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을 것인가 남길 것인가 권력은 흔적 속에 있다
#T-R-Δ41106-G
실험일: 20XX-11-01 ~ 20XX-11-04
작성일: 20XX-11-06
저자: 박참치 (해체사회학 x 동물행동학 혼종 실험자)
적용 학제: 배설사회학 × 비교행동인지학 × 위계표상이론
본 논문은 인간 남성의 공공화장실 내 배설 및 손씻기 행태를 사회적 위계의 표지로 해석하며, 길고양이의 배변 행동 양상과의 구조적 평행성을 밝히고자 한다. 연구자는 20XX년 11월 중 나흘간, 모 대학교 중앙도서관 3층 남자 화장실에 노트북을 들고 매복하여 총 112명의 화장실 이용 행태를 비접촉 관찰하였다. ‘비접촉’이라는 원칙을 충실히 지킨 실험이었으나, “화장실 칸마다 들락거리며 급히 무언가를 기록하는 남자”라는 서술적 공포로 인해 4일 차에 한 학우에 의해 도서관 관리직원에게 신고되었으며, 실험은 도서관 직원의 인도 아래 종료되었다.
결론은 명확하다. 남자는 배설물로 말을 한다. 그리고 그 말은, 씻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남기고 가느냐에 달려 있다.
2.1. 야생에서의 흔적 은폐 전략
사회적 서열이 낮은 개체는 배설물을 깊이 묻음
서열이 높은 개체는 오히려 노출시켜 영역을 선언함
2.2. 지배와 회피의 상징 구조
묻음 = 타자 회피 + 생존 전략
노출 = 영역 점유 + 지배 선언
관찰 장소: 중앙도서관 3층 화장실
관찰 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4일간)
총 관찰 사례: 112건
3.1. 흔적 남기기 유형 분류
타입 A: 물을 내리지 않음 (총 9건)
타입 B: 흔적(배설물/휴지 등) 방치 (27건)
타입 C: 대변 후 세정 불이행 (18건)
타입 D: 손 미세정 or 물만 묻히고 나감 (34건)
타입 E: 손 씻고 휴지 닦고 정리하고 나감 (24건)
타입 F: 손소독제까지 사용하는 완전세정형 (단 2건)
3.2. 분석
타입 A ~ C: ‘우점자’ 혹은 ‘사회적 거리감 확보형’
타입 D: ‘위생 방어는 하지만 에너지 최소화 지향형’
타입 E ~ F: ‘사회적 시선 내면화형 + 서열하위자’
3.3. 특징적 사례
관찰 3일차 오후 1시 17분경, 한 남성 학우가 배설 후 휴지를 쓰지 않고 바지 채움. 손 미세정 후 거울 앞에서 머리를 정돈하며 미소. 연구자는 이를 “마킹 행동”으로 해석함.
→ 이 유사성은, 인간남성의 공공공간 내 배설이 여전히 원초적 사회 행동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사회적 권력은 드러내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본 연구는 다음의 공식을 제안한다:
P: 배설행위의 위계적 권력 점수
H: 흔적의 노출 정도 (배설물, 냄새, 잔여물 등)
C: 은폐 행위(물내림, 청결 처리 등)의 강도
σ: 행위자의 자기 인식 계수
ε: 환경적 요인 (혼잡도, 시간대 등)
공공화장실은 서열의 투명한 무대다. 배설은 생물학이지만, 흔적은 사회학이다. 묻는 자와 남기는 자 사이에서 우리는 누구인가?
박참치는 말한다:
“나는 씻는 편이지만,
씻는다는 이유로 이 서열 아래에 있다는 건 또 싫다.”
배설은 결국 권력의 언어다. 그것이 얼마나 은밀한가에 따라, 그 사람의 위계는 이미 정해져 있다.
Morris, D. (1967). The naked ape: A zoologist’s study of the human animal. McGraw-Hill.
Katz, S. (19XX). Toilet: Public Restrooms and the Politics of Sharing. Flush & Philosophy Press.
Newtum, I. (16XX). Principia: On the Motion of Fluids in Confined Spaces.Desmond Morris. The Naked Ape.
Thompson, G. (20XX). The Anthropology of Poop: Traces of Civilization. 뒤처리인류학연구소.
고양이행동연구소 (20XX). 똥 묻는 고양이와 묻지 않는 고양이. 변기위의철학자들.
박참치 (20XX). 흔적은 말한다 - 냄새로 읽는 대학 위계. 상위변기권연구회.
정민이 (20XX). 씻고 나오는 것도 사회적 감각이다. 사감연구 제2권. 퇴적학파출판그룹.
프랑스자수 (20XX). 공공공간과 흔적 은폐의 심리학. 무향출판사.
흔적을 남겼다고 해서, 네가 이 구역의 왕인 줄 아는가.
아니다.
넌 그냥 똥쟁이다.
— 플러시 한 번 없이 떠난 타입 A 9인의 위풍당당한 행보에 경례하며, 박참치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