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이유: 꿀잠을 보장하는 수면 안대

영이의 숲_꽃카 수면 안대

by ㅇㅇㅇ

(구매일: 2025년 2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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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고양점에 갔다가 ‘영이의 숲’ 캐릭터 재고 상품을 높은 할인율에 판매하는 매장을 발견했다. ‘영이의 숲’ 캐릭터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는데, 판매하는 물건 중에 12,000원짜리 <꽃카 수면 안대>를 3,500원에 판매하는 건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었다. 나는 수면 안대 없이는 꿀잠이 잘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수면 안대를 세 개나 소장하고 있어서(세 개 중 하나는 포장도 뜯지 않은 새 제품이다) 아무리 저렴하고, 꿀잠을 위한 필수템이라 해도 구매가 망설여지긴 했다. 그래서 수면 안대를 3,500원에 득템할 수 있는 기회일지, 집에 3,500원짜리 짐을 늘리는 일이 될지를 알아내기 위해, 매의 눈으로 <꽃카 수면 안대>를 살펴봤다.


그동안 다양한 수면 안대를 사용해 본 경험자로서, 수면 안대를 고르는 나만의 세 가지 기준이 있다. 첫 번째는 눈 부위에 닿는 뒷면이 어두워야 한다. 앞면이 밝은 건 상관없는데 뒷면이 밝으면 빛 차단이 되지 않아서 수면 안대를 착용하나 마나다. 두 번째는 눈 부위만 가려줄 수 있는 적당한 크기여야 한다. 빅사이즈 수면 안대는 얼굴을 가리는 면적이 넓어서 콧대도 반 가리게 되는데, 이게 가리는 정도가 아니라 콧대를 눌러서 불편하다. 그래서 장시간 사용하고 있으면 콧대가 눌리다 못해 낮아질 것 같다. 마지막 세 번째는 원단이 부드러워야 한다. 원단이 뻣뻣한 수면안대는 얼굴을 잘 감싸주지를 못해서 빛이 들어오는 틈이 생기는데, 원단이 부드러운 수면 안대는 얼굴을 잘 감싸줘서 빛이 들어오는 틈이 생기지 않는다.


다행히도 <꽃카 수면 안대>는 단순히 귀여운 캐릭터 상품으로 만든 게 아니라, 세 가지 기준을 통과하는 제품이었다. 그러니 이런 수면 안대를 놓친다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땅을 치고 후회할 게 틀림없었다. 그렇게 나는 네 개의 수면 안대를 가지게 되었다.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고 하던데 나는 잠이 늘었다. 잠을 자도 너무 잘 잔다. 베개에 머리만 닿으면 잘 수 있는 사람은 아니더라도 정해진 취침 시간이 되면 두 눈이 감긴다. 물론 잠을 설칠 때도 있다. 한밤중에 계엄이 선포된다거나, 새벽에 술 취한 아랫집 거주자가 우리 집이 자기 집인 줄 알고 도어록 비밀번호를 계속 누르는 상황에서는 잠을 자고 싶어도 잘 수가 없었다. 하지만 외부의 방해가 없는 상황이라면 개인적인 고민과 걱정 때문에 잠을 설치는 일이 별로 없다. 원래부터 이랬던 건 아니고 수면 안대를 착용하면서부터다.


수면 안대는 창이 커다란 집으로 이사한 이후로 사용했다. 채광이 훌륭하여 낮에 불을 켜지 않아도 환한 집인데 살아보니 문제가 있었다. 아침이 밝아오면 빛이 블라인드를 뚫고 들어오는데, 집안이 너무 환한 탓에 잠을 깊게 잘 수가 없었다. 이런 현상의 장점은 출근하기 위해 설정해 놓은 핸드폰 알람보다 햇빛이 먼저 나를 깨워준다는 거고, 단점으로는 늦잠을 자고 싶은 주말에도 햇빛 때문에 일찍 일어난다는 거다. 그런데 여름이 되자 단점이 매일 반복되었다. 여름에는 해 뜨는 시간이 더 빨라지다 보니, 기상 시간도 더 빨라졌는데 이 때문에 수면 부족 증상이 생길 것 같았다. 그렇다고 암막 블라인드로 교체하고 싶지는 않았고(집이 어두워지는 게 싫었다), 수면 안대로 시야만 어둡게 만들면 해결될 것 같았다.


수면 안대를 착용하면서는 수면의 질이 높아졌다. 두 눈을 가린 것뿐인데도 잠드는 시간이 빨라졌고, 수면 시간도 늘어났고, 기대하지도 않았던 불면증도 해결이 되었다. 나는 쓸모 있는 생각도 쓸모없는 생각도 많은 편이라 잠들 시간이 되어도 쉽게 잠들지를 못했다. 그래서 몸은 침대에 누워있어도 늦은 새벽 또는 아침까지도 정신이 깨어있을 때가 많았다. 그러다가 뒤척이는 몸과 정신에 지쳐서 잠들고는 했다. 이런 식으로 불안한 20대 시절의 밤들을 보냈고, 여전히 불안한 30대 시절의 밤들을 보내고 있었는데, 수면 안대를 사용하면서부터 불안하지만 잠은 잘 자는 밤들로 바뀌었다. 수면 안대로 어둠의 농도가 짙은 밤을 만나게 되니, 불필요한 빛이 단절되면서 잡념도 꺼졌다. 몰랐는데 나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만 잠을 잘 수 있더라.


이런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나의 불면증 원인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수면 안대로 불면증이 사라진 밤들을 경험하면서 과거의 나는 진짜 걱정과 고민으로 잠을 못 잔 건지, 어둠의 농도가 얇은 밤을 보내서 잠을 못 잔 건지 혼란스러워졌다. 진짜 잘 자는 방법을 몰라서 못 잔 거라면, 방황했던 밤들을 보낸 시간이 너무 아깝다. 그때 잠이라도 잘 잤으면 지금보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더 괜찮은 인간이 되어있을 것 같다고 할까. 수면의 질이 개선된 생활을 해보니, 고민과 걱정도 잠은 자면서 해야 한다. 건강한 정신과 신체가 있다면 불확실한 미래도 버틸 수 있을 것 같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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