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말보다 마음이 먼저 닿은 이야기 [완결]

작은 기쁨이 놓여 있는 곳, 마지막 이야기 (Epilogue.1)

by bluedragonK



그날은 조금 무료한 하루였다.


어디 특별히 갈 곳도 없고, 누구를 만날 예정도 없었다.

그저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어쩌면, 마음을 잠시 쉬게 해주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익숙한 거리 끝, 조용한 테라스가 있는 카페로

발길을 돌렸다.


스피커에선 잔잔한 팝이 흐르고,

정원처럼 초록이 감싸 안은 1층 테라스는

햇살을 머금고 고요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커피 향이 은근히 퍼지고,

나는 노트북을 앞에 두고 멍하니 창밖의 나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던 나에게,

옆자리에 앉은 노부부 중, 품위 있고 단정한 느낌의

할머니가 미소를 머금은 채 말을 건넸다.

"오늘 같은 날씨, 좋아하시죠?"

나는 고개를 들었고, 잠시 웃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짧은 순간이 괜히 따뜻했다.

그 말은 아주 짧았지만, 어쩐지 내 마음에 천천히

잠겨 들었다.

그 순간, 문득 떠올랐다.

말은 짧아도, 감정은 길게 남을 수 있다는 걸.

그리고,

말 한마디는 하루의 온기를 바꾸거나,

기억 속 어딘가를 조용히 건드릴 수 있다는 걸.

그 생각은, 나를

오래도록 쌓아두기만 했던 기억들로 이끌었다.


돌아보면,

나는 누군가의 작은 배려,

문득 떠오른 첫사랑의 장면,

그리고 문장 하나에서 시작된 이야기를

가슴 깊숙이 차곡차곡 쌓아두기만 했던 것 같다.

언제나 일상의 조각들을 담아내려 애쓰면서도,

어딘가엔 꼭 글을 완성해야 한다는 강박이 먼저였고,

그 일상의 감정들을 밖으로 꺼내는 걸 늘 미뤄왔던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책을 출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완성된 글이 아니라,

지금 이 감정처럼 온기를 담은 문장들을

조금씩 꺼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작은 기쁨이 놓여 있는 곳 – 4편》을

그날의 그 말 한마디를 떠올리며,

겹겹이 쌓아두었던 일상의 작은 기쁨이 놓여 있는

글로 다시 써 내려갔다.

아직도 서툰 글이지만,

그럼에도 따뜻하게 응원해 주신 많은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작은 기쁨이 놓여 있는 곳 – 4편》은

여기서 아쉽지만 내가 준비한 연재를 마무리하려 한다.

작은 기록이지만,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기쁨 한 조각이 되어주길 바라며.

그리고 그 조각 하나가,

언젠가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로

피어날 수 있기를.


Epi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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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