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에 대하여

by 백목이

여러분은 네잎클로버와 세잎클로버의 꽃말을 잘 아시나요?

보통은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많이들 아실 거예요.

바로 “행운”을 상징하는 풀잎이죠.


그런데 네잎클로버는 사실,

원래는 잎이 3장인 세잎클로버에 상처가 나면서

그쪽에 잎이 하나 더 자라난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더욱 “행운”이라는 의미가 붙은 것 같아요.


반면 세잎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입니다.

행복에 상처가 나서

잎이 하나 더 자라난 것을 우리는 행운이라 부르는 걸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행운보다는 행복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예전에는 클로버를 보면

항상 네잎클로버만 찾았어요.

좋은 일이 있을 때면

네잎클로버를 그리거나, 이모티콘으로 쓰곤 했죠.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행운보다는 평탄한 행복이 더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행복이라는 클로버에 상처가 나고

그걸 메우듯 잎이 하나 더 자란 게 행운이라면,

그건 마음이 아픈 일이잖아요.


상처를 입고,

그 자리를 겨우 매꾸려고

잎 하나를 더 내민 게 바로 행운이라면—

저는 차라리 상처받지 않은,

수많은 세잎의 행복이 더 좋다고 느꼈어요.


남들이 네잎을 찾을 때,

저는 널려 있는 세잎 중 하나를

조용히 가져가고 싶어요.


물론,

행복 속에 숨어 있는 행운을 찾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있는 그대로의 행복을 누리는 삶이 더 나은 삶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언젠가부터

“행복하다는 건 뭘까?”

하는 고민을 자주 했습니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좋은 곳에 놀러 갈 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때—

이런 것들이 정말 행복일까?


그 순간엔 분명 기분이 좋고,

힐링이 되고,

신이 나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게 과연, 진짜 행복일까?”


결국엔 이런 것들을 함께할

‘누군가’가 옆에 있을 때,

비로소 행복이 찾아온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함께’ 맛있는 것을 먹고,

‘함께’ 좋은 곳에 가고,

‘함께’ 좋은 사람들과 어울릴 때—

행복은 ‘무엇을 하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걸요.


그렇다면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조금 손해 보더라도

그 사람이 웃으면 나도 좋은 사람.


그런 사람이

나에게는 가장 소중한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가족이든,

가장 친한 친구들이든,

내가 주는 것을 대가로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

오히려 더 주고 싶어지는 사람들.


뭘 주지 않아도 통하고,

좋은 것이 있으면 공유하고,

같이 하고 싶으면 같이 하자고 말할 수 있는 관계.


내가 함께하지 못하면 아쉬워하고,

함께하면 기뻐해주는 그런 사이.

그게 제가 생각하는 “관계”입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이.


수많은 세잎 사이에서

간신히 피어난 네잎처럼 사는 게 아니라,

그냥 세잎으로 살아가는 것.


그게 어쩌면 행복이고,

소중함이고,

진짜 행운이 아닐까요?


행운은 꼭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순간 ‘행운’이라고 부르면

그게 곧 행운이 되는 그런 삶.


저는,

그런 ”행복“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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