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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Feb 21. 2024

앞이 보이지 않을 땐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세요

영화관에 들어섰을 때였습니다.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니 갑자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순간 걸음을 멈췄습니다. 보폭을 줄이고, 숨을 가다듬고 다시 서서히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눈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제 자리를 찾아가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특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모든 분들께서도 이미 경험한 일입니다.


저는 갑자기 인생이 허무해지거나, 그런 마음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이 기억을 떠올립니다.


살다 보면 원하지 않는 터널로 들어설 때가 있습니다.

피해 가고 싶지만 좌우상하 어디를 둘러봐도 빠져나갈 길이 없습니다. 터벅터벅 터널로 들어가면 눈앞이 캄캄하고 마음은 우울해집니다.


이럴 땐 어김없이 조급함이 몰려옵니다.

한 순간에 이 상황을 바꿔버리고 싶다는 욕심과 그러지 못하는 나에 대한 환멸. 언제 출구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까지. 모든 게 우리 마음을 가만두지 않습니다.


그 순간, 나는 그림자를 앞질러 가려는 어리석음에 빠져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그림자를 두고 따로 앞서 갈 수 없습니다.


인생에서 만난 어두운 터널.

미래가 확실하지 않아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 나와 다른 게 없는데 잘 나가는 사람들. 마음속 이루고 싶은 것들의 크기는 산인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는 무기력감.


괜히 앞서간 마음을 붙잡아, 우리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를 구원하는 건 그림자를 앞서가려는 조급함이 아니라,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

숨 쉬는 일. 나의 존재를 인지하는 일. 나의 고민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일. 보폭을 줄이더라도 천천히 걷던 길 걷는 일. 눈이 어둠에 적응할 때까지 기다리는 일. 언젠가 보일 출구에 대비하는 일. 잘 먹고 잘 자는 일. 나의 직업과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일.


결국, '지금'에 '몰입'하는 일.


그러다 보면 어느새 터널을 지날 것입니다.

살다 보면 또 다른 터널이 나타나겠지만.


그리 억울할 일만도 아니라 생각합니다.

터널을 지나고 나면, 우리는 어느 길을 가로질러왔다는 것 또한 알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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