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일기, 드디어 첫 번째 출간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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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의 책 <아줌마 리부트>가 출간되었다.
갓 지어낸 찐빵처럼 따끈한 책이다. 꿈꿔왔던 작가가 되다니, 정말이지 놀라운 날이다.
책을 한 번 꼭 끌어안고는 다시 한번 내 책을 살펴본다. <아줌마 리부트> 제목 아래에 내 이름(작가명)과 딸의 이름이 나란히 적혀있다. 하얀 겉표지에 알록달록 수채화빛 꽃그림에서 딸의 진한 마음내음이 난다. 딸과 함께 작업하던 잠 못 들던 밤들이 송이송이 매달려 있다. 돋보기를 치켜세우며 잔뜩 웅크려가지고 썼다 지웠다 번갈아가며 자판을 두들겨 댔던 날들이 모여있다. 딸의 작업실이 내 서재 옆이라 늘 잊지 않고 들러준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는 것처럼 믹스 커피 두 잔을 놓고, 서로의 작품에 대해 날 선 평이 오간다.
하얗고 작은 안개꽃 무더기 속에 오십오 송이 장미를 준비한 남편은 아침부터 자신이 더 긴장된다고 난리다. 나보다 더 호들갑을 떨면서 긴장한다. 그러면서도 할 건 다 한다. 출판사 문 앞에서 무릎 꿇고 축하라니 역시 레전드 로맨티시스트 남편, 말릴 수 없다. 할 수만 있다면야 남편의 이름은 과감하게 볼드체로, 글자크기도 최대한 키워서 감사의 글에 단단히 박아 넣고 싶었는데, 출판사의 만류도 그리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아내의 꿈 프로젝트를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오늘은 내 꿈이 이뤄진 날이야!' 하며 좋아라 하는데, 참 난 복 받은 아내라는 생각에 울컥하게 된다.
아들이야기 안 하면 서운하려나! 아들은 연애 중이다. 엄마보다 여자친구 잘 챙기는 아빠 닮은 아들이라 별 기대가 없었는데, 편집숍에서 어렵게 구했다면서 아기자기하게 포장한 선물꾸러미를 내민다. 아마도 여자친구가 골랐을 것 같다. 깨알 같은 글씨로 적은 예비 며느리의 응원메시지와 작가명 'E.JUN'이 새겨진 내가 늘 욕심내던 만년필이다. 작가에게 제 격인 선물센스, 만년필로 아이디어를 구상하며 다음 작품을 쓰는 모습이 순간 떠오른다.
02.
탁월한 글솜씨를 가진 것은 아니다. 평범하고 담백하지만 뱉지 않고는 답답하기에 또박또박 한 글자씩 적어 내려가다 보면 마음이 시원해진다. 정리가 된다. 때로는 내 글에 달린 빨간 공감 하트❤️ 하나가 글을 쓸 수 있게 했다. 한 명이라도 읽는 독자가 있다면 글을 쓰리라 했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사고방식인 거 아는데, 그렇게 무식하게 글을 썼다. 수요가 없는데 공급을 마구잡이로 하리라 오기를 부리며, 열정을 더하고, 고통을 더해 이런 책이 완성된 것이다.
다음 작품도 구상 중이다. 여러 후보들 중에 아티스트인 딸과 함께 그림묵상집을 내 볼까 한다. 20대부터 써 오던 <말씀 묵상>에 딸이 그림을 그려보면 어떨까? 난 딸의 이미 그려둔 그림들을 보면서 떠오르는 글을 써 주면..., 그런 '교환그림일기'랄까!!
딸이 노크를 한다.
'딸, 우리 교환 그림일기 써 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