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고 나면 반드시 겪게 되는 일들

-출간 이후의 풍경 : 서평단, 북블로거, 그리고 아쉬움

by 송송


책을 홍보하며 자신을 돌아보다


책을 냈다고 소식을 전하면, 지인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관심 있는 분야라며 기꺼이 책을 구매해 주는 분들, 그리고 “대단하다!”라는 말만 건네고 실제로는 사지 않는 분들. 사실 후자도 충분히 고마운 일인데, 작가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첫번째 분들께 큰 빚을 지게 됩니다.


저 조차도 제 지인 중에 책을 낸 분이 없어서, 누군가의 책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가 책을 내고 보니, ‘책을 냈다’라는 말이 지인에게는 꽤 무겁게 다가올 수 있겠구나 싶더라구요. 관심 없는 분야라면 “읽지도 않을 책을 굳이 살 필요까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진짜 책을 사주신 지인들은 다릅니다. 그분들은 책을 구매한 직후 결제 캡처 화면을 바로 보내주십니다. 또 어떤 분들은 말없이 조용히 책을 구매해 놓고, 책이 도착한 날 인증 사진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아, 내가 사회생활을 완전히 잘못한 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고,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더 착하게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다짐을 자주 하게 됩니다. 제가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게 된달까.. 그렇습니다.



출판 이후 마케팅 1. 서평단 모집은 어떻게 할까


출판사에서 진행해 주는 서평단 모집은 기본 옵션처럼 따라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서평단에게 책을 보내는 건 작가의 몫이라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출판사가 명단을 주면, 작가가 직접 책을 포장해서 하나하나 발송하는 거죠. 택배 상자를 접고, 주소지를 확인해서 하나씩 보낼수도 있지만, 저는 그냥 사이트에서 사서 발송해드렸습니다. 이건 제가 제 책을 사서 보내는 셈이죠?


또 마음 한켠에는 이런 의문이 따라붙습니다. ‘과연 이분들이 내 책에 정말 관심이 있었을까?’ 단순히 무료로 책을 받는 기회라서 지원한 건 아닐까? 물론 서평이 실제로 올라오기 시작하면 어느 정도는 답이 보이겠지요. 하지만 책을 보낼 당시에는 그 궁금증이 제일 크게 남습니다.



출판 이후 마케팅 2. 북블로거와의 만남


또다른 방법으로 최근에는 ‘크몽’ 같은 플랫폼을 통해 북블로거분들과 협업할 수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일정 수수료를 드리고 책을 보내면, 블로거분들이 블로그에 서평을 남겨주는 방식입니다.

직접 블로거의 글을 미리 살펴볼 수 있어, 어떤 분이 내 책과 잘 맞을지 판단할 수 있는 점이 무척 유용합니다.


흥미로운 건, 북블로거분들께 지급하는 비용이 생각보다 저렴하다는 점입니다. 사실 그분들이 글을 읽고 정성스럽게 글을 쓰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훨씬 더 많은 리워드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이분들에게 더 합당한 보상이 주어지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 세상이 된다면, 좀더 보상이 늘지 않을까요?



출판 이후 셀프 리뷰


작가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자기 책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일입니다. 저는 책을 만들면서 분량에 대해 가장 고민이 많았습니다. 원고 초안은 400페이지가 넘었는데, 저는 이 분야 책은 보통 300페이지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출판사에서는 “이 장르는 400페이지도 괜찮다”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결국 제 선택은 ‘압축’이었습니다. 군더더기를 빼고, 반복된 설명을 줄여서 최종적으로 270페이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완성본을 받아보니 ‘좀 얇네?’라는 첫인상이 있더군요. 독자들도 저와 같은 느낌을 받을까 걱정되기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비슷한 의견들을 벌써 들었습니다. 좀더 분량이 있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피드백이 있었거든요. 돌아보면, 출판사의 조언을 따랐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역시 전문가의 말에는 이유가 있다는 걸 또 한 번 깨달았습니다. (출판사의 의견이 좀더 정확하다는 사실 꼭 잊지 마세요.)



내 책을 다시 읽긴 어려워.


책이 세상에 나오고 나면, 작가가 자기 책을 다시 읽는 건 의외로 쉽지 않습니다. 저는 원고 교정과 편집 과정을 거치면서 제 책을 수십 번 읽었기 때문에, 출간 후에는 다시 펼치기가 힘들었습니다. 연기자들이 자신의 연기를 모니터링하기 어렵다는 말과 비슷한 감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다가, 만약 지금 책을 다시 열었다가 오타나 어색한 표현을 발견한다면,,,? 더 이상 고칠 방법이 없다는 걸 알기에 회피 본능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분간 제 책을 멀리하고 있습니다. 다른 독자들의 눈으로, 새로운 시선으로 읽혀지길 바라는 마음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덜어낸 만큼의 아쉬움

책을 쓰는 과정에서 하고 싶었던 말, 넣고 싶었던 사례, 공유하고 싶었던 생각들을 다 담지는 못했습니다. 제한된 분량과 편집 방향 속에서 많은 부분을 덜어냈기 때문입니다. 책이 세상에 나오자마자 기쁨보다 먼저 찾아온 감정은 ‘아쉬움’이었습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말들은 아직도 남아 있구나’라는 깨달음이 따라왔습니다.


하지만 그 아쉬움은 어쩌면 또 다른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덜어낸 부분들은 앞으로의 글과 혹은 다음 책에서 채워나갈 수 있으니까요. 결국 책을 낸다는 건 대화의 출발점이라는 걸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지도 고민 중입니다.


(글을 쓰고나서 GPT에게 이 글의 배경을 그려달라고 요청하는데, 꼭 제목을 일러스트에 넣더라구요.

그래서 한번 글씨 있는 배경을 넣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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