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아가 (2)

by 최희순

아기가 잘못되었다는 전보를 받고 윤기가 서둘러 내려왔다.

넋을 놓고 두 다리를 뻗고 앉아 소리 없이 울기만 하는 순자를 보니 윤기도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

이렇게 다시 못 안아볼 줄 알았다면 한 번이라도 더 안아주고 보듬어줄 걸 후회가 되었다.

아이의 장례는 갑수와 윤기가 치러주었다. 순자는 아기를 업던 포대기를 끌어안고 놓지 못했다. 계속 울기만 했다. 어느 순간 눈물이 마르고 사람이 넋을 놓을 지경이 되자 금례는 아이를 잃은 딸에게 일부러 모진 말을 내뱉었다.

"애는 또 가지면 돼! 그만 일어나야지... 최서방도 회사도 못 가고 너 데리러 와서 올라가지도 못하잖여. 인자 그만 기운 차리고 올라가거라!"

금례의 모진 말에 잠시 멈추었던 눈물이 또 일렁거리며 흘러내린다.

옆에 있던 윤기가 순자의 등을 다독이며 말한다.

"당신 탓 아냐. 돈 많이 못 벌어 잘 못 먹인 내 탓이면 모를까. 그니까 그만 울어. 당신마저 잃어버리면 나는 어쩌라고 자꾸 울기만 해. 얼른 일어나 밥도 먹고 기운 내서 우리 집에 가세. 응?"

순자는 그런 윤기의 얼굴을 바라보다 미안한 마음에 고개만 푹 숙였다.

금례가 가져온 소반을 끌어당겨 제 앞으로 놓은 윤기는 숟가락을 들어 죽을 순자의 입에 넣어주었다.

"여... 보... 으흑"

윤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질 거야."

흐르는 눈물이 죽과 섞여서 짭짤했다. 몸도 마음도 소금에 절인 듯이 자꾸 축축 쳐졌다. 윤기도 순자도 자식 잃은 슬픔으로 온통 일그러져 있었다. 괜찮지 않으리라는 것은 둘 다 알고 있었지만 그 말을 차마 내뱉을 수 없었다.

"이름이라도 지어줄걸...... 으흑흑"

순자는 후회했다. 다들 아기 출생신고를 늦게 하는 편이라 돌 때쯤 고르고 골라 좋은 이름으로 지어줘야지 미룬 것이 후회가 될 줄 몰랐다.

금세 나을 줄 알았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게 그냥 열감기가 아니었겠구나 생각했다.

순자는 가슴에 아이를 묻었다. 아기와 마지막으로 나누었던 달밤에 행복했던 그 시간도 함께.

그리고 더는 터덕거릴 수 없게 삶은 순자를 일으키고 등 떠밀었다.


며칠을 울기만 하던 순자가 조금 기운을 차리자 윤기는 순자를 데리고 서둘러 서울로 올라갔다. 며칠 더 두고 쉬게 하고 싶었지만 서울에서 큰형 상기의 큰아들 동진이 체포되었다는 어머니의 전가 왔다.

형이 죽고 나서 형수도 집을 나가버린 후 질이 좋지 않은 사람들과 어울렸는데 그게 사달이 난 모양이다.

서울로 향하는 두 사람의 마음은 한없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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