 보기도 했다.


도장 깨기처럼 하나씩 다 가보자!


펫스토어에 들어서자 강아지들의 '코높이'에 맞춰진 간식 바구니들이 우리를 맞이했다(마치 약국에 가면 아이들의 눈높이에 뽀로로 비타민이 진열되어 있는 것처럼). 후각에 예민한 친구들인 만큼 펫스토어에 들어선 순간부터 얼마나 황홀했을까 싶다. 우리가 갓 구운 빵 냄새를 맡거나 치킨집 앞을 지나갈 때 느끼는 그런 감정이 아닐까? 두 멈머는 킁킁킁 냄새를 맡으며 구석구석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간식을 고르는 아주 신중한 뒷통수들


철저한 식단을 하는 스냅이는 사료 코너에서 서성였고, 간식 먹보인 한들이는 사료 코너는 사뿐히 지나쳐서 간식 코너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둘이 마치 상의라도 하듯, 한 마리가 냄새를 맡고 있으면 다른 한 마리가 와서 "야, 거기 뭐 괜찮은 거 있냐?"라고 말을 하는 것 같았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간식을 보기 힘들뿐더러 한 자리에 쭈욱 전시되어 있는 것도 신기했다. 사람 둘도 "우와~ 우와~"하며 걸었으니 멈머들은 오죽했을까?


코로 고른 간식을 콕! 찍어 알려주는 한들이


간식을 고를 때 한들이는 누구보다 신중하다. 꼼꼼하게 하나하나 다 냄새를 맡아보고는 항상 "제일 큰 것"을 고른다! 맘에 드는 간식을 찾으면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코로 콕! 찍으며 "눈나! 한듀리는 이걸로 하겠개!"라며 아주 당당히 요구한다. 이 '요구성 시선'은 펫스토어 방문 횟수가 늘어날수록 더욱 선명해졌다.


신중하게 '제일 큰' 간식을 고른 한들. 그리고 "사주개!" 단호한 표정의 멈머들.


한 번은 너무 큰 뼈를 골라서 어르고 달래(?) 다른 간식으로 체인지했다. 그 큰 뼈를 먹다간 이가 다 나갈 것 같았다. 위 첫 번째 사진의 울대도 기름져서 혹여 설사를 할까 안 사주고 싶었는데, 또 뺏으면 한들이가 너무 실망할 것 같아서 그건 '그냥 먹고 알아서 하자'했다.


어느새 쇼퍼홀릭(shopaholic)이 된 한들이는 하루에 두, 세 번 쇼핑을 하러 갔다. 두 멈머는 아침부터 쇼핑하랴, 펫파크 다니랴 아주 피곤한 일정을 소화했고, 덕분에 차만 타면 뻗어 자는 '피개행개: 피곤한 개가 행복한 개다'의 삶을 '개나다'에서 누렸다.


캐나다와 미국의 펫스토어를 다니며 놀랐던 부분들이 있다. 첫째는 펫스토어에 강아지 클리닉과 트레이닝 센터가 함께 있는 곳들이 많다는 점이다. 강아지 클리닉까진 한국에서도 보았는데, 가게 안에 트레이닝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고 소개하는 전단지가 놓여 있었다. 강아지의 사료나 간식을 사러 가볍게 가게에 왔다가 훈련사들과 상담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상황! 우리나라는 반려 인구가 급속하게 늘고 있는 반면, 교육에 대한 부분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여러 TV 프로그램들과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는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 강아지 한정의 솔루션이고, 내 개의 문제는 내 개와 함께 직접 훈련사를 찾아가 상담을 해야지만 정확한 진단과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그런 상담을 받을 장소도 많지 않을뿐더러, 시간적인 제약이나 경제적인 제약 때문에도 일반인들이 전문가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이렇게 접근하기 쉬워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그렇담 펫티켓에 대한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텐데...)


펫스토어에서 신청할 수 있는 다양한 트레이닝 프로그램들


그리고 또 다른 점은 'PET'에는 정말 다양한 동물들이 속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펫 용품점에 가보면 그 종류가 상당히 제한적이다. 한국에서는 특수한 반려 동물들의 용품은 특별한 곳에서 취급하는 게 일반적이라면, 북미에서는 거의 모든 PET의 용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한 가지 사례를 꼽자면, 우리가 갔던 펫스토어 한 켠에 있는 커다란 통에서 소리가 났다. '이건 뭐지?'하고 살펴 보니, 그 안에는 살아있는 귀뚜라미가 잔뜩 있었다(스토어에는 이밖에도 살아있는 밀웜 등도 있었다). 순간 모든 반려 동물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내가, 그동안 너무 고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PET은 사랑하고 반려하는 '모든' 동물임을!


다양한 섹션들. 그리고 그 귀뚜라미 통.


한국에서는 수입이어서 너무 비싸서 못 먹이거나,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사료들이 진열대 뿐만 아니라 냉장/냉동고에도 즐비했다.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캐나다에 있을 동안 멈머들에게 어떤 맛나고 좋은 사료를 먹일까 한참을 고민했다. 정말이지 한들이가 고른 모든 간식을 다 사주고 싶었다. 그러나 강아지들의 장건강을 위해 일부 내려놓아야 하는 게 아쉬웠다. '그래, 다 허용하는 것이 사랑이 아니고, 절제하는 것도 사랑이야!'를 맘속에 되뇌면서 적당량을 구매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우리에겐 아직 수많은 펫스토어가 있었고, 가게들을 나올 때마다 사람도 멈머도 '마음엔 행복 가득, 양손에도 행복 가득'이었다.


p.s. 계산대마다 유기견 도네이션이 있었다. 계산할 때 팁을 누르듯, 기계에 직접 자유롭게 액수를 눌러 기부할 수 있었다. 우리 애만 먹일 순 없지! 함께 하는 세상은 나와 내 반려견만 행복하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반려인과 비반려인과의 문제만도 아니다. 소외된 모든 생명과 함께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 이런 마음 나눔도 접근성을 높여 누구나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 또한 참 좋았다!


Life Is Better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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