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시작
“그러나 그 중 한 군인이 창으로 옆구리를 찌르니 곧 피와 물이 나오더라.
이를 본 자가 증언하였으니 그의 증언이 참이라.
그가 자기의 말이 참인 줄 알고 너희로 믿게 하려 함이니라.”
– 요한복음 19장 34~35절
십자가 위의 예수님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본 제자 요한.
그는 한 병사의 창 끝에서 쏟아진 **‘피와 물’**을
본 그대로 증언했습니다.
그는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었습니다.
그 고통의 순간을 온몸으로 지켜본 증인이었고,
그 확실한 죽음을 기록한 생명의 증거자였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요한을 ‘사랑의 제자’로 불러왔습니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따뜻한 마음을 지닌 제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스승의 죽음을 지켜본 제자였습니다.
피와 물이 흘러나오는 그 장면을 직접 목격하고 기록으로 남긴 사람—
단단한 증인이었습니다.
그날 십자가 앞에서 모두가 등을 돌리고 떠날 때,
요한은 그 자리에 끝까지 서 있었습니다.
그것이 제자의 사랑이었고, 사랑의 증거가 되었습니다.
요한은 말합니다. 진짜 피였다고, 진짜 죽음이었다고. 그분은 확실히 죽으셨고,
그러나 다시 살아나셨다고.
수요예배 말씀처럼, 예수님은 사람들 앞에서 담대히 외치셨고,
그 말씀은 단지 설득이 아닌 생명의 외침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마침내 십자가 위에서 완전히 죽으셨고, 그리고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요한은 단지 사랑의 제자에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죽으신 예수님을, 다시 살아나신 주님을 가장 먼저 본 증인의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레위기 1장은 말합니다.
“자원하는 예물로 드릴지니…”
그 구약의 희생 위에, 예수님은 자원하여 자신을 들이셨습니다.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요한은 그것을 보았고, 들었고,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다 이루었다.”
그는 죽음의 순간에 있었고, 부활의 주님 앞에 다시 섰습니다.
말씀이 흘렀고, 피와 물도 흘렀습니다.
그러나 그날, 믿음도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요한의 기록은 단지 감동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의심 많은 우리를 위한 증거입니다.
구약의 제사가 ‘흠 없는 희생’을 요구했듯, 예수님은 그 완전한 희생으로
우리에게 생명의 길을 여셨습니다.
레위기 1장의 첫 제물처럼—
예수님의 죽음은 단 한 번으로 모든 희생을 완성하셨고,
요한은 그것을 우리의 눈앞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그날,
피와 물이 함께 흘렀고, 우리의 생명도 그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요한처럼 주님 앞에 증인의 자리로 서고 싶습니다.
사랑에 머무는 제자가 아니라, 끝까지 바라보는 증인으로.
글: 유리 / 그림: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