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브래넌 퀸시

차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

by 마봉

《세라비: 장하다 라를르의 딸》은 장편 소설입니다.

◆ 캐릭터 소개

◆ 처음 오신 분은 1화부터 읽어 주세요.


브래넌 퀸시는 칼베르의 외교국장인 세드릭 발루아의 안내에 따라 왕의 개인 접견실로 들어갔다. 그는 10년 전부터 칼베르에 주재 중인 오스틴의 대사였다.


그는 오스틴 동부 엘리트 출신의 외교관으로서 외모 또한 전형적인 오스틴 동부 상류층의 오만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매끈하게 넘긴 회색이 드문드문 섞인 진한 갈색 머리는 한 올도 흐트러진 곳이 없이 없었고, 피부는 평생 햇빛을 본 적이 없는 듯 희고 창백했다. 길고 갸름한 얼굴의 미간에는 살짝 주름이 잡혀 있었으며 입꼬리는 웃고 있는 것처럼 올라가 있었지만 눈에는 웃음기가 전혀 없었다. 살짝 과하게 고상한 취향을 반영한 옷차림은 흐트러짐 없이 정갈했고, 손에는 마치 손조차도 국가 기밀인 것처럼 검은 가죽장갑을 끼고 있었다.


브래넌은 접견실의 회의 테이블에 앉아 방을 둘러보며 수석 참사관 레오폴드 브레이든에게 툭 던지듯이 말했다.


“마지막으로 여기 들어와 본 게 대체 언제지? 참으로 오랜만이군.”


레오폴드는 그 말이 세드릭에게 들으라고 한 말인 것을 알아듣고 피식 웃었다. 최근 몇 년간은 스칼하븐과 오스틴 대사들과의 접견은 외궁에 있는 공식 접견실에서만 이루어졌었다. 브래넌은 그걸 가지고 비꼬는 것이었다. 세드릭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오늘은 왠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대사님.” 레오폴드가 빙긋 웃으면서 브래넌에게 말했다.


게로스와 코린이 접견실로 들어왔다. 오스틴 대사 일행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아마도 기분 탓이겠지만 브래넌은 왠지 고개를 거의 숙이지도 않은 것 같다고 게로스는 생각했다. 게로스는 스칼하븐 대사도 싫어했지만 이 오스틴 대사는 한 번 왔다 가면 며칠 동안 밤잠을 못 이룰 정도로 지독하게 싫어했다. 그러나 오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만나야만 했다. 이카리아 사신들이 도와달라고 찾아오기도 했지만, 오스틴이 진짜로 이카리아를 점령한다면 다음은 칼베르를 치기 위해 칼베르 코 앞의 국경에 자기네 군사력을 엄청나게 밀어 넣는 것이 수순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스칼하븐도 똑같이 할 것이었다. 그러나 스칼하븐이 점령 중인 포르트메르는 이카리아 땅이라 게로스가 철수를 요구할 명분은 없었다.


브래넌 퀸시는 자리에 다시 앉아 차가운 회갈색 눈으로 게로스를 바라보았다. 브래넌도 게로스를 매우 싫어했다. 젊고 애송이인 주제에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진홍색 벨벳으로 덮여 있는 접견실의 벽에는 게로스와 하나도 안 닮은 칼베르의 선대 왕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높고 길쭉한 창문에 묵직하게 드리워진 짙은 초록색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은 창을 등지고 앉은 왕의 금빛 머리카락과 윤곽을 따라 후광처럼 빛났다. 브래넌은 여러 번 본 모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새삼스레 감탄했다. 참으로 효율적인 외모였다. 저 왕이 자기 얼굴조차도 통치의 수단으로 매우 잘 써먹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브래넌은 영원하지 않은 그 수단의 결말을 알고 있었으므로 미리 그를 향해 애도했다. 지금 저토록 반짝이는 만큼 잃었을 때 더욱 비통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대사님, 바쁘신데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편한 자리에서 뵙는 건 오랜만이지요.” 게로스가 먼저 말을 건넸다. 브래넌의 눈꼬리가 웃는 듯이 휘었다.


“제가 바쁠 게 뭐가 있겠습니까? 이렇게 불러 주셔서 황송할 따름이지요.” 그는 벽에 걸린 선왕의 초상화를 눈을 가늘게 뜨고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예전에 선왕 폐하 계실 때에는 여기도 자주 왔었는데 말입니다… 그때는 폐하께서도 좀 더 여유가 있으셨을 텐데, 지금은 많이 바쁘시지요?”


게로스는 브래넌이 자신의 선대왕 시절부터의 칼베르 왕궁 출입 경력을 들먹이며 게로스가 아직 10대의 왕자일 때부터 자신은 이 자리에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가 오스틴 대사만 아니었으면 내키는 대로 비꼬아 주고 싶었지만, 오늘은 그러면 안 되는 자리였다. 어떻게든 저 늙은 여우 같은 대사를 잘 구슬려서 원하는 것을 얻어 내야만 했다.


“오늘은 좀 다른 얘기를 상의하려고 뵙자고 했습니다.” 게로스는 온화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뭐든지 말씀하십시오. 저희는 폐하께서도 아시다시피 항상 칼베르에 도움이 되는 길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년 전부터 궁에 드나들며 왕을 압박해 온 자의 낯 두꺼운 발언에 코린도 세드릭도 테이블 밑으로 내린 손을 꽉 쥐었다. 그러나 그들 역시 게로스 밑에서 보고 배운 신하들이었다. 게로스는 두 사람의 표정이 흐트러지지 않는 것을 보고 내심 만족했다.


“마르벤 얘기를 좀 해야겠습니다, 대사님.” 게로스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브래넌과 레오폴드는 이 뜻밖의 주제에 잠시 서로 마주 보았다.


“마르벤이요?”


“마르벤에 반년 전부터 귀국의 부대가 주둔 중이지 않습니까?”


브래넌이 한탄하듯 말했다. “주둔이라고 표현하신다면 조금 곤란합니다… 불안정한 이카리아로부터 칼베르의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였습니다. 덕분에 칼베르는 이카리아로부터 안전하지 않습니까.”


군대도 무기도 없는 이카리아를 위험하다면서 국경 교역소를 불법 점령해서 도시 하나를 통째로 유령도시처럼 만들어 놓고 저토록 뻔뻔할 수가 있을까, 하고 세드릭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그 조치 때문에 교역으로 먹고살던 마르벤은 인구가 반 이하로 줄어들었습니다. 남아있는 사람들도 도시 외곽의 농민들 정도죠. 우리는 마르벤 교역소를 다시 열고 싶습니다.”


브래넌은 난처한 듯이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오늘 다른 이야기를 하실 줄 알았습니다. 의외군요, 마르벤이라니… 그 지역 치안 유지를 위해 저희 군대가 파견된 것이 벌써… 두어 달 됐나요?”


브래넌은 아까 게로스가 반년이라고 분명히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모른 척하며 말했다. “갑자기 지금 마르벤 같은 지방 도시 얘기를 꺼내시는 의중이 좀 궁금하네요. 그 도시가 가진 전략적 가치라도 새삼 떠오르신 겁니까? 아니면… 외부에서 무역로를 재개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거나요?”


“도시 하나가 완전히 무너질 위험에 처해 있는데, 지방 도시라고 해서 그냥 무너지게 놔둘 수는 없지 않습니까.” 게로스가 여전히 미소 띤 얼굴로 대답했다. “왜 이제 와서 얘기하는 거냐고 물으셨는데, 사실 저희는 이런 상황이 이렇게 오래 지속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버티는 데도 한계가 온 것 같습니다. 우리 경제에 이카리아와의 무역이 꽤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하고요.”


“이카리아의 상황이 안정되면 저희도 더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혹시 그쪽 상황을 잘 알고 계시는지요?”


“반년 전부터는 알고 싶어도 알 수 없게 되지 않았습니까?” 게로스는 점점 인내심이 사라져 가는 것을 느끼며 말했다. “국경 봉쇄는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우리가 요청한 것도 이카리아가 요청한 것도 아닙니다. 만약 오스틴에서 철수를 고려해 주신다면 치안 문제는 저희가 지역 방위군을 재배치해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브래넌은 겉으로는 게로스의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지만, 실은 반쯤 흘려들으며 회상에 잠겨 있었다. 평소에 접견할 때는 별로 눈치도 안 보고 싸가지없게 굴던 칼베르의 왕이 오늘은 꽤 절실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처음 왕위에 올랐을 때는 저 왕도 나름 풋풋한 맛이 있었는데, 정치판에서 구른 세월만큼 점점 능구렁이처럼 되어가더니만… 브래넌은 권력 좀 잡았다고 나이 먹은 외국 대사들에게도 사정없이 비꼬고 돌려 까는 게로스가 정말 싫었지만 그런 면에서는 왠지 섭섭한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그도 나이를 먹어가다 보니 점점 이상한 애수에 젖는 것인지도 몰랐다.


브래넌은 회상에서 빠져나와 아마도 속으로 짜증을 삭이느라 죽을 지경임에 틀림없을 왕에게 일부러 느릿한 어조로 말했다. “자국의 치안은 자국의 손으로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요. 칼베르에 지역 방위군이 있는 것은 저희도 알지만… 규모가 도시 하나를 온전히 지킬 정도로 크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그동안에 뭔가 변화가 있었으면 또 모르겠습니다만…”


게로스는 그가 ‘너희 그 사이에 혹시 군사력 증강이라도 했느냐’하고 떠 보는 것을 알아차렸다.


“애초에 보호를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점령하신 것은 엄연히 불법이지 않습니까?”


“폐하, 저희는 칼베르를 남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을 예견하고 자발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스칼하븐과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전력의 일부를 돌려서 말입니다. 어차피 곧 동맹국이 될 거라고 믿기 때문이지요.”


게로스는 아, 또 그 소리냐,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올 뻔했다.


“폐하께서 빨리 결정만 해 주시면 마르벤에 있는 부대를 폐하가 직접 철수 명령도 내리실 수 있게 되는데… 뭘 망설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공주님들… 폐하만 바라보며 일 년 이 년… 나이만 계속 먹어가고 계시는데 말입니다.”


“저희도 물론 오스틴을 항상 든든한 이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스칼하븐보다 먼저 대사님께 뵙자고 한 것 아니겠습니까?”


브래넌은 게로스가 자기네들 다음으로 스칼하븐도 만날 거라는 암시를 하며 자신에게 은근히 협박하는 것을 알고 가소롭게 여겼다. 그러나 스칼하븐은 이카리아 쪽인 포르트메르를 점령 중이었다. 칼베르가 이카리아의 교역소를 열어달라고 당사자도 아닌 스칼하븐에 부탁하는 것은 명분도 없을뿐더러 이카리아를 대놓고 병풍 취급하는 행위였다. 게로스는 아마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하고 브래넌은 생각했다.


브래넌은 미소 지은 얼굴로 관전하며 게로스와 코린과 세드릭의 손가락 움직임까지 싹 다 머리에 담아두고 있는 레오폴드와 그의 옆자리에 앉아 완벽한 글씨로 회담 내용을 기록 중인 서기관 윌러드 달튼을 흘끗 바라보았다. 칼베르가 원하는 건 이게 전부인가? 포르 칼레즈 앞바다에 몇 달째 정박 중인 자기네 함선을 치워 달라거나 뭐 그런 요구를 할 줄 알았는데, 마르벤 얘기를 할 줄은 정말 예상 밖이었다.


브래넌은 두 손을 깍지껴 테이블에 올려놓고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가늘게 뜬 눈으로 칼베르 왕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폐하, 솔직히 말씀드리면… 칼베르는 그동안 저희와 스칼하븐이 전쟁하느라 식량 생산이 줄어든 틈을 타서 곡물 수출도 꽤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덕에 돈도 좀 버셨을 텐데… 그 정도면 마르벤 같은 작은 지방도시 하나쯤은 한두 해쯤 충분히 먹여 살릴 여유가 되시지 않습니까? 반년 동안이나 열어달라는 말씀도 없으시다가 왜 갑자기 마르벤 걱정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무슨 일이 있으신 거라면… 든든한 이웃이라고 말씀만 하시지 말고 그런 것도 좀 상의해 주시면 좋을 텐데요. 그러면 저도 본국에 잘 설명해 보겠습니다.”


게로스는 속으로 오늘 회담은 이미 실패라고 생각했지만,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저 놈들이 작은 지방 도시라고 부르는 마르벤 하나 열어주는 것 갖고도 저러는 것을 보니, 스칼하븐이 조금이라도 밀리는 순간 바로 포르 칼레즈 앞바다의 함선이나 마르벤을 거점으로 해서 칼베르로 진격하고도 남을 거라고 그는 확신했다. 스칼하븐 역시 오스틴에 대해 승리를 확신하는 순간 오스틴 해안에 내보냈던 함대를 모두 돌려 칼베르로 달려올 것이었다. 게로스는 그 순간을 최대한 미루기 위해 오스틴이나 스칼하븐 양쪽에 거짓 정보를 흘려 두 나라가 더 격렬하게 싸우게 하고, 열세에 몰린 쪽은 몰래 지원해서 교착 상태를 유지해 칼베르에 손을 댈 겨를이 없도록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아슬아슬한 줄타기에도 언젠가 끝은 있을 것이었다. 칼베르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게로스도 확신이 없었다.


“대사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니 그동안 마르벤이 곧 열리리라고 기대하면서 바쁘신 대사님을 번거롭게 해드리지 않고 조용히 참고 기다린 게 후회됩니다. 그러면 이렇게 하면 어떻습니까? 이카리아의 불안정이 그렇게 걱정되신다면 오스틴의 보호 하에 하다못해 민간 무역과 교류 정도만이라도 열어 주시는 것은요? 그 정도면 인도주의적인 명분도 충분하고 저희 국민들이 보았을 때 아무래도 포르트메르의 스칼하븐과도 비교가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 공주님을 왕비로 보내려면 하다못해 자기네 국민들에게 나쁜 인상은 주지 말라는 뜻이로군, 하고 브래넌은 생각했다. 칼베르 국민들의 광적인 게로스 숭배만 아니었어도 진작 저 싸가지없는 젊은 놈 따위는 어디 먼 섬 같은 곳에 유배시켜 버리고 우리말 잘 듣는 다른 귀족 아무나 왕으로 옹립해서 칼베르를 먹어치워 버렸을 텐데… 물론 시도를 안 해본 것은 아니었다. 게로스가 그를 처형시켜 버리는 바람에 실패했지만.


“폐하의 높은 뜻은 잘 이해했습니다. 제한된 선에서의 민간인 교류 정도는 본국에 잘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물론 폐하께서 다른 결정들도 좀 더 신속하게 내려 주신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겠지요.”


브래넌은 젊은 왕이 접견실에 들어온 이후로 실제 속은 말이 아닐 것임에 틀림없는데도 평정을 완벽하게 유지하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 저 놈이 오스틴의 왕이었다면 전 세계 통일하고 제국 건립도 가능할지도… 하고 그는 생각했다.


“…시간이 폐하의 무기를 무디게 만들기 전에 속히 결정을 내려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게로스는 대사의 ‘네가 언제까지 네 얼굴 갖고 정치할 수 있겠느냐’ 하는 속뜻을 알아차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저희는 칼베르를 곧 긴밀한 동맹국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인도주의적 명분만 가지고도 폐하의 요청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입니다. 그 점을 폐하께서 좀 알아주셔야 할 텐데요.”


협상에 내걸 카드도 없는 주제에 요청 같은 걸 하느냐는 말이군, 하고 게로스는 생각했다.


“오스틴의 공주 전하들은 언제나 제게 과분한 관심을 보여 주시더군요.” 게로스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대국의 공주님들이신 만큼 큰 포용력도 발휘해 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물론입니다. 본국에서 답신이 오면 연락드리겠습니다.” 브래넌이 대답했다. “다음번엔 이런 무거운 얘기 말고 좀 더 경사스러운 일로 불러 주시죠.”


게로스는 인사하고 떠나는 오스틴 대사 일행을 배웅하고 기운이 다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자리에 앉아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남아있는 찻잔을 손에 들었다. 차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 저들이 다녀가면 항상 그렇듯이.


브래넌 퀸시.png 왕궁 접견실에서 긴 테이블에 앉은 두 남자 외교관. 앞자리의 남자는 검은 장갑을 낀 채 냉정한 시선으로 맞은편을 바라보고, 뒤쪽 남자는 조용히 상황을 살핀다. ⓒ Mabon /AI

◆ Illustrations by Mabon de Forêt(AI-assis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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