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 반복되는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 자문, 보고, 계약 검토의 구조화 및 자동화 전략

by 송송


사내변호사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실무자로 일하다 보면,

비슷한 자문 요청을 받고,
익숙한 리스크를 지적하고,
비슷한 문장을 다시 쓰는 일이 꽤 자주 생깁니다.


한 번쯤은 이런 생각도 해보셨을 수 있습니다.


‘이건 저번에도 설명했는데…’,
‘이메일에서 썼던 문장 그대로 쓰면 될 텐데…’


이처럼 반복되는 일들을 잘만 정리하면,
우리가 평소에 ‘감각적으로’ 하던 판단들이 하나의 구조가 되고,
그 구조는 결국 AI와 연결될 수 있는 데이터가 됩니다.


오늘은 이 반복되는 일들 속에서
어떻게 구조를 만들고, 어떻게 자동화를 연결할 수 있는지,
자문·보고·계약 검토 세 가지 업무를 중심으로 정리해보려 합니다.



자문 — 자주 묻는 질문은 템플릿이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이런 질문들 입니다.

“개인정보 동의 꼭 받아야 하나요?”
“이런 계약에서 CSO 관련 이슈는 어떻게 보세요?”


이런 질문은 생각보다 자주 반복됩니다.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판단 기준은 거의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때그때 찾아보고, 다시 설명하곤 합니다.


이럴 때,
자주 등장하는 자문 유형을 나눠두고, 반복되는 문장을 정리해두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법상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한 해석 여지는 남아 있음”

“일반적으로 이런 구조는 우려가 크지 않지만, 리스크 요소로는 A와 B가 있음”


이런 문장들이 몇 개만 쌓여도,
AI는 이후 유사한 자문에 대해 초안을 제안해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걸 보고 판단만 덧붙이면 됩니다.


그렇게 자문 경험이 하나둘 쌓이면,
우리 팀만의 리걸 위키가 만들어지는 셈이죠.



보고 — 리스크 판단을 구조로 정리해보세요


“이 계약, 핵심 리스크만 요약해줄 수 있어요?”
“경영진 보고용 자료가 필요한데, 작성해줄 수 있을까요?”

이런 요청도 자주 받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다시 읽고, 다시 정리하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실수도 생기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보고의 언어’를 정리해두는 걸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리스크를 “구체적 위험요소 – 발생 시점 – 대응방안” 구조로 나누기

경영진 보고용 문장은 항상 “~한 우려가 있으며, 현재 ~중입니다” 패턴으로 쓰기

자주 쓰는 리스크 유형은 미리 분류해두기 (계약상/법령상/사업상 등)


이렇게 정리해두면,
AI에게 리스크 요약을 맡길 수 있고,
우리는 그 초안을 다듬기만 하면 됩니다.


즉, '정리된 보고서 구조'가 있어야 AI도 업무를 도와줄 수 있습니다.



계약 검토 — 반복되는 조항은 태깅해두세요


계약 검토할 때도 비슷한 리스크가 반복됩니다.

“이 조항은 갑이 손해배상을 전부 부담하게 돼 있어요.”
“지식재산권 귀속 조건이 너무 불명확한데요?”


이런 말, 벌써 몇 번 하셨는지 기억도 안 나실 거에요.


그럴 때는,
검토하면서 주요 리스크가 있었던 조항을 태깅해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손해배상 과중’ → High Risk

‘지재권 귀속 모호’ → Clarify Needed

‘계약 해지 사유 없음’ → Must Revise


이렇게만 정리해도
AI는 유사 계약에서 그 조항을 자동으로 탐지해
“이 조항은 과거 3건에서 High Risk로 분류됐습니다” 같은 식으로 알려줄 수 있습니다.


이건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라,
우리 팀이 판단한 기준이 AI에 의해 이어지는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판단의 패턴’을 남기는 일


사실 자문이든 보고든 계약 검토든,
우리가 반복해서 하는 일은 다 일정한 생각의 흐름이 있습니다.


다만 그 흐름이 정리되어 있지 않아서

우리가 매번 다시 꺼내서 설명하고, 다시 판단하고, 다시 써야 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 반복을 줄이고 싶다면,
내가 자주 하는 판단을 글로 정리해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그 문장이 바로 데이터이고,
그 데이터가 AI의 초안이 되고,
그 초안이 우리의 시간을 아껴줄 수 있게 됩니다.



반복을 기록하면, 전략이 남습니다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자문은 템플릿이 되고,

보고는 구조가 되고,

계약 검토는 태깅이 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
AI는 우리를 대신해 초안을 만들고,
우리는 더 전략적인 판단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AI를 쓰기 위해 반복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반복을 정리했기 때문에 AI가 개입할 수 있게 되는 것.


이게 바로 지금 우리가 구조화를 시작해야 하는 진짜 이유 아닐까요?




다음화 예고

Ep.11. 계약 검토, 진짜 자동화될 수 있을까?

- 계약 AI의 실효성과 한계,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 핵심 지점 정리


keyword
이전 09화Ep.9. AI는 이제 기본값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