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잔 속의 강

사유

by 여름

시린 겨울 햇살 아래

형체 없이 눈부시기만 하던 빛이

강물을 따라

소리 없이 부서진다


물이 담긴 유리잔의 작은 파동처럼

저기 저 강물은

누구의 유리잔 되어

쉼 없이 흔들리고 있는 걸까


나 또한

누군가의 강이 담긴 눈 속에서

빛인지 그림자인지 알 수 없는 채로

하염없이 떠돌고 있는 건 아닐까


햇살 아래

밑바닥을 여과 없이 드러내어

흔들리는 마음조차 담아내는

투명한 유리잔처럼


진실은

언제나 그렇게

아름답지만 잔인한 얼굴로

우리의 마음을 비춘다






우리는 종종 흔들리는 마음을 잘 보지 못한 채 살아간다.

흔들리는 것은 나의 마음인지, 그것을 비추는 시선인지조차 구분되지 않을 때도 많다.


빛이 비칠 때 비로소 드러나는 진실은 아름답지만 때로는 아프기도 하다.

그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바라보는 것이

결국 나를 이해하는 길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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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