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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암 수술

by Mirmamang

마지막 항암이 끝나면 새로운 세상의 문이 열릴 줄 알았다.

내 몸의 암세포는 다 사라지고, 머리카락도 금방 자라고, 생활의 활력도 금방 찾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를 기다리고 있던 건 익숙해진 부작용과 항암 3주 후 예정된 수술뿐이었다.


3주 후로 수술일정이 잡혔고,

내 암세포는 완전관해*가 되지 않았고 수술로 2cm 정도의 암세포를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완전관해(Complete Remission)

질병의 완치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임상적으로 병변이 모두 사라지고 새로운 암세포가 확인되지 않는 것


인생 첫 암 수술 입원일


나는 그렇게 트렌디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어느덧 누구보다 '트렌디하게' 암에 걸렸고, 6번의 항암을 마쳤으며, 이제 수술이라는 다음 단계를 앞두고 있었다.


항암 입원은 1박 2일이었지만, 수술은 며칠이 걸릴지 알 수 없어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익숙해진 입원 수속을 마치고,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나니 누가 봐도 '환자'의 모습이 되었다. 강북삼성병원 B병동 6층 간호사님들은 여전히 너무나 친절했고, 그들의 따뜻한 마음은 입원 때마다 나락에 떨어졌던 내 마음을 조금씩 끌어올려 주곤 했다.


잠시 후 성형외과 교수님이 오셔서 내일 있게 되는 수술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MRI 결과 부분절제 일 것 같지만, 개복을 하기 전까지는 100% 단정 지을 수 없기 때문에 전절제를 기준으로 미리 설명을 해주셨다. 전절제를 하게 될 경우 복원수술까지 같이 진행되기 때문에 가슴에 미리 선을 그었고, 수술시간은 외과수술 시간을 포함하여 총 4시간 이상 걸린다고 했다. 어느 정도 사이즈를 예상하고 있어도 수술실에서 사이즈를 재결정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사이즈를 준비해 두고 수술 후에는 피주머니를 달게 되며 움직임에 따른 염증 발생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서지브라와 팔고정 아대를 착용해야 한다고 했다. 1시간이 넘는 설명에 나는 내 현실이 아니라 드라마를 보는 듯한 묘한 감정이 들었고, 내 옆의 남편은 착잡함과 불편함에 많이 힘들어하는 느낌이었다.


수술당일,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충분히 걸어갈 수도 있었지만, 침대에 누워 수술실로 이동했다. 보이는 건 천장의 형광등뿐이라,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려 형광등의 개수를 세었다.


수술실 앞에서 남편은 “걱정 말고 잘 다녀와”라며 내게 힘을 주었고,
나는 희미하게 웃으며 “여기 있지 말고 병실 가거나 차라도 마시고 있어”라고 말하고 수술실 안으로 들어갔다. 의료진의 일사불란한 움직임, 삐삐 거리는 기계음, 강한 수술대 위의 조명들.

나는 간절히 기도했다.
전절제가 아닌, 부분절제로 모든 암세포가 제거되기를.

리고 마취제가 몸 안으로 퍼지며, 내 의식은 서서히 흐려져갔다.


"환자분, 소리 들려요? 수술 잘 끝나고 회복실입니다. 소리 들리면 대답하세요."


나는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를 따라 조금씩 정신을 차렸고,

"지금 몇 신가요?"라고 물었다.


간호사는 11시 10분이라고 대답했다.

10시가 조금 안 된 시각에 수술실에 들어갔으니, 1시간 남짓 걸린 셈이었다. 다행히 부분절제로 복원술까지 진행하지는 않았다는 생각에 다다르자 묘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잠시 후, 병실로 이동하기 위해 수술실을 나서자 남편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차라도 마시고 있으라고 했건만,

병실에 가서 편히 있는 것이 미안했다며 그 자리에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나도 모르게 한 줄기 눈물이 흘렀다.


이제... 정말 끝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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