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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7 담담댄스 : 삶의 농도를 글로 증류한다.

by 해이






스포츠의 기록보다 사람의 마음을 먼저 읽어내는 작가,
화려한 장면보다 그 뒤에서 움직이는 의지를 포착하는 사람.
분노도, 감탄도, 열등감도 모두 글의 연료로 바꿔내는 신비란 힘을 지닌 사람.
재미와 의미 사이를 가볍게 뛰어넘으며 삶의 맥락을 섬세하게 건져 올리는 목소리.
오늘, 그런 글을 쓰는 한 사람, 담담댄스 작가를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담담댄스 작가님.

인사와 함께 필명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담담댄스라고 합니다. 본명은 따로 있지만, 가끔 쓰는 회사 이야기에 제한을 두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시원하게 욕지거리 ㅋㅋ) 필명을 썼습니다. 예전에 브런치 생활을 한 적이 있었고, 그때 필명은 일상다반사였어요. '우리네 삶이 밥 먹고 차 마시는 일이 다'라는 다섯 글자가 제 마음을 어찌나 움직였던지. 다만 그땐 좀 더 다른 이들을 의식하고 글을 썼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자의식은 넘쳐나고 숫자에 집착하게 되더라고요. 지쳐서 홀연히 떠났습니다.


하지만 브런치 특유의 느슨한 연대가 몹시 그립더군요. 멀티미디어 속성을 지닌 제 희한한 글들을 잘 담아줄 그릇 같은 플랫폼이 여기밖에 없었고요. 결국 '쓰고 싶다'는 탕아의 귀환이랄까요. 다시금 일상다반사가 될 수 없기에, 고민하다가 문득 '던던댄스'라는 오마이걸의 노래를 듣고 영감을 얻었습니다. 과한 감정을 경계하고 담백함을 지향하지만, 끼부리는 것을 멈출 수 없는 제 취향에 딱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화려한 글감들을 최대한 담담한 문장에 가둬두려 투쟁하며 글을 씁니다.




CHAPTER 1. 관찰의 시작 - 글이 태어나는 자리


1. 스포츠를 다룰 때, 경기 자체보다 사람을 먼저 바라보는 시선이 인상적입니다.

글을 쓸 때 가장 먼저 포착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스포츠든, 노래든, 음악이든, 먹고사는 문제든 그 안에 섞여 들어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사람에 주목하는 것은 아니지만, 감동을 받거나 영감을 얻게 된 어떤 결과를 보면 그 결과를 만들어낸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고, 말하고, 움직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거기서 내가 배울만한 점은 없는지, 살면서 적용해 볼만한 부분은 없는지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내가 깨달은 바를 정확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적확한 언어를 골라 씁니다.


이걸 심플하게 '재미'와 '의미'라 부르고 싶어요. 재미를 느낄만한 사건, 경험, 생각을 포착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통찰이라 부를 수 있는 의미를 추출하는 일에 몰두합니다. 분야와 장르는 달라도 제 글에 꼭 남기고픈 두 가지입니다. 의미보다 재미를 추구하지만, 재미가 없다면 의미라도 남기고 싶습니다.


2. 당신이 글을 쓸 때 가장 먼저 반응하는 감정은 무엇인가요?


한 가지 감정으로, 어쩌면 감정만으로는 정의할 수 없겠습니다. 어떤 땐 감출 수 없는 분노가, 어떤 땐 열등감과 자괴감이, 또 어떤 땐 감정을 쏙 뺀 망상이 키보드 앞에 저를 앉힙니다. 그 모든 감정과 잡스런 생각들을 '쓰고 싶다'는 욕구와 결합시켜 봅니다. 제가 자부할 수 있는 다작의 비결이자 원동력이기도 한 듯합니다.


3. <승부>, <리바운드>, <트라이>처럼 비슷한 장르 안에서도 다름을 잡아내는데,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있나요?


사실 스포츠를 소재로 한 콘텐츠는 콘텐츠로 만들어 내는 과정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어떤 스포츠 경기의 결과는 가끔 '시나리오도 이렇게 쓰면 욕먹는다'고 할 만큼 그 어떤 극보다 극적인데요. 이걸 진짜 극으로 다시 옮기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덜어내고 어떤 부분을 지어내야 할지 창작자 입장에서 결정하는 게 어렵거든요.


그래서 스포츠를 소재 삼은 작품은 웬만해선 보려고 합니다. 대신 감상한 후에 소감을 남기는 일엔 기준을 둡니다. 이를테면 스포츠가 주는 극적인 요소는 최대한 배제하고, 그 승부에 임하는 등장인물들의 태도와 마인드, 전략과 전술에 집중한 작품이라면 뜻을 두지 않아도 절로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 올라갑니다.


이 과정에서 굳이 경쟁구도를 만들어 갈등을 유발하거나 맥락에 어울리지 않는 로맨스가 있다면 이 작품들을 굳이 리뷰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선악, 니 편 내 편이 없이 저마다의 입장과 관점에서 최선을 다한 스포츠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4. 스포츠에서 기록보다 맥락과 감정을 중요한 축으로 삼는 이유가 있을까요?


예를 들면 제가 리뷰했던 영화 「퍼펙트 게임」의 경우, 실제로 퍼펙트 게임이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올드 야구팬이라면 최동원과 선동열의 15회 승부는 그 어떤 퍼펙트 게임보다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죠. 그 감동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제목을 왜 '퍼펙트 게임'이라 붙였을까 생각해 보는 겁니다.


이 경기는 패자가 없다. 팀의 승리를 위해 200개가 넘는 공을 던지고도 마운드에 오르는 선발투수, 1점을 뽑기도 어려운 상대 팀의 에이스에게 무려 2점씩을 뽑아낸, 그리고 더는 점수를 내주지 않으려 몸을 날린 야수들. 어쩌면 완벽한 경기는 흠이 없는 경기가 아니라, 때로는 실수도, 실패도 하지만 결국 팀으로서 누구도 지지 않았던 경기가 아닐까. 두 팀 모두 이기지는 못했지만 이겨낸, 그런 경기야 말로 실로 완벽하다 말할 수 있지 않은가.


스포츠, 특히 프로스포츠의 의미는 기록에도 있지만, 그 경기를 지켜본 팬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남겼다는 점에서 훨씬 큽니다. 기록을 남기는 것보다 당장의 승부에 몰입하는 선수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본 팬들의 뇌리에 남은 장면들. 누군가는 그 경험을 즐기고 말겠지만, 어떤 이에게는 평생의 감동으로 지니고 살아가기도 하니까요. 그런 순간들을 짚어주는 것만으로도 훨씬 재밌고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5. 당신의 글엔 종종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공헌이 강조됩니다.

그 시선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요?


살면서 깨달은 몇 가지 중요한 가치 중에 공교롭게 ㄱㅅ으로 시작하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고생, 겸손, 감사인데요.


내가 직접 고생해 보지 않고는 그 어떤 것도 온전한 내 것이 될 수 없고, 나만 고생한다고 일이 되지 않음을 깨달았기에 겸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의 고생을 참아주고 응원해 준 이에게 감사하지 않고는 일의 마침표를 찍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한 챕터를 완성해야 다음 챕터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인간이라고 믿습니다.


그런 과정들이 제가 좋아하는 단어, '메타인지'로 귀결됩니다. 나의 성취에 영향을 준 사람들, 사물들, 셋복까지 다 알 순 없겠죠.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른다는 것만큼은 알아야 한다 생각하며 끊임없이 나와 주변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제 글에서 그게 보였다면 제가 그렇게 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스포츠든 음악이든, 그는 언제나 사람이 만든 결과를 먼저 바라본다.

결과 뒤에 숨은 마음, 준비의 태도, 움직임의 의미를 읽어내는 사람이기도 하다.

재미에서 시작해 의미로 도착하는 글을 쓰며, 감정(분노·열등감·망상까지도) 기꺼이 글의 연료로 삼는다.

극적인 장면보다 그 장면을 만들어낸 태도와 맥락에 더 큰 가치를 두고,

보이는 주인공보다 보이지 않는 공헌을 기록하려는 겸손한 관찰자로 서 있다.


▶요약 한 줄

결과보다 사람, 기록보다 맥락을 읽어내는 작가의 시작점이다.

▶ 느낌 한 줄

그의 글은 누군가의 땀과 마음이 스친 자리 위에서 비로소 태어난다.





CHAPTER 2. 장면을 읽는 방식 - 담담댄스만의 감각과 선택


6. 비인기 종목을 다룬 작품에서 특히 매력을 느끼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반골기질이 있나 봅니다. 그리고 인기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들보다는 좀 더 스스로의 성취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종목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어 그렇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비인기 종목에서 두드러지면 더욱 임팩트가 있기도 합니다. 마치 안세영 선수처럼요.



7. 리뷰하실 때 가장 조심하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평가의 정도를 어떻게 유지하시는지 궁금해요.


그 콘텐츠에 등장하는 인물뿐만 아니라, 그 콘텐츠에 관계한 인물 모두가 불편하거나 해가 될만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자 합니다. 작품이 좋고 싫고는 어디까지나 제 개인의 견해이기 때문에, 호불호에 대한 것을 강요하지 않으려는 글투라든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에 대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지는 않을까 짐작해 본다는 식이죠.


그런데 이런 부분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비평의 촉이 무뎌질 수도 있겠더라고요. 결국 비평은 비판적인 요소를 포함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이럴 때는 익명 뒤에 숨어서 관망하려는 의지도 있지만 ㅋㅋㅋㅋ 이름을 걸고 쓰더라도 할 말은 해야겠죠? 앞서 말했던 '의미'. 제가 엄청나게 영향력 있는 사람도, 제 글이 그런 것도 아니지만 소수의 독자들이라도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해 볼 수 있는 여지나 단초를 마련해 주고 싶습니다.


요컨대 할 말은 하되, 오해할 수 있거나 관계자가 상처받을 수 있는 부분들까지 언급하려 합니다.


8. 대중문화 텍스트를 섬세하게 해부하는 능력은 어디에서 길러졌나요?

독서, 경험, 관찰 중 어떤 비중이 크나요?


확실히 독서는 아닌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브런치 작가치고는 독서량이 미미, 극미합니다. 저는 경험과 관찰의 비중이 큰 것 같아요. 기저에는 취향과 관심이 있고요.


저는 사실 텍스트보다는 비디오에 길들여진 삶을 살았습니다. (아마 요즘의 부모들이 어린 시절의 저를 본다면 놀라 자빠졌을 겁니다.) 소통이 가능하고 소통을 했다는 기억이 남아있는 시점이 한 여섯 살 때부터라고 한다면 그때부터 저는 화면조정시간부터 자정 넘어 애국가 나올 때까지 볼 수 있는 모든 TV 프로그램을 다 봤던 것 같아요.


그런 영향인지 저는 텍스트로 보이지 않는 맥락(Context)에 집중하고 집착하는 편이에요. 보통 드라마를 보면 대사 이외의 지문, 표정, 오브제로도 진의를 전달하곤 하잖아요. 그런 맥락을 살피다 나이가 들어 열독량이 늘어나면서부터 진정한 텍스트 사이의 컨텍스트까지 관심을 두게 되었고요.


트렌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늘 <가요 TOP 10>이나 수많은 라디오 프로그램을 섭렵하며 최신의 유행가를 몸에 익히고 뽐내는 것을 좋아했던 유년시절의 경험 덕에 트렌드에 대한 집착도 엄청납니다. 본의 아니게 영포티가 되었지만, 여전히 저는 멜론 Top 100 차트를 매주 확인하고요. 일부 극단적인 커뮤니티를 제외하고 다양한 세대와 성별의 정체성이 담긴 커뮤니티 게시글도 데일리로 체크하려는 편이고요.


9. 서로 다른 방향의 인물을 병치할 때 가장 흥미로운 순간은 언제인가요?


성향이 다른 사람이 같은 결론이나 높은 성취에 도달했을 때, 저마다 어떤 전략과 의지로 다다랐는지를 모두 살펴보고 싶고요. 거기서 나의 성향에 따라 어떤 방법론과 마인드셋을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는지 호기심도 생깁니다.


나아가 다른 성향의 인물이라도 높은 수준의 성취 내지는 성공에 이르렀다면 교집합 원소가 한 두개쯤은 있지 않을까 보는 것이죠.


이를테면 <승부>의 조훈현과 이창호는 서로의 장점을 빨아들여 스스로를 변증법적으로 발전시켰고, 지드래곤과 박재범은 ‘힙합’이라는 취향과 지향점이 같았지만 지디는 이걸 K-POP 산업의 테두리 안에서 갈고 닦아 최첨단에 이르렀고, 박재범은 언더그라운드로 스스로를 내던져 힙합이라는 장르를 K-POP의 울타리로 편입시켰고요.


이런 이야기를 다 짚어주면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10. 음악을 분석할 때 창법이나 목소리의 시간성을 언급하시는데,

목소리에서 가장 먼저 읽어내는 감정은 무엇인가요?


음악 이야기를 쓸 때 가장 조심스러워하는 것은 그 어느 영역보다 취향을 많이 타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제 취향을 독자들에게 납득시키는 것이 어렵습니다. 솔직히 납득이 목표라기보다는 공감 내지는 그냥 이런 감상도 있다는 걸 알리는 게 목표고요. 그래도 최대한 공감대를 만들어 보려고 제가 아는 음악적 지식을 총동원해 씁니다.


가수의 보컬이라면 음역대보다는 톤에 집중해서 듣는 편인데요. 이 톤은 타고나는 부분이라 부럽기도 하고,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들어요. 음을 부를 때는 물론이고 부르지 않을 때 숨을 어떻게 쓰는지, 멜로디의 전개와 가사의 해석을 어떻게 하고 노래에 임하는지를 유심히 듣고요. 그렇게 많이 듣다 보면 저만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은 되는 것 같습니다.


목소리에서 어떤 감정을 읽어 내려가지는 않고요. 부르는 이의 역량과 해석이 마음에 닿을 때 공명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땐 글감이 막 솟아나고요.







담담댄스는 언제나 중심부보다 변두리를 먼저 본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보다, 비인기 종목에서 묵묵히 자기 성취를 쌓는 사람들에게 더 마음이 기운다.
비평을 하면서도 상처를 남기지 않으려는 절도를 지키고,
텍스트가 말하지 않는 지문·표정·오브제 속 맥락을 집요하게 읽어내는 감각을 갖고 있다.
서로 다른 성향의 인물들이 같은 성공에 도달하는 순간을 비교하며
그 교집합에서 삶의 전략과 의미를 찾아내는 사람.

그리고 음악조차 감정이 아니라 '톤과 해석의 공명'으로 받아들이는,
섬세한 관찰자로서의 본능이 그의 글을 이끈다.


▶ 요약 한 문장

겉보다 속을, 기록보다 맥락을, 말보다 결을 읽어내는 사람이 바로 담담댄스다.

▶ 느낌 한 줄

그의 문장은 장면의 표면이 아니라, 장면이 말하지 못한 것들을 기록한다.





CHAPTER 3. 글의 리듬 - 해석, 감정, 분석의 흐름


11. 리뷰 글을 쓸 때, 감정 → 분석인지 / 분석 → 감정인지,

당신은 어떤 흐름을 따라가나요?


어떤 감정이 들면 그 감정을 해석하기 위한 언어를 찾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얼마 전에 봤던 「다 이루어질 지니」의 경우, 분명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 대한 내 기대치라는 것이 있는데, 이게 자꾸 충족이 안되고 묘하게 어긋나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렇다면 왜 그럴까. 왜 전작에서는 진한 페이소스와 카타르시스를 느꼈는데 이 작품에선 그만큼 몰입이 안될까.


곰곰이 고민해 보고 최대한 정확한 단어를 끄집어 내 설명하고자 합니다. 고민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정답은 아니겠지만 나름의 해답이 나오더라고요. 그 해답지를 이곳에 풀어놓으면 많지는 않아도 같은 오답을 낸 분들이 오답노트를 본 것처럼 공감해 주거든요? 저는 그 순간이 몹시 짜릿해요.



12. 당신의 글은 공격적이지 않으면서도 날카롭습니다.

이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고 있나요?


내용적으로는 '나'에 집중합니다. 아무리 파고들어도 괜찮다며 허락받은 유일한 사람이 바로 '나'이니까요. 제 글과 문장이 날카로웠다면 그건 정확함에 대한 집착 때문일 겁니다. 제가 글쓰기에서 최고로 꼽는 분이 바로 문학평론가 신형철 님인데요. 정확함 뒤에 다정함이 배어 있는 그런 문장들을 보며 그분처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분의 저서에서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표현을 남겨둡니다.


정확한 문장을 찾을 것. 건축에 적합한 자재를 찾듯이, 문장은 쓰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다. 특정한 인식을 가감 없이 실어 나르는 단 하나의 문장이 있다는 플로베르적인 가정을 나는 믿는다. 그런 문장은 한번 쓰이면 다른 문장으로 대체될 수 없다. ㅡ 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中


하나의 문장은 유일한 사실, 인식, 견해만 나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최대한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쓰기 위해 문장의 중심이 되는 체언과 용언뿐만 아니라 어미와 조사에까지 공을 들입니다. 이런 노력이 날카로움으로 보였기를 바랍니다.


내용을 감싸는 형식 면에서는 앞서 말했듯 독자와 관계자를 염두에 두고 씁니다. 소수라도 누군가에게는 닿을 텐데, 때로는 찔리는 사람도 있을 테니 최대한 상처받는 이가 없는 주장을 펼치려고 노력하며 설사 누군가를 지적하는 글이라면 지적의 대상이 확산되거나 왜곡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13. 과거의 노래나 과거 경기 장면에서 지금의 감정을 끌어내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시간을 다시 여는 당신만의 방법이 있나요?


특별한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확실히 나이를 먹어갈수록 이런 능력들은 퇴화되지 않고 진화하는 것 같아요. 당연한 얘기겠지만 시간의 흐름이 담보하는 레퍼런스의 총량은 우상향하니까요. 특히 어른이 되어 회사를 다니면서, 가정을 꾸려가면서 맞닥뜨리는 갈등의 순간, 고민의 지점에서 많이 떠올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예술이나 스포츠의 영역은 보통의 사람들보다 훨씬 예민하고, 악착같은 사람들이 일궈낸 성취들이 있고, 그 성취를 위해 가졌던 태도, 마인드셋, 정무적인 판단들을 대입해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예민하고 악착같은 사람들이 겪었던 시간은 보통 사람들의 시간보다 훨씬 농축되었을 거라 믿고요. 그 농축액을 몇 방울만 떨어뜨려 희석해도 보통의 세계에서는 얼추 비슷한 맛이 나오니까요.


14. 스포츠 드라마·영화가 현실을 비춘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선악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고, 입체적인 인물들을 다룰 때 더욱 현실감이 넘칩니다. 저 사람이 왜 저렇게 모질게 구는지, 알고 봤더니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나 아픔이 있었고, 그것이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작품들이 기억에 남아요.


예전 기억을 떠올려 보자면, 모든 언론이나 호사가들이 아사다 마오를 악역으로 상정하고 묘사했지만, 그녀 역시 그저 자신과 나라를 대표해 최선을 다했던 김연아의 라이벌이었던 것뿐이잖아요. 이걸 스포츠 콘텐츠에 대입시킨다면 ‘하니’의 라이벌 '나애리'는 나쁜 기집애가 아니라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열심히 훈련하고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상대일 뿐이죠.


현실에서 더욱 그렇죠. 정말 순수하게 나쁜 사람은 잘 없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거나 잘못된 일들을 모른 척 넘어가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지만, 각자 사정이 있고 정도의 차이도 있습니다. 인간의 본질, 본성은 '내로남불'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가끔은 내 탓도 해보고, 남의 덕이라고도 생각해 보는 이들이 등장하는 작품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15. 실패 서사를 다룰 때 남다른 애착을 보이는데,

실패한 인물에게서 어떤 힘을 느끼시나요?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공보다는 실패의 경험이 많을 거라 짐작합니다. 제 성향이 성공 사례만 보고 경주마처럼 좇아가는 것보다 실패한 사례에서 그 실패자의 마음을 돌보고, 혹여 극복했다면 그 과정에 주목하는 쪽에 가깝더라고요. 그리고 성공한 사람도 드러나지 않은 소소한 실패의 과정들이 있을 거라 믿기 때문에 실패에 더욱 애착을 보이는 듯합니다.



담담댄스의 글은 감정에서 출발해, 해석으로 건너가고, 다시 감정으로 돌아오는 패턴을 갖고 있다.
불편함의 이유를 끝까지 따라가며 단어를 찾고, 그 단어들이 어떤 이의 오답노트가 되는 순간을 가장 사랑한다.
이 날카로움은 타인을 향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에게만 칼끝을 들이대며, 정확한 문장을 찾기 위해 어미와 조사까지 깎아낸다.
또한 예술과 스포츠의 농축된 시간을 현재의 삶에 대입하며, 시간의 문을 다시 여는 사람이다.
성공보다 실패를 먼저 바라보는 이유도, 그 실패 안에 인간의 더 깊은 고민, 버티기, 회복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 요약 한 문장

감정에서 출발해 정확함으로 도착하는 글. 담담댄스는 해석과 사유의 몸짓으로 문장을 만든다.

▶ 느낌 한 줄

그의 문장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작은 틈에서, 가장 인간적인 진실을 끌어올린다.




CHAPTER 4. 작가의 정체성 -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


16. 비평가가 아닌 관찰자 같은 위치에 스스로를 두는 것처럼 보이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정체성은 어떤가요?


비평을 위해 필요한 것 중에는 감수성이나 감각, 촉 같이 타고나는 영역도 있지만 그것보다 반드시 콘텐츠나 문화, 예술에 대한 공부나 기초 학습이 선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 공부가 선행돼야 일종의 직업으로서의 '평론가' 자격이 부여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공부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이것저것 막 끄적일 뿐이죠.


저는 현재 취향인(人)에 불과하지만, 글을 쓰면서 취향가(家)로 진화하고 싶습니다.



17. 지금까지 리뷰한 작품들 중,

'이건 더 확장해보고 싶다'고 느낀 장면이나 캐릭터가 있나요?


없습니다. 있었다면 글을 발행하지 않았을 겁니다 ㅎㅎㅎㅎ (인터뷰하다 지쳐서 짧게 대답하는 거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


사실 저는 제 글을 발행하고도 몇십 번씩 읽어보거든요. 아주 조금씩 티 안 나게 고치기도 하고요. 지금 웬만한 리뷰는 그 과정이 완성된 결과물이기 때문에 그만하고 싶습니다. ㅋㅋㅋㅋㅋ


18. 창작자로서 글을 쓸 때 가장 큰 영감은 어디에서 오나요?

경기장, 음악, 일상 중 무엇이 가장 크게 작용하나요?


'사유하는 나', '특별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나'로부터 영감을 얻습니다. 제가 종종 '낯설게 하기'를 얘기하는데요. 의미를 두지 않을 만한 평범한 일상이더라도, 평소에 즐겨 들었던 노래라 할지라도 갑자기 한 번 비틀어 봅니다.


한 번은 무더위에 지쳐 퇴근하는 길에 지하철 에어컨을 꺼달라고 민원을 넣는 분을 떠올리며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최초의 동기는 분노였겠지만, 저 사람이 왜 저럴까, 저런 이야기를 다 받아주는 것이 진짜 옳은 일일까. 이런 쓸데없는 사유를 하다 보면 글이 한 편 뚝딱 나옵니다. (늘상 있는 일은 아닙니다)


어떤 노래를 듣다가도 공교롭게 제 마음이 향한 곡들이 작사가 박주연의 작품이라면, 어떻게 저런 노랫말을 쓸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런 쓸모없는 생각들이 영감이 되죠. 그리고 대체로 쓸모없는 얘기들이 재밌습니다 ㅋㅋ



19. 당신의 글은 "스포츠는 결국 사람 이야기"라는 전제를 두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데, 이 관점은 언제 자리 잡았나요?


제 브런치에 특별한 방향성이나 장르가 없는 것은 직장인들이 평소에 떠는 수다 같은 채널을 지향했기 때문입니다. 제 의견이 직장인들의 보편적이고 평균적인 이야기가 되길 바라며 넓고 얕게 써 왔습니다.


스포츠도 그런 관점으로 접근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가 회사에서 밥먹으면서 하는 손흥민 이야기, 김도영 이야기. 여기에 좀 더 있어 보이려 숫자와 자신만의 해석을 끌어들여 이유를 찾아보기도 하고, 문제나 난관에 봉착할 때 비슷한 양상의 경기에서 어떤 전략을 통해 해결했는지, 선수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했는지 떠올려 보기도 하는 식이죠. 스포츠를 단순히 감상하지 않고 이렇게 풀어쓴 것은 아마 직장인이 되면서부터가 아닐까 싶네요.


20. 대중문화 리뷰를 쓸 때 가장 바라는 독자의 반응은 어떤 모습인가요?


이전에 제 글은 라이킷보다 댓글이 많아서 좋다고 얘기한 바 있습니다. 제 글에 '아, 그렇구나~'를 넘어 '그것도 맞는데 이런 것도 있다'든지 '그렇게 생각한 건 이런 이유도 있을 거'라든지 '네 생각 좀 신선하네' 같은 부가적인 반응들이 있으면 좋겠고, 그럴 때 몹시 ‘기부니가 조크든요’


대중문화는 결국 '대중'들이 향유하는 것이니 다양한 대중들의 의견이 쌓이면 그건 또 그것 나름대로 하나의 콘텐츠가 되지 않겠어요?



담담댄스는 자신을 비평가라 부르지 않는다.
배운 적 없는 '취향인'에서 출발했지만,
글을 쓰며 점점 '취향가'로 진화해 가는 중이다.

영감은 경기장이나 음악보다 사유하는 자기 자신에게서 오고,
평범한 순간도 한 번 비틀면 글이 된다고 믿는다.

스포츠를 사람 이야기로 읽는 관점은
"대중문화는 결국 대중이 만든다"는 그의 태도와 맞닿아 있고,
그가 가장 바라는 건 '좋아요'보다 대화가 이어지는 댓글이다.


▶ 요약 한 문장

관찰과 사유로 세계를 읽어내는, 취향에서 출발한 작가.

▶ 느낌 한 줄

담담하게 보지만, 누구보다 깊게 파는 사람.





CHAPTER 5. 다음 장면을 향해 - 앞으로의 담담댄스


21. 앞으로 다루고 싶은 종목이나 분야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 선택의 이유도 궁금합니다.


사실 스포츠는 다른 글감에 비해 제한적이라 많이 다룬 소재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이런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잘 없어서 좀 특별하게 보였을 것 같습니다. 지금 준비 중인 게 살짝 있긴 한데요. ㅂㄱ? 여기까지입니다 ㅎㅎ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좋아하는 걸 쓰려고 하는데 마침 쓸 거리가 생겨서요.


무엇보다 저는 소재가 어떻든, 진짜 미치도록 웃긴 글 한 편 써보고 싶습니다. 회사 동료들하고 얘기를 나누다 보면요 사실에 기반한 망상보다 망상에 기반한 망상이 재밌거든요. 예를 들면 '니가 팀장 되면 어떻게 할래?', '코인 대박 나면 뭐 하고 싶어?', '차은우 같이 생기면 어떻게 살래?' 이런 망상에 기반한 망상들을 글로 한 번 풀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마봉 드 포레 작가님께 양해를 구하긴 했는데 「메타 오피스 클럽」도 제가 첫 화를 쓴 만큼, 저만의 이야기로 연재해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이건 몹시 큰 결심과 준비를 해야 하는 작업이라 당장 시작할 순 없겠지만, 새해가 되면 꼭 저만의 2화는 무조건 써보려고 합니다.



22. 당신의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한 문장이 있다면요?


제가 쓴 명문장들이 수두룩빽빽하지만 ㅋㅋㅋㅋ 오늘 콘텐츠가 인터뷰인 만큼 멋진 인터뷰어를 조망했던 글에 남긴 문장을 가져와 봅니다.


"우문현답은 있어도, 현문우답은 없다."

상대방에게 던질 수 있는 좋은 질문 하나를 만들기 위한 섬세하고도 치열한 고민이 곧, 만남의 질과 사귐의 깊이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이 문장은 해이 작가님께 바치는 헌사이기도 합니다.)



23. 마지막으로, '글을 쓴다는 행위'가 지금의 당신에게 가진 의미는 무엇인가요?


제가 현시점, 현상황에서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발산'의 행위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덜어내는 과정이 수반돼야 하는 '수련' 행위이기도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저는 글을 빨리 쓰는 편인데요. 많은 영감과 스트레스를 후다다다닥 쏟아내며 쌓인 감정을 풀어내기에 그런가 봅니다. 그리고 초고를 열 번 이상 읽어가며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내고 말맛과 뉘앙스까지 다듬어 갑니다. 이 과정을 좀 더 성숙한 어른으로, 인정받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거듭나려는 수행의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쓰는 행위는 지극히 이기적인 행위입니다. 그렇게 나를 발견하고, 정리하고, 정의할 수 있어서 몹시 행복합니다.



담담댄스는 앞으로도 특정 종목보다는
'좋아하는 것'과 '웃기는 것'을 향해 움직일 생각이다.
스포츠보다 넓은 세계를 탐색하면서도,
언젠가 미친 듯 웃긴 글 한 편을 완성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또, 첫 화를 썼던 「메타 오피스 클럽」을
온전히 자신의 이야기로 다시 펼쳐보고 싶은 마음도 크다.
그에게 글쓰기는 발산이자 수행, 그리고 자기를 다듬는 시간.
쏟아내고 덜어내며 나를 재정의하는 과정 그 자체다.


▶ 요약 한 문장

좋아하는 걸 쓰고, 발산하며, 다시 다듬으며, 담담댄스는 다음 세계를 향해 걷는다.

▶ 요약 한 문장

헤매고 웃고 다시 쓰면서, 그는 자기만의 다음 세계를 스스로 발화시킨다.




CHAPTER 6. 담담댄스의 인연


24. 당신을 추천해주신 한이람 작가님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메인에서 봤나, 인기글에서 봤던가. 감각을 다룬 수많은 글을 봤지만 미각을 텍스트로 다룬 콘텐츠는 처음 봤습니다. 인간의 본능에 가장 맞닿아 있는 감각이 미각이라 믿는데요. 지극히 감각적인 영역의 단상을 상당히 논리적인 언어로 풀어내는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그렇게 단아하고 정제된 문장, 문장과 참 어울리는 프로필 사진, 댓글창을 닫아두는 호기(?)에서 이람 작가님의 결기 내지는 아우라를 보았습니다.


단번에 팬이 됐고, 댓글창을 열어둔 글에 주접을 떨면서 팬심을 보였는데요. 글쎄 이 분이 제 글도 읽어주고 괜찮았다고 댓글까지 남겨주는 거 아니겠어요? 몹시 황홀했어요. 그리고 심지어 지금 인터뷰이로 추천까지 해주는 인연이 되었습니다. 느슨하지만 단단한 인연으로, 글벗으로 나아가게 돼 몹시 즐겁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이람 작가님의 요즘 글을 보면 인연의 즐거움을 알아가며, 소통의 변증법적 확장에 재미를 붙인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작가 한이람을 너머, 인간 한이람을 보여주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즐겁습니다.


브런치도, 월루도 우리 오래오래 해먹어요.



25. 당신만 알고 싶었던 작가님을 한 분 소개해주세요.


단연 박애주 작가님을 꼽습니다.



26. 위 작가님을 소개해주신 이유가 있다면요?


우리가 얘기를 하거나, 글을 쓰며 가장 몰입감이 높을 때는 '좋아하는 것'을 다룰 때 아닐는지요. 저는 대중음악을 좋아하고 때로는 업으로 삼은 적도 있지만서도 결코 누군가의 팬덤이었던 적이 없는데요.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의미에서의 취향의 끝판왕이 바로 덕후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아이돌이요.


그런데 단순히 아이돌 덕후라고 하기엔 좀 남달랐거든요. 그리고 애주 작가님의 최근작 <그대가 나를 아름답게 하네요>를 읽으면서 제가 애주 작가님의 팬이 되었습니다. 무언가를 심히 좋아하는 사람이 그 대상에 어떻게 사려 깊게 접근하며, 삶과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내는지, 그러면서 그런 취향이 인간 박애주를 어떻게 매력적으로 만들어 나가는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애주 작가님 본캐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팬이 되었어요.


무언가를 심히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분명히 재밌을 겁니다. 그리고 애주 작가님은 글 자체를 잘 씁니다. 열정과 냉정, 감성과 논리가 자연스레 엉켜든 애주 작가님의 문장, 제가 몹시 좋아합니다.



27. 추천해주신 작가님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작가님은 그저 덕후일 뿐이라고 했지만, 제가 브런치에서 만난 분 중에 작가님 만한 덕후는 못 봤습니다. 무언 가를 깊게, 다정하게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닿을 거라 확신합니다.

쫄지 마세요! 작가님만큼이나 살뜰한 인터뷰어가 알아서 이끌어 주실 겁니다 :)




담담댄스에게 '인연'이란?

느슨하게 시작해도, 서로를 더 깊이 바라보게 만드는 따뜻한 연결이다.

문장 하나에 반해 마음을 건네고, 그 마음을 다시 돌려받으며 이어지는 대화.
취향이 닿고, 감각이 닮아 '글벗'이라는 새로운 관계로 확장되는 흐름.

서로의 작업을 북돋우고, 서로의 문장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보이지 않는 손 같은 것.

담담댄스에게 인연은
거창한 운명이 아니라 말과 마음이 서로의 세계를 발견하는 아주 은근하고 단단한 힘이다.


담담댄스의 글은 언제나 "읽는 사람"을 향해 있다.
그는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짓는다고 믿는다.

말의 재료를 고르고, 문장의 온도를 맞추고, 어떤 이의 손에 닿았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생업의 한 형태처럼 말이다.


그의 글에는 늘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을 둘러싼 맥락과 감정, 그리고 아직 말해지지 않은 빈 칸이 있다.
담담댄스는 그 빈 칸에 성급히 의미를 덧씌우지 않는다. 대신 섬세한 관찰로 쌓고, 공감의 의미를 다지고, 읽는 이가 스스로 답을 발견하도록 여지를 남긴다.


그는 말한다.
"문장은 쓰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글은 완성된 형태라기보다
늘 조심스럽게 다듬어진 '지어 올린 집'에 가깝다.


독자는 그 집의 문을 열고 들어와 잠시 마음을 고른다.

담담댄스의 글은 그래서 누군가의 마음에 깊이 남는다.
지적이지만 폭력적이지 않고, 날카롭지만 차갑지 않다.
읽는 이가 다치지 않도록 끝부분을 살짝 둥글게 다듬은 칼날 같다.


그리고 지금, 그는 또 하나의 장면을 짓고 있다.
그 장면이 어떤 이야기로 완성될지 우리는 아직 모른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그가 짓는 글은,
그의 세계는,
언제나 사람을 향한다는 사실.


그러니 이제, 담담댄스의 다음 장면을 함께 기다려보자.
그가 지어 올릴 새로운 문장을 또다시 "찾아낼" 그 순간을.






어제 새벽, 인터뷰 글을 정리하다가 책상에 머리를 박은 채 졸아버려 업로드가 늦어졌습니다.
기다려주셨을 작가님들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각 작가님의 글을 읽고 인터뷰를 정리하는 데 시간이 훨씬 많이 들더라고요.
퀄리티가 떨어지는 글을 올리는 건 제 스스로도 도저히 용납이 안 돼서,
연재 주기를 2주 1회로 조정하려 합니다.

양해 부탁드리며,
대신 더 공들인 인터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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