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어때
그날도, 각자 ‘해야 할 일’을 하던 중이었다.
“엄마 나 오늘 힘들어. 숙제하기 싫은데,
오늘만 봐주면 안 돼? “
한창 밥을 하는 내게, 작은아이가 다가왔다.
“그래? 엄마도 오늘 일 때문에 피곤해서
다 싫고, 눕고 싶었는데! 좋아! 나도 밥 안 할래.
우리 각자 그냥 하고 싶은 일 하자! “
“안돼! 배고파~ 나 숙제할게, 엄마는 밥 해줘”
작은 어깨를 터덜거리며
방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이 참 귀엽다.
며칠 뒤, 등교준비로 분주한 아침
큰아이가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엄마 나 수행평가, 아는 문제 틀렸어~아까워”
“아는 걸 왜?”
“문제를 잘 못 읽었어, 사실 난 다 맞은 건데! “
“다 맞으면 정 없잖아. 하나 정도 틀려 줘야지~
그래도 다 아는 거라며! 잘했어”
하나 틀렸다고 웃으며 투덜대는 건 자랑인가.
듣고 있던 작은 아이가 말했다.
“엄마 난 네 개 틀렸어! 그래도 반은 넘게 맞은 거야! “
“그래? 반이나 넘게 맞았구나. 훌륭하다 우리아들!“
네 개 틀렸다고 웃으며 당당한 넌 자신감인 거니.
그날 저녁, “밥 먹자~“
일과를 마친 아이들이 식탁으로 모였다.
아침 수행평가 결과가 못내 아쉬운 큰아이가
다시금 얼굴에 미소를 띠며 투덜거린다.
이거, 자랑하는 거 맞다.
“하나 틀렸다고 너무 그러지 마. 나머지를 다 맞았잖아.
엄마도 국 끓이다 실수할 때 많거든.
짜면 물 더 넣고, 싱거우면 소금 더 넣고.
그렇게 고치고 고쳐서 맛있는 국이 되는거라구“
“아니야! 안 고쳐도 돼. 엄마는 요리사야 “
“그래? 오케이!
엄마가 나중에 실수해도 맛없다고 하지 말기 “
이유식도 못 만들던 내가 요리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