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자마자 우리에겐'길'이란 게주어져.
우리는 왜 태어난 걸까?
그 역사적 사명과 소명을 나는 잘 모르겠어.
언젠가 절대자를 만난다면 나는 따져 묻고 싶어.
대체 우리가 세상에 발을 들인 이유가 뭔지에 대해.
또한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그렇다면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말이야.
그렇게 삶이란, 불공평한 악전고투가 아닐까 해.
왜 태어났는지, 어디로 가는지를 모르고 우리는 오늘도 힘겨운 삶을 살아내고 있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재밌는 건, 우리네 본성이야.
이유도 모르지만 어떻게든 살아내려 하잖아.
그것도 대충이 아니라, 더 가지려 하고 더 성장하려 하고.
일요일에 낮잠을 자고 나면 드는 죄책감.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불안감.
남들보다 덜 가지고 있다는 허무함.
'성장'이란 말은 참 달콤하면서도 사나워.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기분이 좋아지다가도 그러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우리 삶은 참으로 시무룩해지니까.
왜, 그런 말이 있잖아.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고.
태어나자마자 우리에겐 '길'이란 게 주어져.
어디로 향해있는지, 끝은 어딘지 모를 길.
그것을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어.
그러니 모두가 불안하고, 모두가 초조한 거야.
그러니 우리는 걷고 또 걸어야 해.
때로는 뛰기도 하고 말이야.
주위 사람들이 나를 제치고 가는 그 모습을 보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잖아.
그러다 알았어.
후퇴보다 더 두려운 건 제자리걸음이란 걸.
무언가를 앞설 때 우리는 보람을 느껴.
그게 남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나 자신일 수도 있겠지.
반대로 후퇴할 땐 기분이 참 뭐 같아.
그러나 역설적으로 내 부족함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
제자리걸음이란 뭘까?
내 앞에 길이 있는지도 모르고, 걸어야 한다는 사실도 모르는 그 자체가 아닐까?
사실, 우리는 가만히 있어도 앞으로 갈 수밖에 없어.
시간과 세월이 우리를 가만 두지 않거든.
내가 땅에 발을 붙이고 있다고 해서 걷지 않는 게 아니야.
요는, 우리는 매일을 걷고 성장하고 살아내야 한다는 거야.
제자리걸음 따윈 없어.
전진을 하든, 후퇴를 하든.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길을 가야 한다는 걸 잊지 마.
그것을 잊는 그 순간이 바로 제자리걸음이란 사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