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은 어디에 꽂혀 있을까

- 광화문 교보에서 찾은 내 책

by 송송

오늘따라 스타벅스가 시끄러워서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을 끼었습니다.

꾸준히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과의 약속은 잘 지켜지지 않는데, 브런치에 연재하기로 한 약속은 이상하게도 꼭 지켜야 할 것 처럼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내가 쓴 책, 어디에 꽂혀 있나

처음 책을 낸 작가라면 책이 교보문고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아서 하루에도 몇번씩 책을 검색하게 되는데요. 특히 매장별 재고 및 도서위치를 보면 큰 서점을 제외하고는 1권씩 비치되기도 쉽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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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책이 몇권 팔렸길래 신기하게 생각했더니, 빠진만큼 더 비치를 해두시는 것 같습니다.

광화문교보에 있는 책은 여기 있대요. (경제경영 신간 매대 입니다.)

친구에게 광화문 교보 가서 확인좀 해줄사람 하고 찾았더니 어제 저녁 퇴근길에 사진을 찍어다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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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와 서점 MD의 안목

책을 내면서 또 한가지 유의해볼만한 지점은 내 책이 어느 분야로 분류되는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 책이 어느 코너에 놓일지는 작가 혼자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출판사가 책을 기획할 때부터 어느 분야로 내세울지 방향을 잡고, 최종적으로는 서점 MD가 책을 읽고 판단하는것 같습니다.


아마도 각 지점마다 꽂을 위치는 정하는 방법이 달라서 모두 같은 분류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작가가 예상하지 못한 코너에 꽂히기도 합니다. 큰 서점 같은 경우는 신간매대가 커서 경제경영 신간 매대에 놓여 있을수 있지만, 신간매대가 작은 서점 같은 경우에는 같은 출판사쪽에 모여있거나, 경제경영 ㄱㄴㄷ 순서, 또는 AI 주제 책들 사이에 끼어있기도 합니다.


요즘 교보문고나 오프라인 서점들의 매대도 광고매대가 많습니다. 강남교보에 베스트셀러가 진열되었던 공간도 광고매대로 진열을 바꾸었더라구요. 아무래도 눈길을 끌만한 자리여서 광고비를 받는 것이 더 좋은 진열 공간이었던것 같습니다.



독자가 책을 찾는 방식

독자들은 대체로 두 가지 방식으로 책을 찾습니다. 첫째, 관심 있는 분야의 서가를 천천히 훑어보다가 우연히 마음을 끄는 책을 집어 드는 경우. 둘째, 검색창에 특정 키워드를 입력해 원하는 책을 바로 찾아내는 경우입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책이 어떤 코너에 있느냐가 곧 운명을 갈라놓습니다. 경제경영 코너를 둘러보다가 제 책을 발견한 직장인과, 법학 코너에서 의도적으로 찾아온 변호사가 마주하는 경험은 완전히 다를 테니까요. 그래서 책의 분류는 독자와의 ‘첫 번째 접점’입니다.



타깃 독자와의 거리를 줄여보자

책을 쓰면서 저는 "이 책은 어떤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는지" 타겟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조언을 읽었습니다. 두루뭉술하게 이시대의 직장인을 위한 책 이라거나, 법무팀 구성원에게 필요한 책 같은 식이 아니라, 그 대상이 내 앞에 있는 한명의 사람인 것으로 두고 그 사람에게 말을 거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5~7년차 사내변호사이면서, 현재 커리어에 고민이 많으며, 매너리즘에 빠진 직장인도 아닌 변호사도 아닌 분을 타겟으로 정했습니다. 그사람에게 필요한 조언들과 업무방식을 꼭 쓰고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어느 분야에 관심이 있을까? 업무에 지쳐서 잠깐 교보문고에 들렀을때 경제경영 신간을 먼저 보지 않을까.

결국 책이 어디에 놓이느냐는 단순히 분류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어떤 독자와 더 가까워지고 싶은지, 그 거리를 줄이는 과정이었던것 같습니다.




분류는 책의 또 다른 얼굴

책이 출간되고 나서야 책을 어느 방향으로 분류하는 것도 의도해서 써야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독자들은 책을 펼치기도 전에 ‘이 책이 어떤 서가에 있었는지’로 이미 성격을 규정할 수 있습니다. 내가 쓰는 방향이 에세이 인지, 그 에세이 분야에서 커리어와 관련한 고민을 위주로 할 것인지, 정치 사회 파트의 법학일반서로 놓일 것인지 책을 쓰는 단계에서부터 생각을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분류는 단순히 관리상의 문제가 아니라, 책이 세상과 만나는 방식을 결정짓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작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출판사와 대화하면서 제 책이 정말 만나야 할 독자 앞에 놓일 수 있도록 미리 방향성에 대해서 논의해보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좋은 책을 독자들이 찾아내실수 있도록 자비출판이나 반기획출판 등 어느 형식이라 하더라도 책의 방향성과 타겟독자를 명확하게 해서 타겟독자분들이 바로 내 책을 한눈에 찾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기쁜일이 아닐수 없겠죠.


만약 제 다음 책이 있다면, 그때는 독자와 더 가까운 자리에 놓이고 싶습니다. 그날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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