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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유의 하루 Oct 26. 2024

해독 가속기를 돌리다

녹즙 2L를 시작했을 때

암 진단 직후, 인터넷으로 곧장 H사 녹즙기를 주문했습니다. 다음날 광복절 휴일로 택배 배송이 늦어지자, 남편은 집 앞 마트에서 똑같은 녹즙기를 사 왔습니다. 하루 이틀만 기다리면 금방 올 텐데, 주말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듯한 눈빛이었습니다. 그가 얼마나 간절하고 진심인지 알기에 별말 없이 따랐습니다. 그리고 그는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쌍기어 작동 방식인 A사 녹즙기도 주문했습니다. 이후 저는 연중무휴 매일 1L가량 녹즙을 마셨습니다.


녹즙이 간수치를 올린다던데요?


녹즙을 많이 마셨다 말하면, 간 독성을 우려하는 질문을 받습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녹즙이 부담을 준다고 알려진 경우는 한 가지 채소만 집중적으로 착즙했을 때입니다. 특히, 파이토케미컬이 강력한 채소일 때 다량 섭취는 위협적일 수 있습니다. 해독 작용이 뛰어난 미나리나 민들레를 단독으로 착즙한 즙은 권하지 않습니다. 제 경고를 못 보고 짜셨더라도, 두 모금 이상 마시기 절대 쉽지 않으실 겁니다. 한 입 마셔보면 ‘님아, 나를 더는 마시지 마오!' 소리가 들릴 테니까요.


저희는 케일과 신선초, 당근, 셀러리를 기본으로 두고 돌나물, 상추, 로메인 같은 순하고 즙이 많은 채소를 섞어 만들었습니다. 미세한 출혈이 멈추지 않을 때는 우엉, 비트, 연근 같은 뿌리채소 비율을 더 높이기도 했습니다. 산화 방지를 위해 레몬을 조금씩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녹즙이 차가운 성질이란 이야기에 생강으로 따뜻한 기운을 보완했습니다.



치유의 녹즙 ABCD

[ (sA) + (B) + (CD) ]
_______________________

small Amount 소량만
(보리순, 밀순, 레몬, 생강, 비트 등)

Base 기본으로
(케일, 신선초, 당근, 셀러리)

Changing Diversity 다양하게 바꿔가며
(상추, 로메인, 우엉, 연근 등)



목표한 수준은 하루 2L였지만, 250ml씩 8번이면 될 텐데 쉽지 않았습니다. 200ml만 마셔도 배가 불러 식사는 어찌해야 하나 막막했습니다. 커피 관장만큼이나 녹즙도 싫었습니다. 초기에는 온갖 시행착오를 겪었기에 맛이 없어도 너무 없었습니다. (여보, 미안해.) 한잔 마시면 왠지 슈렉 여자 친구가 되어 있을 것만 같았달까요.


그럼에도 녹즙을 멈출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해독'이었습니다. 독소와 노폐물 배출을 위한 시도였고, 치유의 첫 단계이기도 했습니다. 그밖에 다른 이유도 있었는데요. <녹즙을 선택한 3가지 이유>와 <실전 적용 Tip 5>는 다음화에서 이어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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