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시절 나는 사랑을 했을까
의무감과 책임감, 연민을 빼고 나면
내 사랑은 과연 얼마나 남을까
다른 수식어를 다 덜어내고는
사랑을 이야기할 수 없는 걸까
모든 것을 걸고 사랑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
적어도 그땐 그게 사랑이라 믿었다.
사랑이 폭풍처럼 지나간 지금 다시 되돌아보면 그게 정말 온전한 사랑이었을까, 싶다.
그 시간들을 부인하려는 건 아니다.
내가 선택한 사랑에 대한 의무감.
내가 짊어져야 할 인생들에 대한 책임감.
그 사람을 향한 연민.
이 또한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하지만 나는 아직도
모든 것을 배제하고도 완전할 수 있는 사랑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