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으로 사람을 조종하는 법

시각디자인이 진짜로 하는 일, 4가지 기능

by 공일공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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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선택은 눈으로 결정된다.

시각디자인은 흔히 ‘예쁘게 만드는 일’로 오해받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디자인의 본질은 꾸밈이 아니라 문제 해결이다. 그렇다면 시각디자인은 단지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보이도록 설계할 것인가에 집중하는 일이다.

색상이나 폰트를 고르기 전, 디자이너는 먼저 질문해야 한다.
“왜 이걸 보여줘야 하지?”
“어떻게 보여야 사람들이 움직일까?”

시각은 가장 빠른 감각이다. 사람은 정보를 눈으로 이해하고, 감정을 시각적으로 느끼며, 행동의 동기를 이미지로부터 얻는다. 그래서 시각디자인은 단순한 꾸밈이 아니라, 정보 전달, 감정 유도, 태도 형성, 시대 기록이라는 네 가지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1. 지시적 기능: 정보를 구조화하고, 행동을 안내한다


지시적 기능은 사용자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명확히 안내하는 시각적 설계다. 디자인이 말 대신 ‘이쪽으로 가세요’, ‘여기 누르세요’, ‘이건 조심하세요’라고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공식 정의에 따르면, 지시적 기능은 신호, 문자, 도표, 지도, 패키지 등 어떤 것을 가리키거나 문제 해결의 내용을 포함하는 시각 표현을 말한다.

925db783ebf46.png (출처 : https://www.metricdesign.no/work/hurtigruten)
7cab1cac32a6f.png (출처 : https://www.behance.net/gallery/128426683)
02ddd3379af52.png (출처 : https://ifdesign.com/)

· 인포그래픽: 복잡한 데이터를 색상, 아이콘, 선 등으로 시각화해 정보를 빠르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
· 신호/화살표/도표/지도/표지판: 위치, 방향, 관계를 빠르게 인식하도록 설계한다.
· 식품 패키지 라벨: 유통기한, 사용법, 주의 문구 등 꼭 필요한 정보를 계층화해 배치한다.
· 앱의 UI 버튼 배치: 시선의 흐름을 따라 행동을 유도한다.


지시적 기능은 정보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맥락에 맞춰 구조화하는 일이다. 이 기능이 없다면 사용자는 길을 잃고, 기능을 오작동하며, 메시지를 놓친다.


시각디자인은 결국 사용자가 실수하지 않게 설계하는 가이드이다.




2. 설득적 기능: 감정을 자극하고, 행동을 유도한다


설득적 기능은 시각디자인이 사람의 선택이나 행동을 직접적으로 유도하는 힘을 말한다. 디자인이 이성을 자극하기보다 감정을 흔들어, ‘하고 싶게’ 만드는 설계를 의미한다. 공식 정의에 따르면, 설득적 기능은 포스터, 광고, 다이렉트 메일 등과 같이 일정 대상을 감화시켜 소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b8f3b4d7093a7.png (출처 : https://www.wk.com/work/nike-dream-crazy/)
3943ec46f298d.jpg (출처 : https://www.kobaco.co.kr/)
40c5de91e1b02.png (출처 :https://shopping.naver.com/)

· 광고 포스터: 특정 브랜드나 메시지를 감각적 이미지와 카피로 각인시킨다.

· 캠페인 브로셔: 사회적 메시지나 정책 내용을 비주얼로 쉽게 전달한다.

· 배너 디자인/팝업 디자인: 클릭을 유도하거나 행동을 촉진하는 구조를 갖춘다.


사람은 논리보다 감정에 먼저 반응한다. 시각디자인은 이 점을 활용해 신뢰를 설계하고, 감정을 동원해, 행동으로 이어지게 한다.




3. 상징적 기능: 의미를 압축하고, 정체성을 드러낸다


상징적 기능은 시각 요소에 사회적 의미, 조직의 태도, 브랜드의 철학을 담는 역할이다. 이미지, 색, 형태, 패턴, 타이포그래피는 모두 의미 있는 언어로 작동할 수 있다. 공식 정의에 따르면, 상징적 기능은 심벌마크, 패턴, 일러스트 등과 같이 시각적인 언어로 표현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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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7cbe5fbdd80.png (출처 : https://ifdesign.com/)

· 로고: 브랜드의 철학과 비전을 한눈에 전달하는 시각적 서명

· 픽토그램: 언어와 관계없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 기호
· 색상과 패턴: 특정 업계(금융=블루, 친환경=그린)나 가치(보라=신비감)를 상징


상징은 기억되고, 반복되며, 사회적으로 ‘공인된 해석’으로 작동한다. 즉, 시각디자인은 이미지로 말하고, 의미를 공유하게 만든다.




4. 기록/표현적 기능: 감정과 시대를 담는 정서적 언어


시각디자인은 단지 전달자나 설득자가 아니다. 동시에 기록자이며, 표현자다. 공식 정의에 따르면, 사진, 회화, 영화, TV, CG 등은 오늘날 기술발달로 표현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으며, 시각디자인의 표현 매체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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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a373860ec4f.png (출처 : http://www.impawards.com/)
4c7c2e8a8f48a.png 에두아르 마네 – 『폴리 베르제르의 바』(1882)

· 사진, 영화 포스터, 전시 브랜딩: 시대의 정서를 시각적으로 담아낸다.
· 웹사이트 아카이빙: 브랜드의 역사를 시각적으로 구조화하고 저장한다.
· TV, CG, 회화: 시각기술의 발전으로 표현력의 범위를 확장한다.


정보는 시간이 지나면 잊히지만, 감정은 기억에 남는다. 시각디자인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시대를 반영하는 정서적 도구이다.




시각디자인은 사람을 이해시키고, 움직이게 하며, 기억되게 만드는 힘이다.


지시, 설득, 상징, 표현. 이 네 가지 기능은 절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정책 캠페인 포스터 하나에 정보 전달(지시) + 시민 참여 유도(설득) + 공공 정체성(상징) + 시대 해석(표현)이 동시에 작동한다. 좋은 시각디자인은 단일 기능이 아니라 복합적 설계다. 그리고 그 복합성은 브랜드, 사용자, 사회를 동시에 고려하는 전략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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