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것에 반응한다.
좋은 향기를 맡으면 무의식적으로 발걸음이 멈추고,
불쾌한 냄새를 맡으면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린다.
후각은 인간의 감각 중 가장 원초적이며, 감정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그래서 향수 광고는 ‘냄새’가 아니라 ‘향기’라는 단어를 쓴다.
‘냄새’는 사실이지만, ‘향기’는 느낌이다.
사람도 그렇다. 아니, 영혼이 그렇다.
요즘 들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내 안의 기운이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좋은 쪽으로 천천히
내가 달라지니까, 주변의 얼굴도 조금씩 달라진다.
좋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시간이 흐르는 줄 모른다.
말이 통한다는 건 의견이 같다는 뜻이 아니다.
그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이,
나를 편안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마음이 맑아진다.
그들은 잘난 척하지 않고, 남을 헐뜯지 않으며,
타인의 성공을 시기하지 않는다.
자신의 실수를 감싸지 않고,
타인의 실패를 조롱하지도 않는다.
말에는 온기가 있고,
침묵마저도 불편하지 않다.
이런 사람은 향기를 풍긴다.
말하자면, 영혼에서 좋은 냄새가 나는 사람이다.
반면, 냄새가 탁한 사람도 있다.
늘 불만을 말하고,
사소한 것도 논쟁으로 몰고 간다.
남의 흠은 크게 말하면서 자기 허물은 작게 덮는다.
강자 앞에서는 조심스럽고, 약자 앞에서는 거칠어진다.
그들의 말에는 가시가 있고, 태도에는 불쾌한 기운이 배어 있다.
아무리 겉모습을 포장해도, 그런 냄새는 숨겨지지 않는다.
영혼의 냄새는 감춰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냄새는 쉽게 바뀌지도 않는다.
사람이란 결국, 날마다 반복하는 생각과 말, 태도와 행동으로 자신을 만들어간다.
그게 쌓이면, 어느 순간 한 사람의 ‘냄새’가 된다.
나는 요즘 가끔 거울 앞에 서듯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 내 영혼은 어떤 냄새를 풍기고 있는가.
혹시 누군가에게 불쾌한 기운을 주고 있진 않을까.
혹은, 탁한 냄새를 풍기는 사람들 사이에 너무 오래 머문 건 아닐까.
오랜 시간 냄새에 노출되면 그 냄새에 무뎌진다.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는 일도 그렇다.
오랜 기간 그래왔기에 자신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무뎌진다.
그래서 때때로 스스로를 점검하는 일이 필요하다.
외모처럼, 내면도 들여다보아야 한다.
우리는 결국, ‘영혼의 향기’로 기억되는 존재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람을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힘.
그 힘이 바로, 영혼이다.
당신이 떠난 자리에 남는 건 향기다, 혹은 냄새다.
사람은 결국 삶의 태도로 기억된다.
지금, 당신은 어떤 냄새를 풍기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