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나는 왜 엄마라고 두 번 외치는가

100분 토론 심포지엄

by 엔트로피



오프닝 – 사회자 내레이션

(잔잔한 음향, 집안의 생활소리: 전자레인지 ‘삐빅’,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 멀리서 전화 벨 울리는 소리)

사회자 (나긋한 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어떤 말들을 반복합니다.
다녀왔어, 잘 자, 밥 먹었어?
그리고, 어떤 말은 유난히
같은 단어를 두 번 외치기도 하죠.”

(잠깐 정적, 감정 리버브)
“엄마!!!!!!!! 엄마!!!!!!!!”

“이건 단순한 부름일까요?
아니면, 우리의 감각이 특정 이름 앞에서만
제대로 형태를 갖는 순간일까요?”

“오늘 100분간 펼쳐질 이 심포지엄의 주제는
조금은 사소하고,
조금은 유치하고,
그러나 모두가 한 번쯤 해봤을 질문입니다.”

나는 왜 엄마라고 두 번 외치는가?






1막: 입장 발표


철학자 문서연:

“‘엄마’라는 말은 존재 확인을 요청하는 최초의 문장입니다. 반복되는 외침은, 내가 아직 누군가에게 들릴 수 있다는 확인이죠.”


심리학자 권우현:

“감정은 밀폐된 채 존재하지 못합니다. 터뜨릴 대상이 필요해요. 그게 안전할수록, 우리는 더 많이 소리칩니다.”


인간관계 컨설턴트 정인하:

“두 번 외친다는 건 사실 한 번으로는 부족하다는 거예요. 우리가 감정을 단순히 표현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확실하게 전달됐는지 확인받고 싶다는 거죠.”


브런치북 작가 마르코:

“소리 두 번이면 루틴이야. 내 하루 마무리 루틴. ‘엄마!!!!’ 두 번 소리치고 감정은 초기화. 그리고 설거지, 빨래, 청소. 이게 나야.”


환경학자 한정화:

“이건 감정 폐기물이 아니에요. 이건 정서 재활용이에요. 엄마는 나의 안정 구역입니다.”





2막: 의견 충돌 – 불편한 진실에 발끝이 닿을 때


심리학자 권우현:

“계속 같은 말 반복한다는 건, 외로움이 단단해졌다는 거예요. 루틴이 아니라 애원이에요.”


작가 마르코:

“아니, 그게 왜 애원이야? 그냥 패턴이라고. 효율적으로 감정 정리하는 방법일 뿐인데.”


철학자 문서연:

“‘효율’이라는 말 안에 감정이 눌려 있는 건 아닙니까? 당신은 루틴을, 감정의 감옥으로 만들었어요.”


인간관계 컨설턴트 정인하:

“...잠깐, 나도 그래. 나도 누군가한테 자꾸 같은 말 해. ‘잘 지내?’ ‘밥 먹었어?’ 같은 거. 그러면 그 사람이 살아 있다는 느낌이 나.”


환경학자 한정화 (씁쓸하게):

“우린 결국, 감정을 두 번 반복해서 확인하지 않으면

신뢰하지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거죠.”





3막: 주먹다짐 격돌


작가 마르코 (소리침):

“엄마!!!!!!!!!!! 두 번 외치면 내 감정도 두 번 정리돼!! 그게 뭐가 문제야!”


심리학자 권우현:

“그건 중독이에요! 감정 방출의 패턴화는, 진짜 소통을 막아요!”


철학자 문서연 (책 던짐):

“소리는 있었지만, 해석은 없었어! 엄마는 듣지만, 당신은 설명하지 않아!!”


인간관계 컨설턴트 정인하 (오열):

“그게 왜 문제야?! 설명하면 더 아파! 그럼 엄마가 걱정하잖아!!”


환경학자 한정화 (조용히):

“이건 에코야. 되돌아오는 감정의 메아리… 어쩌면 우린, 자기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은 거야.”





4막: 어설픈 진정 시도


작가 마르코 (한숨 쉬며):

“...그냥... 익숙해서 그래요. 다른 누구보다도, 그 이름을 두 번 부르는 게 익숙해서.”


인간관계 컨설턴트 정인하:

“솔직히, 그 두 글자 말고는 어쩔 줄을 몰라요. 그 이름 부르면 그냥... 조금 나아져요.”


심리학자 권우현:

“이해받고 싶어서 그랬던 건데, 나도 몰랐어요. 그 두 번의 외침이 내 마음의 구조였다는 거.”


철학자 문서연:

“결국 우리는, 아무리 말을 쏟아도

누군가 한 명의 웃음으로

모든 걸 정리하고 싶어하는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나는 ‘엄마’를 부르면
‘들리지 않는 내 감정’이 살아난다."






사진찍을려고하니 가버린 길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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