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의 족쇄

by NOM pro

요즘 인생의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생각해보면, 삶의 주도권을 스스로 내려놓았기 때문인 듯하다.


에너지가 넘칠 땐 누구나 달린다.
문제는 에너지가 고갈됐을 때다.
그럴 땐 그냥 쉬는 게 아니라, 회복을 위한 의도적인 멈춤이 필요하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당연한 걸 지키는 일이 이토록 어려운 줄은 몰랐다.

어제는 쉽게 했던 일이 오늘은 산처럼 느껴진다.
지난주에 자연스럽게 지켰던 루틴이 이번 주엔 무거운 짐처럼 어깨를 짓누른다.
나는 약해서 그런가? 게을러서 그런가?

아니다. 그냥 사람이라서 그렇다.

이해는 한다.
하지만 죄책감은 생각보다 더 날카롭고, 더 무겁다.

문제는 기준이다.


예를 들어, 10분 러닝을 루틴으로 정한다.
어느 날은 컨디션이 좋아서 20분을 뛴다. 그 순간까지는 기분이 좋다.
그런데 그 다음 날부터 이상한 일이 시작된다.
이제 10분은 부족하게 느껴진다.

단지 어제보다 덜 했다는 이유로 찜찜하고, 뭔가 모자란 기분이 든다.
심지어 스스로에게 작아진 느낌마저 든다.

그제야 문득 깨닫는다.


내가 만든 루틴이 나를 옥죄고 있구나.
언제부터인가, 내가 만든 규칙이 나를 심판하는 기준이 되어 있었다.

나는 지금 고민 중이다.
어떻게 해야 이 기준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루틴이 나를 이끄는 도구가 되고, 나를 채찍질하는 족쇄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고민을 넘어서면,
나는 지금보다 한 걸음 위로 올라설 수 있을 것 같다.
더 자유롭고, 더 나다운 삶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 이 루틴은 나를 위한 것인가, 나를 억누르는 것인가?”

아직 답은 없다.
하지만 이 질문을 계속 붙들고 있다면,
언젠가는 진짜 ‘내 루틴’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머리로 만든 규칙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는 리듬.
나를 재단하는 잣대가 아니라, 나를 돌보는 방식.
그런 루틴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나는 조금씩 나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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