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되고 싶은 남편
갱년기 때문에 그러는지 만사 귀찮고 짜증이 많이 늘었다.
무더운 날씨 속 음식 만들걸 생각하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 분노가 올라온다.
나는 식구들에 '만 50세 되는 날부터 요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애들은 '그래요. 엄마 그동안 고생하셨으니까 엄마 편한 대로 하세요. 우리는 괜찮아요.'라고 해줬다.
너무나 고마운 말이다. 이럴 때 내가 참 애들을 잘 키웠다는 생각 든다.
남편 반응도 궁금했다.
'그래, 자기가 고생했지. 그렇게 해. 근데.. 그럼 나는 밥 어떻게 먹어?'
물어본 내가 바보였지.
정말 나를 위하는 마음이 있는 건지 보이지 않았다.
'자기가 직접 요리하든지. 시켜 먹든지 알아서 하면 되지. 그것도 내가 정해줘야 하냐고'
나는 분노게이지가 점점 올라오는 걸 느꼈다.
꾹 참고 마음을 다스리고 있는데 남편이 황당한 말했다.
'그래, 요즘 남자도 요리하는 시대니까 나도 마음먹으면 할 수 있어. 요리 제대로 배울 테니까 회사 관둘게. 그러면 됐지?'
뭐라고?
요리랑 직장 관두는 거랑 대체 뭔 상관이야!!
정말 어처구니없다.
그것도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니 할 말 잃었다.
사실 남편은 너무 힘들다고 직장을 그만두고 싶어 한다.
그래서 억지스러운 화법으로 찔러본 것 같아 더욱 화가 났다.
역시... 내 새끼가 아닌 남의 편이라서 그런가....... 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