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나를 위한 하루가 모여 완성되는 것
발리의 하루는 언제나 단순하다.
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도 내 안의 파도는 멈추지 않았다.
그날 아침,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고
천천히 커피잔을 비우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마음 한구석이 조용히 속삭였다.
“이제는 나를 조율하며 살아도 괜찮아.”
예전의 나는 바빠야 안심이 되었고,
일을 하지 않는 하루는 허무하게 느껴졌다.
무언가를 이루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알겠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하루’를
스스로 허락해주는 것,
그것이 오히려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는 것을.
점심 무렵, 작은 요가 스튜디오 앞을 지나며
문득 안에서 들려오는 고요한 호흡 소리에 마음이 닿았다.
그 소리가 나에게도 숨을 고르게 해주었다.
오후에는 테라스에 앉아 바람 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
예전 같았으면 ‘무언가를 하지 않은 하루’라고
자책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날은 알았다.
‘내가 내 삶의 중심에 있다는 감각.’
그것이야말로 내가 찾고 있던 균형이었다는 것을.
늦은 오후, 익숙해진 골목의 카페에 앉아
노트를 꺼내 한 문장을 적었다.
“오늘도 잘 살았다.”
간단한 이 한 문장이
마치 나를 다음으로 이끌어주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발리에서의 이 하루는 나에게 알려주었다.
빠르게 달리는 것만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때로는 걸음을 늦춰야
길의 방향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조금 느리게, 하지만 더 정확히
내가 가고 싶은 길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알았다.
이제는 나를 믿고,
나의 리듬으로 걸어갈 때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