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10년간 바라본 축구는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스포츠였다.
경기 규칙은 단순하고, 준비물도 간단하다.
달리기, 점프, 발로 공을 차는 동작.
표면적으로는 특별할 것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서
‘차이’를 만드는 건
꽤나 복잡한 일이다.
그래서 축구를 잘한다’는 것은
사실, 많은 역량을 내포한다.
- 테크닉: 드리블, 슈팅, 볼 터치
- 피지컬: 스피드, 순발력, 체력, 키
- 멘탈리티: 판단력, 상황 인식, 창의성, 승부욕, 끈기
- 전술수행: 전술 이해력, 공간지각능력, 오프더볼움직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필요 역량들.
그리고 그 역량을 가꿔 나가기 위한 태도와 인성까지.
이 모든 것들을 갖춰나가는 것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초장기전인 셈이다.
내가 어린 근우에게서 발견했던 재능은
보물섬 지도의 희미한 윤곽에 불과했던 것이다.
아들의 꿈을 좇는 항해는 긴 여정이다.
긴 항해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튼튼한 배와 충분한 보급품,
중장기적인 항해 계획.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험난한 바다를 함께 건너야 할
선장(자녀)과 선원(가족)의 담대한 마음가짐이다.
보물섬으로 향하는 내비게이션은 없다.
선장의 희미한 보물 지도를 함께 그려 가며,
올바른 방향에 나침반을 놓아야 한다.
그리고, 노를 저으면 된다.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