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정말 '무제'

by 스테르담

추위의 혹독함은

마음의 혹독함을 이기지 못한다.


추위의 그것은 따뜻한 물에 담그면 그만이지만

마음의 그것은 여간해서 녹지 않는다.




몸이 느끼는 오한은

영혼의 오한을 이기지 못한다.


몸의 그것은 약 먹고 잠들면 그만이지만

영혼의 그것은 어지간히 고집이 세다.




당신은 모른다.

그 추위 속 내 마음을.


당신은 알지 못한다.

그 오한 속 내 영혼을.




당신이 알면 좋겠다.

내 마음속 추위를.


당신은 알아야 한다.

내 영혼 속 오한을.




당신이 알게 된다면.

내 마음속 그것들을.


당신이 알아차린다면.

내 영혼 속 그것들을.




아니, 알기 전에.

지칠 것이다. 당신은.


사람이기 때문에.

당신도.




그것을 알아차려 미안하다면.

마음껏 미안해하라.


어느덧 스스로가 용서 될 때까지.

또는 미안함을 달래다 지칠 때까지.




그리고는 지켜보자.

무엇이 어떻게 될지.


우리만의 우주가.

어떻게 변할지는.




나는 당신이.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나는.

당신을 지치게 할 것이다.




그 추위와 오한을.

내가 다짐하지 않았듯이.


당신을 지치게 할 요량도.

내가 다짐 하진 않겠다.




내가 진정 아픈 것은.

당신은 아직도 모른다는 것.


내가 진정 슬픈 것은.

당신은 앞으로도 모를 거라는 것.




언젠가 한 번이라도.

마음의 추위에 고생할 즈음


그랬었구나라고 작은 탄식 한 번.

그렇게 쏟아내길.




살다가 한 번이라도

영혼의 오한이 서릴 그즈음


내가 잘못했구나라고 깊은 탄식 한 번.

그렇게 뱉어내길.




지치지 말아요.

당신.


지치게 할 거니까.

당신을.

keyword
이전 16화분노의 사랑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