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면 쓸수록 본질로 다가가다
사내변호사로 10년을 일했습니다.
그중 7년은 대기업에서 보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명확한 커리어’를 가진 사람처럼 보입니다.
“이 일 오래 하셨나 봐요”, “능력자시네요”라는 말을 종종 듣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럴수록 제 안에서는 다른 질문이 자꾸 피어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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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계약서 검토를 잘하는 사람일까?”
직업은 역할을 설명해주지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말해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맡고 있는 업무는 분명합니다.
‘법률 리스크 관리’, ‘계약 검토’, ‘컴플라이언스 강화’.
모두 익숙하고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익숙한 일들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지는
그 누구도 알려준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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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변호사는 어떤 일을 해야 하나
법을 전공한 사람은 ‘법 조문을 외우는 사람’이 아닙니다.
변호사는 조항을 해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중심으로 훈련받습니다.
모든 법을 다 알 수는 없지만,
복잡한 조문 속에서 쟁점을 뽑아내고,
그에 대한 논리를 구성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게 바로 조직 안의 사내변호사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사업을 멈추게 하는 결정에 관여하기도 하고,
때로는 협상 테이블에서 판을 바꾸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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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이후의 질문은 남습니다.
“나는 어떤 방식으로 이 일에 기여하고 싶은가?”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내가 가진 지식으로 어떤 변화를 만들고 싶은가,
나는 어떤 방식의 전문가가 되고 싶은가—
그런 질문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마다 원하는 방향은 다릅니다.
누군가는 사회에서의 인정을 원하고,
또 어떤 사람은 개인의 만족이나 의미를 더 크게 여깁니다.
그래서 저는
‘내가 진짜로 원하는 방향은 무엇인가’
그 질문의 답을 스스로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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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방향’은 결국 내 안에서 묻고 찾아야 하는 것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이 질문의 답은 책에서도, 선배의 조언에서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답은
‘지금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 순간에 가장 나답다고 느끼는가’,
그걸 스스로에게 묻는 데서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그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이렇게 글로 남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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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 예고
나는 왜 AI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