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탄생과 현재
저기 눈과 자작나무 숲으로 뒤덮인 곳이 있다.
저기는 뭘까?
북방의 사자, 유럽의 정복자, 시베리아 호랑이까지
수없이 많은 침략과 간섭을 겪어서 바위처럼 단단해진 저곳
이제는 평화•평등•복지가 자리 잡히고
씹으면 씹을수록 향기 나는 껌과 항상 화가 난 빨간 새의 본고장이 된 이곳
최근에는 매섭게 몰아치는 폭풍에 휘말리고 있다.
과연 이곳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해설: 위 작품은 핀란드와 관련한 작품입니다. 핀란드는 오랫동안 스웨덴의 지배를 받아왔습니다. 이후 나폴레옹 전쟁 시기 나폴레옹은 1806년부터 1807년까지 독일-폴란드 원정을 단행합니다. 이때 러시아 제국은 나폴레옹 휘하 프랑스한테 대패하고 틸지트 조약을 체결해 명목상 프랑스와 동맹국이 됩니다. 이 시기 스웨덴은 발트해에 대한 제해권을 들고 오기 위해 대프랑스 동맹에 가담하지만 1807년 틸지트 조약으로 프랑스와 명목상의 동맹을 체결한 알렉산드르 1세 치하의 러시아 제국이 스웨덴으로부터 핀란드를 빼앗아 옵니다.(핀란드 전쟁) 그리고 나폴레옹은 틸지트 조약에 근거해 이를 묵인합니다. 하지만 대륙 봉쇄령(베를린 칙령)을 어긴(1810년)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1세를 응징하고자 나폴레옹이 1812년 러시아 원정을 단행, 보로디노 전투를 함으로써 러시아 제국과 사이가 안 좋아지고 러시아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대프랑스 동맹에 가담하지만 스웨덴은 여전히 러시아에 의해 빼앗겼던 핀란드를 돌려받지 못합니다. 그렇게 핀란드는 스웨덴의 지배에서 벗어나 러시아의 지배에 놓이게 됩니다.
이후 1917년 3월 혁명으로 러시아 제국이 붕괴하고(로마노프 왕조 붕괴) 같은 해 11월 혁명 이후 러시아 본토에서는 레닌을 중심으로 하는 소비에트 정권이 수립되어 적백 내전에 돌입하자 이때 핀란드는 독립을 선언하고, 핀란드 내전에 돌입합니다. 러시아 본토와 달리 이 내전에서 독일 제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만네르하임 주도 하의 백색군이 승리합니다. 그 결과 핀란드는 완전히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달성합니다. 시간이 지나 스탈린 치하의 소련이 핀란드의 항코항과 영토를 요구하자 핀란드 측은 무리한 요구라고 판단 소련 측 요구를 거절합니다. 이에 대해 분노한 소련은 핀란드군이 소련에게 선제 포격을 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양국 국경 근처에 있는 마을인 마이닐라를 포격하고(마이닐라 포격 사건) 이를 명분 삼아 핀란드를 전면 침공합니다. (겨울 전쟁 발발) 핀란드는 있는 힘 없는 힘을 쥐어 짜내 만네르하임 장군을 필두로 기후와 지리를 활용해 결사항전하면서 혁혁한 전과를 올리기도 하지만(만네르하임 방어선) 결국 국가 체급의 한계로 소련과 평화 조약을 체결해 영토의 40%를 빼앗깁니다.(카렐리야 포함)
이후 얼마 안 가 1941년 나치가 독소불가침조약을 깨고 바바로사 작전을 시작으로 독-소 전쟁을 일으키자 핀란드는 나치에 가담해 겨울 전쟁 때 빼앗긴 카렐리야를 되찾는데 성공합니다. 이를 겨울 전쟁이 끝난 지 얼마 안 가 일어났다고 해서 계속 전쟁이라고도 합니다.(1941년/특히나 핀란드는 독일군의 북부 집단군을 도와 레닌그라드 공방전에서 포위망을 구축하는데 일조함.) 하지만 이후 나치의 패색이 짙어지자 핀란드는 추축국에서 탈퇴 연합군으로 전향해 라플란드 전쟁에서 소련 측에 가담합니다.(1944년)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과 우호 협정을 체결하는 등 소련과 완만한 관계를 이어가려고 노력합니다. 냉전에서 소련이 패배한 후 해체되자 핀란드는 나토와도 협력하는 등 좀 더 적극적으로 대외 정책을 실시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2014년 러시아의 크림 반도 강제 합병으로 인해 안보적 위협을 받자 핀란드는 스웨덴과 함께 국방비 지출을 늘려 꾸준히 군비 증강을 실시했고, 결국 2022년 2월 24일 날 벌어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핀란드는 나토에 정식으로 가입합니다.(2023년에 정식으로 가입/튀르키예가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가로막는데 그 이유가 바로 튀르키예가 테러 단체라고 지정한 PKK 즉 쿠르드 노동자당을 핀란드가 지지•지원한다는 의혹 때문이었고, 또한 비슷한 시기 러시아와의 외교적 관계 악화를 방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즉 러시아에게 튀르키예가 쉽게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제스처를 보여줌으로써 튀르키예가 무조건 서방만 따라가지 않으며 러시아와의 관계도 고려한다는 걸 보요주기 위함이었죠.) 그리고 현재 핀란드는 러시아와 1200km 가량의 국경을 맞대며 나토의 전방 기지로서 역할을 다 하고 있습니다. 이는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핀란드의 중립 외교가 종식을 맞이했으며 새로운 지정학적•안보적 위기를 맞이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여담으로 핀란드는 국토 전체 면적 중 75%가 숲인데 그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나무가 바로 자작나무입니다. 이 자작나무에서 자일로스를 추출•가공하여 만든 것이 바로 자일리톨입니다. 자일리톨은 설탕과 비슷한 단맛을 내는 천연 감미료로, 제2차 세계 대전 중 핀란드 내에서 전쟁 물자 동원으로 부족해진 설탕을 대체하기 위해 설탕 대용품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이후 1970년대에 이르러 충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1975년 핀란드의 대표적인 자일리톨 회사 JENKKI(현재는 Cloetta/클로에타라는 스웨덴 제과 회사가 소유 중)가 최초로 자일리톨 껌을 만들었습니다. JENKKI 외에도 핀란드 내 대표적인 자일리톨 회사로는 자일리톨 스톤(Xylitol Stone/대표적인 핀란드 내 자일리톨 벤처 기업), 파제르(Fazer/핀란드의 대표적인 식품 기업), 핀슈가(FinnSugar: 1972년에 자일리톨을 개발했으며 이후 핀란드 자일리톨 기업인 Cultor/쿨토르가 인수 이 쿨토르를 덴마크 회사인 Danisco가 인수함)등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핀란드는 앵그리버드의 고장으로도 유명합니다. 앵그리버드는 핀란드 게임 회사 루비오 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한 모바일 게임입니다. 또한 세계적인 승강기 업체인 코네(Kone: 핀란드어로 기계를 의미) 역시 핀란드 에스포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순위가 4위에 해당합니다. 이렇듯 핀란드가 높은 수준의 행복 지수(2025년 기준 7.736점으로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높은 수준의 복지 덕분이고 이 복지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투명한 정치 체제와 그로 인한 국민과 정치인들 간의 탄탄한 신뢰, 다수의 젊은 신인 정치인의 활동 그리고 핀란드의 저러한 탄탄한 산업적 기반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담으로 핀란드 내 젊은 정치인의 대표적 예시는 핀란드의 전임 총리였던 산나 마린은 34살로 그녀가 총리로 취임한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 최연소 총리였습니다. 다만 재임 시절이자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2년 자택 내 파티 현장이 영상으로 유출되면서 핀란드 국민들이 코로나와 고물가로 고생할 때 총리는 제대로 된 돌파구를 마련하기는커녕 너무 광란의 파티를 즐기는 거 아니냐라는 논란으로 정치적 이미지 실추를 겪어야 했고 결국 2023년 총선에서 중도우파인 국민연합당이 1위를 차지해 산나 마린을 배출한 사회민주당과 산나 마린 총리는 실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