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기억한 나는 댕이에게 인스타 팔로우를 걸었고
댕이는 다른 사람들보다는 몇 분 늦게 받았다
처음 디엠으로 한 이야기 시작은 내가 먼저 보냈다
블로그 하냐고 묻는 말이었다
그 뒤로 말을 이어갔고 대화로 급속도로 친해졌다
인스타 디엠에서 카톡으로 넘어와
내일 만나자며 약속까지 잡을 정도로
하루 밤 사이에 친해졌다
그리고 다음 날 댕이를 만났다
나는 병원에서 오는 중이었고
두근두근 만날 생각에 너무 설렜다
얼른 도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잔뜩 기대한 상태였다
지하철 역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댕이는 조금 늦었고 나는 상관이 없었다
개찰구라는 단어도 그때 처음 들었고 알게 되었다
이성과 만남은 처음이라서
그저 만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두근댔다
댕이도 이성과의 만남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아마 똑같이 두근댔을 것이다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나를 배려해서
댕이는 낯설었을 나와 내 동네를 구경시켜 주는
나를 쫄쫄쫄 아주 잘 따라왔다
그 모습이 좋았다
그러다가 인스타에서 나온 카페를 데려갔다
그런데 내가 예전에 온 곳이라서 화들짝 놀랐다
거기서도 조금 대화하다가
예쁜 꽃이 많은 카페라서 사진을 찍었다
그 모습을 보며 댕이는 옆에서 가만히 기다려주었다
그리고 공원에 앉아서 한참을
서로에 대한 깊게 이야기를 했다
내가 외톨이라고 하자
댕이도 외톨이라며 나를 다독여주었고
내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며 한참을 경청해 주었다
댕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의외의 아픔에 대한 이야기에 나는 좀 놀랐지만
댕이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자신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용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댕이도 나도 그런 면에선 용감한 사람이다
내가 키우고 있는 강아지들 이야기를 하다가
댕이가 먼저 보낸 강아지 이야기하다가
어느새 살짝 눈물이 고여있었다
난 순간 이렇게 마음이 여리고
강아지 좋아하는 댕이가 좋았다
서로 눈물이 나려고 해서
벤치에서 일어나서 더 이상 이야기를 그만하기로 하고
해가 지려고 할 때쯤 분식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영업 종료라고 하셨다
댕이를 그냥 보낼 순 없었기에
포장이라도 하고 다시 공원으로 향했다
나는 밖에서 음식을 먹는 게 불안해서
음식을 잘 먹지 못했다
그런 나에게 댕이는 사람들은 의외로 관심이 없다며
다독여주며 본인은 김밥과 떡볶이를 아주 잘 먹었다
그렇게 마지막 인사에서는 내가 먼저 손을 들었고
댕이가 내 손에 하이파이브를 하고 보냈다
이렇게 첫 만남부터 우린 대화가 잘 통했다
그리고 난 블로그에 그날부터 일기를 작성하게 되었다
그 기록들이 쌓여 추억이 되고 있고
그 기록에서 생각나는 추억을 더듬으며
다시 우리의 이야기를 세상에 공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