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모토마치 쇼핑가
언덕을 내려와서 모토마치 상가 방향으로 걸어가야 하는데 방향을 잃었다. 작은 일본식 건물만 있어 지도를 보고 특정 지을 만한 곳을 찾지 못하고 빙글빙글 돌기만 했다. 지나가던 한 아주머니에게 내가 가야 하는 곳의 제일 큰 건물인 마린 타워 방향이 어느 쪽이냐고 여쭤봤다. 아주머니는 상냥하게 손으로 방향을 알려주시고는 걸어서 가냐고 하면서 놀라워하셨다.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닐 텐데도 걸어가는 나를 걱정해 주시는 마음이 고마웠다. 수줍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여행을 계속하였다. 소박한 일본식 건물을 조금 지나니 건물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모토마치 상가 입구가 보였다. 이곳을 들어서니 유럽의 한 거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명한 빵을 파는 가게가 있다던데 빵을 별로 안 좋아해서 건물 구경만 했다. 아기자기한 소품이 파는 상점과 명품샵과 분위기 있는 카페도 많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국적인 건물에 시선이 빼앗겨 다른 것은 보지 못했다. 똑같은 장소를 가더라도 관심 분야에 따라 보는 것이 달라지는 것 같다. 쇼핑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왔다면 가게에 들어가 물건을 구경하느라 나는 건물들을 볼 여유가 없었을 것 같다. 먹는 것에 진심인 친구들과 왔다면 식당과 카페에 가기 바빴을 것이다. 다이어트 겸 걷기 여행을 하는 나로서는 혼자 온 여행이 정말 다행인 것 같았다.
상가를 빠져나오니 내가 묵을 호텔의 옆에 있는 마린 타워가 나온다. 전망대까지 가고 싶은 마음은 없어서 1층만 구경하기로 했다. 개항기 시대를 나타내는 모자이크 타일이 인상적이었다. 핼러윈은 아직 멀었지만 상점과 관광지 곳곳에 핼러윈 분위기로 꾸며 놓았다. 호텔에 가서 체크인을 하고 잠시 숨을 돌렸다.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한 호텔은 혹시 안 좋을까 걱정도 했지만 혼자 있기에 적당한 크기였고 깔끔해서 만족스러웠다. 상당 시간을 걸어서 피곤했지만 오늘 여행의 반정도밖에 안 했다는 생각에 서둘러서 다시 나갔다. 내가 부지런히 움직이는 만큼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