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꿈은 달콤해서 좋고,
몽상은 짜릿해서 좋고
안개는 불투명해서 좋고,
걸음은 새로움을 주어 좋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해서 싫고,
삶은 일회용이어서 싫고,
비는 투명해서 싫고,
뜀박질은 숨이 차서 싫다.
허무감 대신 보람을 쫒으며
미움대신 사랑을 품고
예쁜 상자에 사랑을 가득 넣어
보낼 주소가 있다면.
캄캄한 나의 문을 환히 밝혀 줄
누군가가
잠자리에 들기 전 나를 향해
미소 지어 준다면
세상의 모든 보물을 쥔 듯 기쁠 텐데.
보물섬을 향해 흘러가는
작은 통통배나 유람선도
희망이 있기에 행복하지만
나는
그런 희망조차 구겨 버린 지 오래다.
다만
지금은 단지
주위를 둘러볼 뿐이다.
아무런 의미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