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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은 내 길에 빛이요

끝까지 믿는 자에게

by 박유리



민수기 26:65 / 14:24



한때는 열두 사람이 함께 걸었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의 땅을 미리 보러 간 사람들—

같은 땅을 보고, 같은 열매를 만졌던 이들 중에

끝까지 하나님을 신뢰한 이는 오직 둘뿐이었습니다.



수많은 불평과 두려움,

절망과 반역이 가득한 광야 속에서

그들은 조용히 믿음을 지켰습니다.



사람들의 말이 커져갈수록

그들은 더 깊이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었습니다.



“그들 중 한 사람도 남지 아니하였으나

오직 여분네의 아들 갈렙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는 남았더라.”

– 민수기 26:65



세월이 흘러,

약속의 땅을 다시 바라보는 자리는

더 이상 열둘이 아니었습니다.

단 두 사람만이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그들은 살아남은 자가 아니라,

끝까지 믿은 자들이었습니다.


믿음은 계산도 아니고, 선동도 아니며,

기억에 머무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믿음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하나님의 약속을

현실보다 더 크게 보는 마음이었습니다.



“내 종 갈렙은 그 마음이 그들과 달라서

나를 온전히 따랐은즉…”

– 민수기 14:24



끝까지 믿는 자는

하나님의 기억 속에 남습니다.

그리고 그 이름은

광야를 넘어

영원으로 이어집니다.



나는 오늘도

그 두 사람을 조용히 떠올려 봅니다.

현실 앞에서

자신을 메뚜기처럼 여기지 않았던 사람들,


사람의 크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의 크기를 본 사람들.

하나님을 온전히 따랐던,

약속만을 붙들었던

그 믿음의 사람들을.



오늘 나는,
현실보다 약속을 먼저 바라보는
그 한 사람으로 서고 싶습니다.
끝까지 믿는 자로,
하나님의 기억 속에 남는 사람으로.


주님,
제가 견뎌온 시간의 무게를
지금 이 조용한 밤에 어루만져 주세요.


이제야 비로소 내려놓은 마음,
조용히 품어주시고
피곤한 몸은 다시 회복하게 하소서.


내일의 믿음보다,
오늘의 쉼이 먼저임을 알게 하소서.
아무 말 없이 누운 이 순간이
하나님 안에서 가장 복된 안식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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