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말과 쉬운 말, 그 어디쯤에서 멈출 것인가
어려운 말과 쉬운말 그 어디 중간쯤
얼마전 크게 이슈가 되었던, 통신사의 개인정보유출 사건 때문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개인정보 보호는 회사에서도 중요한 업무중 하나입니다.
회사에서 직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설명자료를 만들고 싶은 아주 개인적인 니즈가 있어서 글을 정리해봤습니다.
“개인정보가 뭔지 정확히 알고 있나요?”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는 "살아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다. 여기서 핵심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지' 여부다. 단순히 이름이나 주민번호만이 개인정보가 아니라, 다른 정보와 결합했을 때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다면 모두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헷갈리기 쉬운 사례들을 보자면, 개인사업자의 회사명과 연락처는 개인정보지만 법인의 회사명과 대표번호는 개인정보가 아니다. 회사 직원의 명함 정보는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어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IP주소, 차량번호, 아파트 동호수, 학번, 사번 등도 모두 개인정보다. 별명이나 닉네임도 해당 별명으로 실제 개인을 특정할 수 있다면 개인정보로 분류된다.
특히 이메일 주소는 개인정보 판단에서 애매한 위치에 있다. "abc123@gmail.com" 같은 주소만으로는 실명을 알 수 없지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법원은 일반적으로 이메일 주소를 개인정보로 본다. 이메일 주소 자체가 개인의 고유한 식별자 역할을 하고, 해당 이메일로 개인에게 직접 연락이 가능하며, 다른 온라인 서비스나 데이터베이스와 매칭하면 신원 파악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여부를 판단할 때는 해당 정보만으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지, 다른 정보와 결합했을 때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지, 정보를 보유한 자의 입장에서 개인식별이 가능한지를 고려해야 한다. 업무상 취급하는 정보가 개인정보인지 애매하다면, 개인정보로 보고 보호조치를 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시 과태료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의심스러운 정보는 개인정보에 준해서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분명히 제 입장에서는 쉬운 글이라고 생각하면서 썼으니.. 이정도면 다 이해하겠지!!?? (아니요..)
법 앞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버리지 못하는 직업병
쓴 글을 다시 읽어보면서 아.. 이 부분이 부족하네,
그러면 이런 법령도 넣어야 하고, 해석례도 넣어야 하고, 아 이런 최신판례도 있었고, 하다보면 결국에는 제가 처음에 원했던 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글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법을 공부한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글이 되어버리게 됩니다.
법과 관련된 내용을 정리하다보면 결국 정확하고자 하는 욕구를 누를 수가 없어서 장황해집니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이 부분은 잘못 썼다”라고 지적할까 봐, 저도 모르게 더 꼼꼼하게, 더 방어적으로 글을 쓰게 됩니다.
사실은 모든사람이 그렇게 깊이있게 알아야만 하는것이 아닐텐데도요. 또, 제 글을 논문처럼 세밀하게 읽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도 저는 보이지 않는 심사대를 통과해야 하는 것처럼 긴장을 합니다. 정확하지 않다는 평을 듣고 싶지 않은 걱정때문에 글을 자꾸 무겁게 만들곤 합니다.
균형점을 찾을 그날이 올까요
그래서 글을 쓸때마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진짜로 궁금해하는 건 뭘까?” 를 생각하려고 합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이나 일반 독자가 원하는 건 판례 해설이나 법조문 전체가 아니라, “이 상황에서 내가 뭘 주의해야 할까?” 같은 실질적인 가이드일 것이거든요.
누구든지 어느정도 생각하면 이해될 수 있는 글을 쉽게 쓰고 싶은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쉬운 글’과 ‘정확한 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듯 고민하며 계속 수정을 할 수 밖에 없겠네요.
아마 그 균형점을 찾는 일은 당분간 제 글쓰기의 가장 큰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정확하지만 좀더 쉬운 글을 쓸수 있도록 다음번에는 노력해보겠습니다.