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퍼시픽_COTTON BASIC T-SHIRT [WHITE]
(주문일: 2025년 6월 30일)
‘오션퍼시픽’ 브랜드의 <COTTON BASIC T-SHIRT>를 라이트 그레이 색상으로 사고 싶었다. 원래 계획은 블랙 아니면 화이트 색상의 반소매를 사는 거였는데, 라이트 그레이 색상을 보자마자 계획을 변경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현관문을 몇 발짝만 걸어도 땀이 흐르는 한여름에 라이트 그레이 색상의 반소매를 입는다는 건 위험한 일이었다. 라이트 그레이색 반소매를 입고 나간다면 땀이 흐르다 못해 번진 자국을 앞판, 뒤판, 옆판에 선명하게 드러내며 돌아다니게 될 테니 말이다. 나는 땀을 한 바가지 흘리게 될 폭염에도 땀자국으로부터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색상의 반소매가 필요했기 때문에, 결국 라이트 그레이 색상을 포기하고 화이트 색상을 선택했다.
어렸을 때는 손이 굉장히 차가웠다. 그래서 내 손을 잡아본 주변인들이 손이 차다고 걱정을 해줄 정도였다. 손뿐만이 아니라 몸에도 열이 많지 않았는지 추위를 심하게 탔다. 그래서 몸이 따뜻해지는 보약을 지어먹었는데도 추위를 견디지 못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체질이 변한다고 하더니 30대에 들어서면서 손이 따뜻해지다 못해 뜨거워졌다. 손뿐만 아니라 몸도 후끈후끈하게 느껴질 정도로 뜨거워졌다. 몸에 열이 많지 않았던 때에는 겨울에 아우터 안에 이너를 여러 벌 겹쳐 입어야 추위를 버틸 수 있었는데, 몸에 열이 많아진 뒤로는 겨울 아우터 안에 이너 하나만 입어도 한파를 버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체온이 올라가면서 생긴 부작용이 있다. 땀이 안 나던 신체 부위에서도 땀이 나고, 땀구멍이 확장된 듯이 땀을 쏟아내는 양도 늘었다. 예전에는 여름이라 해도 옷이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린 적이 없는데, 지금은 옷이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린다. 특히 상체가 하체보다 땀이 많아서, 상의를 고를 때만큼은 옷의 디자인보다 땀자국이 드러나지 않는 색상을 우선순위로 선택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겨터파크가 개장하여 자신 있게 팔을 들지 못하고 팔을 붙이고 다니듯이, 땀자국으로 인해 나의 몸과 마음이 위축될 수 있다. 그래서 자신감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땀자국이 잘 보이지 않는 블랙과 화이트 색상의 상의를 가장 많이 입게 되었다.
외출할 때마다 오늘 날씨를 확인하고 상의 색상을 결정한다. 기온이 30도 이상이면 옷장에서 블랙 또는 화이트 색상의 상의를 꺼내입고, 기온이 30도 이하이면 빨주노초파남보 색상의 상의를 꺼내 입는 게 나만의 여름 패션 법칙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 평균 기온이 30도 이상이기 때문에, 여름 내내 블랙과 화이트 색상만 입고 다니게 된다. 그래서 이 무더위 기간에는 옷차림에 변화가 없어서 패션 테러리스트가 될 수밖에 없다.
작년 2024년 여름은 ‘도대체 이 여름의 끝은 언제인 걸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유독 덥고 길게 느껴졌다(실제로 2024년 여름은 평균 기온은 높았고, 열대야 일수도 길었다고 한다). 이 긴 여름 동안 블랙과 화이트 반소매만 입고 다녀야 했는데, 나중에는 두 색상 상의만 봐도 질릴 정도였다. 그래서 <COTTON BASIC T-SHIRT>를 화이트 색상으로 구매했을 때도 새 옷인데도 새 옷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화이트 색상 반소매는 잘못이 없다는 걸 안다. 잘못이 있다면 땀 부자가 된 나의 신체 탓이니, 질려하지 말고 감사하게 입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잠깐 분리수거를 하려고 나갔다가 왔을 뿐인데도 땀범벅이 되는 걸 보니, 확실히 블랙과 화이트 색상이 아닌 반소매를 입고 나가는 건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