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무의식

by 여름

두려움과 호기심이

한데 뒤엉킨 밤


오늘도

녹슨 갑옷을 벗지 못한 채

깊고 어두운 배수구의 구린 곳까지

기어코 내려가고야 만다


무거운 갑옷이

결코 나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벗는 순간의 공포가

무게를 더해 짓누른다


까마득히 깊은 곳

정체 모를 시커먼 것으로부터

내 사람들을 지켜내기 위해

심장의 아득한 떨림을 끝내 외면하고


나는 또다시

누군가의 방패가 되어

발끝의 음침한 그림자를 향해

순응하듯 몸을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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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