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롭지 않았다 다만 누군가 그것을 묻기 전까지는
#T-R-Δ41224-G
작성일: 20XX-12-24
저자: 박참치 (싸다귀 피격 7회, 사랑 실전 0승 2무 7패 1KO패)
적용 학제: 양자고독역학 × 감정붕괴이론 × 정서비선형시공간해석학
물리학은 우주를 설명한다. 하지만 외로움은 아직 그 언어로 정확히 기술되지 않았다. 본 논문은 고전역학이 아닌 양자역학적 모델을 통해 외로움의 상태를 해명하려는 시도다. 핵심 명제는 다음과 같다:
“고독은 관측되기 전까지는 외로움이 아니다.”
이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고독이 실재하는 감정이 아니라, ‘관측된 후의 감정 상태’라는 해석을 기반으로 한다.
1. 파동함수 Ψ(lonely) 정의
고독은 하나의 고정된 상태가 아닌 확률분포다.
Ψ(lonely)는 관측되기 전까지 ‘외롭다’와 ‘괜찮다’의 중첩상태에 존재한다.
하지만 누군가 묻는다. “너… 요즘 잘 지내?” 그 순간, 파동함수는 붕괴된다.
→ Ψ → ∣외롭다⟩ or ∣괜찮다⟩
2. 관측자 효과
가장 잔혹한 관측자는 연애 중임을 은근히 자랑하는 친구들이며,
가장 빈번한 관측자는 나 자신이다.
외로움은 자기관측에 의해 붕괴되는 자기회귀형 감정 상태다.
실험 조건
장소: 본인의 자취방 (야식 후 라면 국물 농도 0.37mol/L)
시간: 12월 24일 새벽 2시 42분, ‘나홀로집에’ 3회 반복시청 중 평정 상태
관측자: 본인 (데이트 중인 친구의 문자 수신 직후)
실험 관측
→ 감정은 관측과 해석에 따라 실재로 전환되며,
→ 고독은 관측자 없이 유지될 수 없는 자가붕괴형 감정파임이 확인됨.
1. 관측 없는 외로움은 존재하는가?
실제로, 혼자 있는 모든 순간이 외로움으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게임 중의 나: ∣몰입⟩ 상태
과제를 제출한 직후의 나: ∣쾌감⟩ 상태
치킨을 시켜 놓고 기다리는 나: ∣기대⟩ 상태
그러나 누군가 말한다:
“그렇게 혼자서 괜찮아?”
→ 그 질문이 바로 파동함수 붕괴의 순간이다.
2. 응용: 편향 관측자에 의한 일방 붕괴 현상
나는 지현이에게 고백을 했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 고백의 존재를 세계로부터 은폐당했다. 이는 파동함수를 일방향적으로 관측하고 즉시 상자 밖으로 도주한 행위다.
→ 결과: 나만 ∣외롭다⟩ 상태로 붕괴됨. 지현은 ∣관측자 없음⟩ 상태로 회귀
“나는 그녀를 관측했으나, 그녀를 측정할 수는 없었다.”
→ 이 불균형은 정신적 불확정성 원리로 귀결됨.
고독은 단지 혼자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혼자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는 순간 발생하는 양자적 감정현상이다. 외로움은 고정된 감정이 아니라, 나에게 말을 건 타인의 말투, 그 말의 타이밍,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뒤 혼자 돌아오는 방의 냄새로 결정된다.
“고독은 파괴적이지 않다.
다만 충분히 오래 지속되면, ‘혼자 있는 게 편하다’는 착각을 만든다.
그리고 그 시점부터는 아무도 들어올 수 없다.
문이 닫힌 게 아니라, 안에서 굳은 거다.”
— 박참치, 『관측자는 항상 나를 두고 떠났다』 중
Barrett, L. F. (2017). How emotions are made: The secret life of the brain. Houghton Mifflin Harcourt.
Bohr, N. (1928). The quantum postulate and the recent development of atomic theory. Nature, 121(3050), 580–590.
박참치 (20XX). 정신적 발기의 파동함수. 박참치 실험실 논문 시리즈.
양자역학 응용정서편집위원회 (20XX). 고독의 붕괴 — 존재하는 감정인가, 감지된 신호인가. 존재편출판사.
프랑스자수 (미출간). 너에게 말한 적 없는 감정의 스펙트럼.
관측자는 언제나 친구들이다.
문제는, 그들이 관측하러 오는 타이밍이 정확히 12월 24일이라는 점이다.
크리스마스이브의 고독은 실재하지 않는다.
다만, 너무 많은 관측자가 동시에 확인하려 들 때 실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