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조화된 커뮤니케이션이 만들어내는 리걸 브리핑의 힘
회사에서 소통 어디쯤 와있나요.
회사에서 법무팀 일원으로 일하다 보면,
아무리 열심히 설명해도
상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리스크가 명확히 존재하고,
법적으로도 우려할 만한 사안이라 판단되어
최대한 쉽게, 조목조목 짚어가며 보고를 했는데도,
돌아오는 반응은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냐고요"일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에 다다르게 됩니다.
‘이건 내가 말을 못해서 그런 걸까?’
‘아니면, 말하는 방식 자체가 잘못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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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이 아니라, 구조가 필요했다
법무팀이 흔히 쓰는 보고서에는
문제가 어떤 배경에서 발생했는지, 관련 법령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법적 해석이 가능한지를 중심으로
사실관계와 쟁점을 정리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 검토는 분명히 중요한 작업이고,
법무 검토의 기본이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보고를 받는 경영진이나 사업부는,
이슈의 설명보다는 결국
"지금 뭘 해야 하는가",
"이걸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가"를 알고 싶어합니다.
아무리 정교한 법률적 분석이라 하더라도,
그 결과로 도출된 선택지와 방향성이 함께 제시되지 않으면
실제 업무에서는 공허한 외침이 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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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인 보고를 위한 세 가지 틀
리걸 브리핑과 이슈 보고를 구성할 때
되도록이면 다음의 세 가지 요소가 들어가도록 정리하고 있습니다.
첫째, 대안 구조, 단 하나의 결론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선택할 수 있는 2~3가지의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나열하고,
둘째, 리스크 비교, 각 시나리오에 따른 법적, 사업적 위험요인을 명확하게 대비시켜 보여주며,
셋째, 법적인 의미, 해당 이슈가 계약관계, 규제 대응, 향후 분쟁 가능성에 어떤 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함께 설명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계약 해지 조항이 불리하게 규정되어 있음”
이라고 보고하기보다는,
“현재 조항은 귀책사유와 관계없이 해지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어 상대방 선택에 따라 계약이 해지 될 수 있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대안1: 귀책이 있는 경우에만 해지 가능하도록 조정 (장점: 안정성 / 단점: 귀책 다툼 가능성),
대안2: 중재 조항 신설을 통해 사전 조율 기회 부여 (장점: 분쟁 완화 / 단점: 절차 지연 가능성)”
이렇게 정리해두면,
법을 잘 모르는 구성원도 각 안의 의미와 선택지를
더욱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고,
법무팀은 단순한 정보 제공자를 넘어
의사결정을 돕는 전략 파트너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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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된 보고를 위한 틀 만들기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보고서의 구성과 언어를 팀 내에서 통일된 구조로 정립하는 일입니다.
같은 이슈를 다뤄도 작성자마다 문장 톤이나 표현 방식이 제각각이라면,
보고를 받는 경영진이나 유관부서 입장에서는 해석이나 반응이 달라질 수밖에 없고, 그 결과 보고의 신뢰도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보고서 템플릿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요약] 핵심 쟁점을 한 문단으로 정리
[핵심 리스크]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표나 리스트로 시각화
[대안] 선택지별 장단점 및 법적 근거 정리
[권고] 법무팀의 최종 추천안 제시
이 템플릿을 반복적으로 활용하다 보면
보고서의 일관성은 물론,
보고를 받는 쪽에서도 문제 인식 → 판단 → 실행까지의 흐름을 매끄럽게 이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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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는 ‘요약’이 아니라 ‘선택지 설계’로 완성된다
법무팀에서 작성하는 보고 중 많은 부분이 상황을 요약하고
리스크를 찾는 데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무에서 필요한 건
‘정리’가 아니라 ‘행동을 위한 설계’입니다.
즉, 보고서에는 반드시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 담겨야 합니다.
지금 이 상태를 그대로 둘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응 옵션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각 선택지에는 어떤 기회와 리스크가 존재하며, 조직 입장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향은 무엇일까?
예를 들어 단순히
“공급업체가 납기를 자주 지연합니다”라고 보고하기보다는,
“최근 3개월간 납기 평균 2주 이상 지연.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연말 제품 공급 차질 가능성이 있으며,
주요 고객 이탈 가능성도 우려됨.
대응 옵션 1: 계약상 지체상금 조항 적용 (장점: 공급업체 압박 / 단점: 관계 악화),
대응 옵션 2: 신규 공급사 발굴 병행 추진 (장점: 대체 가능성 / 단점: 초기 전환 비용 발생).
법무팀 권고: 단기적으로는 지체상금 고지를 통해 경고하고, 병행하여 2순위 공급사 리스트업 착수.”
이렇게 정리하는 것이 의사결정자가
‘다음 액션’을 바로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고이며,
법무팀의 전략적 사고력을 보여주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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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는 결국, 조직 내 영향력의 언어다
보고는 단순히 문장을 잘 쓰는 기술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법무팀이 어떤 관점으로 사안을 바라보고 있고,
조직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기를 원하는지가 담깁니다.
보고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조직 내에서의 존재 방식을 설계하는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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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AI와 협업할 우리의 보고는 이런 모습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구조를 계속 훈련하다 보면, AI와의 협업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만들어진 표준화된 보고 틀을 기반으로
AI가 초안을 생성하고,
변호사가 판단을 보완하는 형태의 협업은
이미 충분히 실무에서 구현 가능한 수준까지 와 있으니까요.
보고는 결국, 정보를 넘어서
조직이 움직일 수 있는 ‘판단 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구조를 반복해서 설계해 나가는 것이 바로,
앞으로의 회사내 법무 조직이 할 일이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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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 예고
Ep.14. 일은 잘하는데, 왜 나는 안보일까
- 보이지 않는 일을, 보이게 만드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