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겨버린 발자취 속에도
가끔은 좋은 냄새가 날 때가 있다
배고픈 짐승은 아니지만
가끔은 바닥에 엎드려
더운 흙에 코를 박곤 했다
코끝을 타고 걸어오는 향기는
어쩐지 사람 같기도 하고
매일 밤 가해를 당하던
현관문의 고문관일까
종이로 된 날붙이를
쑤셔 넣는 손길일까
흐르던 전류를 잘라내니 몸의 일부가 펼쳐진다
부스럭거리는 비닐 속에는
토막난 새 같은 것들이
아직도 따뜻하다
냄새는 어쨌거나 좋은 쪽에 속하니
괜찮다 여겼다
또 다른 짐승이 울어대니
그곳으로 향하는 누군가의 발자취가
그새 그립다
채워도 채워도 모자라
울음이 또 또 나온다
온 세상이 고통이어서
허기에 늘 진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다 마주친 206호의 사람에게
시선을 주지 않는다
꼬리가 있었다면 아마 흔들렸을지도 모른다
끊겨버린 마음 속 유선도
가끔은 블루투스가 터진다
*유선혜,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