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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Jul 21. 2024

먹고사는 것에 대한 고민

<스테르담 중년과 에세이>

직장인의 가장 큰 걱정은 먹는 것이다.


"점심 뭐 먹지?"

"(회사 나가면) 뭐해 먹고살지?"

"혹시라도 내가 무능해서 우리 가족 못 먹고살면 어떡하지?"


근원적인 질문이자 불안이다.

우리는 먹어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먹고산다'는 말엔 많은 것이 함축되어 있다. 쌀과 빵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거대한 무엇. 내 입 하나만 건사해서는 안 될, 무겁고 막중한 인생의 숙제가 점철되어 있다.


"만족한 돼지보다는 불만족한 사람이 더 낫고, 만족한 바보보다는 불만족한 소크라테스가 더 낫다."

이를 함축하여 우리는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라고 말한다.

글쎄.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위의 문장들이 어떤 함축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겠으나, 어찌 되었건 나는 배고픈 돼지도, 배고픈 소크라테스도 되고 싶지 않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돼지'와 '소크라테스'가 아닌 것이다.

'배고픈가 아닌가'가 관건이다. 굶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알 수 없다. 먹고사는 일이 막막해져보지 않은 사람은 그 절망을 이해할 수 없다. 


고로, 먹고사는 것에 대한 고민은 고단하다.

고로, 먹고사는 것에 대한 고민은 아름답다.


핑크빛의 미듐 레어 스테이크가 삶을 반짝하게 해주는 날이 있고, 라면에 넣은 치즈 하나로 감동인 날도 있다. 

아무런 반찬 없이 흰쌀밥에 김치 하나 얹어도 세상을 다 가진 날이 있고, 처음 먹어보는 캐비어에 정신줄을 놓는 날도 있을 것이다.


결국, 잘 먹어야 잘 살 수 있다.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마음이 편하면 어떤 걸 먹어도 맛있고 몸에 좋다.


어쩌면 그렇게, 먹고사는 것에 대한 고민은 우리를 하루하루 더 살아가게 할는지 모른다.

다른 더 큰 고통과 고민들을 잊을 수 있게 도와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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