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법 #화장품의 정의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을 뜨면 아직 잠이 덜 깬 몸을 끌고 욕실로 향한다.
손끝에 닿는 미지근한 물과 거품 가득한 비누 향,
세수를 마친 얼굴에는 촉촉한 스킨과 로션이 스며든다.
창밖 햇살이 살짝 들어오는 화장대에 놓인 자외선 차단제를 손가락 끝에 덜어 바르고, 어제 산 향수를 가볍게 뿌린다. 작은 습관이지만, 하루의 시작을 조금 더 상쾌하게 만드는 의식과도 같다.
사무실 책상에 앉으면, 모니터 속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의 일과에도 틈틈이 작은 습관이 이어진다. 커피 한 잔을 들기 전, 손을 잠시 씻고 향기로운 핸드크림으로 손끝을 감싼다. 손끝에서 퍼지는 향과 촉감이 마음을 다독이며 오늘을 시작할 작은 힘을 준다.
어느덧 퇴근길, 거리의 먼지와 하루의 피로가 온몸을 짓누르는 듯 느껴질 때, 샤워기 아래에서 몸을 감싸는 따뜻한 물과 향기로운 샴푸, 보디워시가 하루의 흔적을 씻어내며 마음까지 정리해 준다. 폼클렌징으로 얼굴을 정리하면, 또 하나의 하루가 흘러가고 남은 저녁 시간은 다시 나를 위한 충전의 시간으로 바뀐다. 밤이 깊어지면, 지친 피부를 위한 마스크팩을 붙이고 조용히 휴식을 취한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
그런데 혹시 눈치채셨나요? 이 이야기 속에는 열 가지가 넘는 화장품이 등장합니다.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열 가지가 넘는 화장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여기에 메이크업과 추가적인 스킨케어 단계를 더하면 스스로도 모르게 스무 가지 이상의 화장품을 피부에 닿게 하는 셈입니다. 그리고 일상과 밀착한 화장품은 단순한 꾸밈을 넘어 피부와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너무 익숙해서 별다른 고민 없이 화장품을 선택하고 사용하곤 하죠.
음식이라면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처음 보는 요리를 조리하기 전에는 레시피를 꼼꼼히 살펴보듯, 우리 몸에 닿는 화장품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화장품에는 머리를 아프게 하는 성분명과 숫자가 빼곡하게 적혀 있고 주의사항도 작은 글씨로 촘촘히 적혀 있어 부담스럽게 느껴지죠.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피부에 직접 닿는 화장품을 대충 봐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외국어도 아닌 외계어처럼 느껴지는 화학명과 기호를 모두 이해하기란 쉽지 않지만, 이럴 때 법을 참고하면 큰 그림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떤 제품을 선택하고,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안전한지, 법에 그 기초가 담겨있기 때문이죠.
“화장품 때문에 피부가 뒤집혔다”, “얼마나 오래 써도 될까”, “주의사항을 지켜야 할까”, “병을 재사용해도 될까” 같은 사소한 의문들은 사실 화장품법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법령 속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도 많은 단서들이 녹아있죠.
예컨대 우리 화장품법은 화장품을 ‘피부와 모발에 사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단서만으로도 두 가지 정보를 알 수 있어요. 입속에 넣는 치약은 화장품이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화장품은 ‘점막’에 닿지 않도록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사실. 이렇게 법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간단하지만 깊고 다양하며,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하루 속 화장품 사용에서 떠오르는 질문들을 따라가며, 법 속에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습니다. 화장품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피부와 신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존재임을 인식하고, 법과 규제 속에서 안전하게 똑똑하게 고르고 사용하는 방법을 안내해보려고 합니다.
딱딱할 수 있는 법 이야기지만, 피부에 바르는 한 겹의 보호막처럼 유익하게 느껴지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