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이라는 사회적 딱지

19화

by 희지

검정고시는 첫 시작부터 삐끗거렸다

쉽지가 않았다


아는 이모는 나에게 구몬을 권유했고

구몬을 하다가 이건 검정고시 공부가

아니라는 사실에 분노했었던 적도 있었다

그 이모의 의도는 날 도와주시고 싶으셨겠지만

당시 나는 굉장히 불안했고

알 수 없는 시험에 대한 공포가 어마어마했다

그래서 철없게 굴었다


아빠는 나에게 초졸에서 끝날 거냐라는

말을 한 적도 있었다

엄마 아빠도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몹시 두려워했다


엄청난 눈치를 봐야 했지만

결국 나는 모든 검정고시를 17살에 마쳤다


검정고시 시험에 대해 알려주는 이도

아무도 없었기에 더욱 두려웠다


거기다가 동생의 관심받으려고 하는 행동으로

인한 방해가 겹치기도 했다

일부러 음악을 크게 틀어놓거나

부모님에게 받지 못하는 관심을

나로부터 얻기 위해 노력해서 안쓰러웠지만

나는 밖에 나갈 수도 없었던 상태였고

방해만 되는 행동을 멈추지 않아 스트레스도 심했다

그래서 싸움도 더 자주 일어났다


혼자 공부하지 않았어도 되었었다

하지만 인강이 학원비보다 더 저렴했기에

밖에 나가지 못하는 핑계를

돈 문제로 돌려 집에서 공부했다


학교 밖 청소년 센터가 있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난 그 교실에 앉아 있을 수도 없었고

어울릴 수도 없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태였기에

시험장 밖에서 나눠주는 센터에 대한

안내장을 받아 읽고도 두려워

전화 한 번 해볼 생각조차 못 했다


시험장은 학교라는 장소였고

쉬는 시간만 되면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같이 학원을 다녔는지 서로서로 웃으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학생들도 있었다


시험장에서 나는 다시 학교에 다니는 것처럼

매우 불안한 상태였고

쉬는 시간에 연락할 곳이 없어서

동생에게 연락을 하니

방금 일어난 목소리로 귀찮고 짜증 난다는 듯이

짜증을 내며 전화를 끊었다


나는 쉬는 시간만 되면 불안에 떨며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계단을 왔다 갔다 거리며

시험을 겨우 마쳤다


점수는 생각보다 꽤 잘 나왔다

하기 전까진 불안했다

그만큼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우여곡절 끝에 시험에 합격했다


하지만 첫 중졸 검정고시를 치르고

점수를 보자 안심하게 되었다

하루에 6시간씩 공부에 매진했던

4개월의 시간이 시험이 끝나자

그동안의 고생이 모두 잊힐 만큼 속이 후련했다


엄마 아빠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어서 기뻤다


중졸 검정고시가 끝난 이후에는 푹 쉬었다

다음 시험은 어떻게 치는지 알 수 있어서

덜 불안해하며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당연히 중학교 검정고시보다 어려웠다

3~4개월 정도 매일 6시간을 넘게 공부해도

겨우 80~90점을 맞아 합격할 수 있었다


검정고시 커트라인은 60점이어서 합격했음에도

나 자신에 만족하지 못했다

나는 내가 이렇게 멍청한가 하면서 괴로워했다


우여곡절 끝에 모든 검정고시가 17살 때 끝이 났다


수능은 더 더 더 더 더 어려웠다

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에겐 고졸 검정고시라는

시험은 쉬웠다는 영상을 보았다

공부를 안 한 상태로 봐도 90점~100점은 나왔다


기가 더 죽어버렸다

학교 다닐 때 그래도 공부를 잘하고 좋아했던

나였기에 나에 대한 실망은 엄청났다


정시 수시도 제대로 몰라 구분을 하지 못할 만큼

무지해서 불안한 상태였다

학교 다니는 학생들도 어려운 시험인

수능은 나에게 더 이해하기 어려운 시험이었다


인강과 교재까지 사놓고 한 달도 안 돼서

교재를 모두 버렸다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고 절망스러웠다

엄청나게 큰 산이 나를 가로막고 있어서

하늘도 바라볼 수 없는 것만 같았다


나의 길은 공부가 아닌가 보다라며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쉽게 포기해 버렸다


그렇게 나는 고졸이라는 사회적 딱지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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