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끝을
보았다.
내가 다짐하지도
네가 다짐하지도
우리가 다짐하지도 않았다.
끝이 있을 거란
있어도 지금일 거란
생각은 할 새가 없었다.
사랑할 시간도
부족했으므로.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속도가 빠른지
깊이가 깊은지
뜨거운지
차가운지
그렇게
사랑을
운운하고
설명하며.
정작 우리가
했어야 했던 건
그 순간 서로를
조금이라도 더
사랑하는 것이었는데.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려
서로의 다름을 내세우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그 짧은 시간에.
찰나의 찬란함은
사람으로 하여금
그렇게 눈을
멀게 만들고.
눈이 먼 존재는
눈가리개를 하고 달리는
적토마와 같이
누군가의 마음으로
달려간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목적도
이유도
설명도
필요 없다.
그저 달려가는
존재와 같이
너의 마음속으로
달려들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설명이 안된다.
사랑이라고 해두자.
설명이 될 것이다.
우리로 인해 요원해진 우리는.
우리로 인해 가까워졌어야 했다.
어쩌면
너의 손길이
너의 품이
좀 더 나에겐
필요했겠다.
뜨거워야 할 두 존재가
불이 붙지 않는
젖은 성냥과 같이
그렇게 무기력했던
시간이란.
불쌍한 사람들.
가여운 사람들.
성냥개비보다
못한 우리들.
돌아보면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했건만.
그래도 엄습하는
후회와 아쉬움은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다.
사랑에 대한 미안함이다.
그렇게 나는
사랑의 끝을 보았다.
사랑의
끝에서
다시 돌아본다.
그리곤
소스라치게
깨닫는다.
이런,
사랑은
시작조차
되지 않았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